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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의 편지

열여덟 번째 보내 드립니다

by 수지

안녕하세요, 친구 여러분. 수지입니다.

4월을 코앞에 두고 눈이 내리는 3월의 어느 날, 안부 인사 드립니다.


3월은 전국이 떠들썩한 이슈로 가득했던 한 달인 것 같아요. '그래서 탄핵 선고일이 대체 언제냐?'부터 (제가 일하는 광화문에선 조용하지 않았던 주말이 없었습니다.) 유명 톱스타의 미성년 교제 의혹, '폭싹 속았수다' 열풍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의 생명을 거두어간 역대 최대 피해의 산불까지. 포털의 뉴스를 볼 때마다 한숨을 내뱉었다가 매주 금요일이면 공개되는 '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눈물 쏙 빼기 일쑤였어요. 아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을 보내지 않으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2월의 편지에서 3월에는 운동과 상담을 다시 시작하고 브이로그 업데이트를 하겠노라 선언한 바 있었죠. 운동은 다시 시작해서 편지를 쓰는 지금 시점으로 4주 차에 접어들었고, 우연한 기회로 이전에 함께 했던 상담 선생님께 상담을 다시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3월의 마지막 날부터는 작정하고 요가를 가고요. (3월 31일인 오늘부터 수련실을 다시 찾았습니다.)

브이로그 편집은 못했습니다. 브이로그 편집이 후순위로 밀려나는 건, 그것보다 중요한 무엇이 저에게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인데요. 이번 3월에 저는 어떤 중요한 것을 발견하였는지 전해드리겠습니다.


https://brunch.co.kr/@suuuuuuzy/60


3월의 이야기


2025년이 지날 무렵에 올 한 해를 보낼 수 있었던 동력이 되었던 달 혹은 구심점이 되었던 달로 3월을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거창한 어떤 것을 이룬 건 아니지만 삶을 가꾸고 저를 보살핀 덕에 달라진 일상을 어떻게 살아낼지 루틴을 잡았거든요. 진짜 휴식 시간을 저에게 부여하면서부터요.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3월 초가 되었을 땐 정말 멘붕이었어요. 밀려오는 업무를 육체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시기가 있었는데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성장하고 있는 거야'를 의심치 않으며 보내다가도 밥을 먹다가 돌아오는 길이면 저도 모르게 순식간에 '멍'해지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회사의 일들은 굉장한 만족감으로 해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겉보기에 제 삶이 전혀 문제없이 굴러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쪽에 구멍이 뚫려 있던 거죠.

비단 업무적인 문제뿐만이 아니었어요. 가정의 문제라던가 연애사업의 문제라던가 크고 작은 문제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를 쿡쿡 찌르고 있을 즈음에 저와 가장 친한 금옥이 한 마디를 내던졌어요.


"요새 대체 어떻게 지내고 있는 거야?"
"(... 설명)"
"그게 뭐야. 숨구멍이 없잖아."


그리고 알게 되었어요. 저에게 숨 쉴 구멍이 없다는 것을요.


3월의 근황


수면 상태는 마음의 피난처가 필요한 상태, 외부적인 것에 주의를 집중하여 내면의 불화에서 벗어나려는 상태, 소유물이나 돈, 성취나 성공으로 권력을 얻어 자신을 좀 더 중요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상태, 오직 사회에 받아들여지기 위해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은 억누르며 진정성 없는 상태 등을 말한다 _ 휴식 찾기의 기쁨 p.50


어쩌면 저는 수면상태였는 지도 모르겠어요. 저 모든 항목들에 다 해당하지는 않더라도 제 마음에 피난처가 필요했던 건 분명하니까요. 그래서 제 삶이 가장 풍성했을 때와 현재를 비교해 보고 그때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것을 찾아보았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되더라고요.


#휴식 #요가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를 넘어서서 진짜 나를 돌보는 휴식과 생각을 멈추고 온전히 내 몸과 호흡에 집중하는 요가. 딱 이 두 가지가 연말부터 쭉 멈춤이었던 거죠. 원인을 찾고 나서는 구멍을 메우기 위해 일부러라도 저에게 휴식과 요가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비용을 마련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3월의 책


전반적으로 3월의 편지는 휴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가장 먼저는 어떻게 휴식을 할 것인가를 탐구하기로 했어요. 저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자주 찾아오시는 분들이라면 종종 보았을 책, "휴식 찾기의 기쁨"을 소개합니다. 휴식 탐구에 대한 첫걸음은 바로 이 책을 펼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책을 쓴 유보라 작가님은 건강한 삶을 만들어가는 셀프케어 플랫폼 "라이프컬러링' 대표이자 오늘의 작은 쉼을 제안하는 뉴스레터 '제철휴식'의 발행인인데요. 쉬는 법을 몰라 일에만 몰두하다 찾아온 번아웃을 마주한 뒤 잘 쉬는 법을 연구하며 '휴식전문가'로 자리 잡았다고 해요.


그는 이 책에서 휴식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잘 쉰다는 건, 그저 나와 친해지는 일이다. 무엇이 필요한지 내게 더 많이 물어보고 나 자신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는 일이다. 나를 아끼는 마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일이다. 피곤한 나를 위해 한 박자 쉬어가기로 결정하고, 느린 나는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일이다. 그래서 쉼은 나를 깊숙하게 사랑하는 일이다. 두려움의 장막을 거둬내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주자. 좋은 쉼은 그것을 늘 가능하게 한다_ 휴식 찾기의 기쁨 p.20


잘 쉬지 못하는 이유, 평일에 휴식하는 법, 주말에 휴식하는 법, 멈춤을 위해 휴식하는 법, 도약을 위해 휴식하는 법을 아주 다정하게 전해줍니다. (이번 달 편지에 종종 등장하게 될 거예요) 그래서 챕터가 넘어갈 때마다 이렇게도 실험해 보고 저렇게도 실험해 보면서 나만의 휴식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고 뿌듯해진답니다.


다음의 항목 중 해당되는 것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1.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마음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느낄 때
2. 아무것도 안 하거나 ott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의미한 것처럼 느껴질 때
3. 잘 쉬는 법을 전혀 모르겠을 때
4. 숨 쉴 틈 없이 바빠서 몸에서 신호를 보내올 때
5. 생각이 너무 가득 차서 비움이 필요할 때


저 다섯 가지에 모두 해당되어도 하나만 해당되어도 괜찮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면 분명 나와 조금 더 친해져 있을 거예요. 나는 무엇을 하며 쉴 때 가장 만족하는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어떤 공간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이미 스스로를 사랑해 주기로 하는 것이니까요.


3월의 루틴


본격적으로 제가 어떻게 쉬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하루 종일 사람이 많은 곳에서 일하기 때문에 저는 저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혼자 있는 있는 시간을 통해 충천하는 본투비 I형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I인 것에 놀라시긴 합니다만, 사실 저는...)

깊은 잠에 들지 못하는 탓에 아침 6시-7시면 저절로 눈이 떠지는 부지런한 새입니다. 그러면 간단히 물 한잔을 들이켜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도시락을 싸요. 준비를 마치는 대로 출근길에 나섭니다.

저의 근무시간은 12-9시 이기 때문에 9시 30분부터 10시쯤에 카페에 앉아 출근 전까지 책을 읽고 글을 쓰거나 일과를 정리하고 남은 잔업을 해결합니다. 퇴근 후에는 운동을 하고요. 이런 루틴이 자리 잡은 지는 약 2주 정도가 되었는데요. 2주를 반복하다 보니 아침 시간을 보내는 일이 완전히 적응되었어요. 햇살이 잘 들어오는 곳에서 커피 한 잔을 하면서 휴대폰을 내려둔 채 보내는 2시간 남짓의 시간이 휘발될 수 있는 시간을 소중히 하고, 저를 채우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이 되었습니다.


3월의 공간


사실은 매일 같은 공간에 갑니다. 허허. 2월에도 소개했던 그 카페요. (이번 편지에서는 다른 커피를 소개할 것이기 때문에 어딘지는 2월의 편지를 읽어주세요.) 한번 꽂히면 죽어라고 한 놈만 패는(?) 타입인지라 음악도 하나만 듣고, 쇼핑도 한 브랜드에서만 하고, 카페도 한 군데만 갑니다. 기본적으로 바꾸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제가 좋아하는 곳은 친구들이 놀러 와도 데려오고 저 혼자 보내는 시간에도 출근 도장을 찍습니다.

마시는 건 늘 정해져 있어요. 오전에는 고소한 맛의 커피를, 오후에는 산미 돋는 커피를, 일주일에 한 번은 드립커피를 마십니다. 널찍한 셰어 테이블 매일 앉는 자리에 가방을 두고 주문을 하러 가서는 이젠 익숙해진 직원분들과 차가운 걸 마실지 따뜻한 걸 마실지 가벼운 스몰톡을 하면 그제야 제게 충전기를 꽂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BGM에 멍도 때리다가, 커피 맛을 느끼고 싶어서 잠깐 입에 머금고도 있다가, 직원분들이 지난주에 어떤 커피를 마셨는지 이야기하는 소리에 나도 가보고 싶단 생각도 슬쩍하다가 해야 하는 일을 마치면 어느덧 풀충전이 되어, 업무를 제대로 시작할 수 있는 전투태세로 전환이 가능하게 됩니다.

어느 날엔 돈을 아낀다고 줄기차게 도시락 싸다니는 제가 매일 5,000 원돈의 커피값을 소비하며 ‘너무 돈을 쓰는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저에게 꼭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뒤에는 더 편한 마음으로 가고 있어요. 이런 게 꼭 필요할 때가 있으니까요.



3월의 발견


상담을 다시 시작하면서 제가 얼마나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깨닫게 되었어요. 대화는 누구에게나 중요하겠지만 저에게 대화는, 사람을 알아보는 수단이자 오해를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뿐만 아니라 휴식이 되기도 해요. 심심한 위로의 순간에 모두 대화가 있었다는 걸 눈치챘거든요.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재회한 상담 선생님과 안부를 나눈 짧은 대화, 갈피를 못 잡겠을 때 갈피를 잡게 해 준 리더와의 대화, 매트를 빼러 요가원에 들른 날 좋아하는 선생님과 보이차 한 잔 하며 밀린 이야기를 했던 대화, 오늘은 어떤 커피를 마셨는지 물어봐주는 카페 직원과의 대화, 근처에 왔다며 저를 보고 가는 친구와의 진득한 대화, 친한 동료와 너털웃음 지으며 쇼핑 리스트를 나누던 대화 같은 것들이 그날을 지탱해 주더라고요. 이런 작은 연결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결국엔 한 주간을 보내는 힘이 되거든요. 작은 걸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 바로 저예요. 사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크고 작은 연결이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3월의 재미


‘3월에 뭐가 제일 재미있었지?'에 대한 대답을 무엇으로 하시겠어요? 저는 단연 ’폭싹 속았수다.’ 라고 1초 만에 대답 가능. 완결까지 보진 못했습니다만 마지막까지 재미있겠죠!

서사와 연출과 배우들 연기까지 이렇게 완벽할 수가 있나요. 저는 이 작품에서 젊은 애순과 엄마 애순, 그리고 금명이 까지 연기한 아이유는 정말 어떤 경지에 다다랐다고 생각이 들 정도예요. (올해 상은 다 휩쓸 것 같은…)

모든 에피소드가 다 처연하고 애틋하지만 저는 금명이와 영범이의 상견례 에피소드가 제일 최근에 봐서 그런지 가장 코끝이 찡했습니다. 우리 딸 귀한 자식이 상견례 자리에서 발 동동 구르며 전전긍긍할 때 지켜보던 엄마 애순과 아빠 관식의 눈빛, 남들에게 건더기를 다 퍼주고 자신을 빈 국을 받아 든 딸에게 애순이 자신의 국을 내어주는 장면, 상견례장을 떠나면서 택시에서 세상 애정 어린 눈으로 관식이 딸내미를 바라보는 장면은 가슴에 쿡 박히더군요. 금명의 세월과 저의 세월이 별반 다르지 않고, 세월이 흘러도 부모 자식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변치 않아서 더 그런 것 같아요.

SNS에 ‘폭싹 속았수다'로 도배가 되었는데도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어서 보시길 바라요. 웰메이드 작품이라 추천하는 이유도 있지만 제가 진짜 추천하고 싶은 건 한 편을 볼 때마다 가슴에 진하게 남는 여운이거든요. 그리고 같이 그 여운을 이야기해요. 작은 연결을 이루어요.



3월의 커피


3월에는 새로이 방문한 카페가 한 군데밖에 없긴 합니다 그곳에서의 경험이 좋아서 기록해 봅니다. 여긴 커피보다도 공간이 주는 무드를 추천하는 곳이에요. 바로 ‘푸글렌 서울’입니다.

노르웨이 브랜드지만 도쿄에서 더 유명한(?) 푸글렌이 들어온다고 해서 커피업계가 워낙 떠들썩하긴 했는데 오픈 시즌엔 사람이 워낙 많아서 가볼 엄두를 내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토요 아침에 만난 태환이 푸글렌을 제안해 주어 한산할 때 마침 갈 수 있게 되었어요.

공간은 나무로 된 브라운 컬러의 차분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대체로 따뜻합니다. 실내가 고요한 편이라 작업을 하기에도 적합하고 대화를 하기에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테라스에서는 햇볕을 받으며 산책하러 나온 동네 강아지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나요.

이 날은 살짝 더워진 날씨에 딱인 ‘푸글렌 아이스커피’를 시켰습니다. 노르딕 원두의 깔끔한 산미를 느낄 수 있어요. (어떤 조합의 블렌드 원두인지 잘은 모르겠지만!ㅎㅎ) 점심을 먹으러 가기 전 오전 시간에 리프레시하기에 좋았습니다. 저는 동선 상의 어려움으로 자주 가긴 어렵겠지만 상수역 부근에서 볼 일이 있거나 약속이 있다면 고민 없이 가게 될 것 같아요. 밤에는 칵테일바로 변신하여 새벽 1시에 닫는다고 하니 밤에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알고 싶어서라도 퇴근 후에 가보고 싶네요!



4월은


위에서 살짝 흘리듯 이야기하긴 했지만 요즘 아주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식단도 잘 챙기고 있고요. 물도 꼭꼭 2L씩 마셔줍니다. (잠만 잘 자면 소원이 없겠어요.) 다이어트의 목표는 정해서 잘 가고 있고 덕분에 피부가 좋아지고 순환도 나아졌습니다. 약 2.5kg 정도 감량했는데, 수치보다는 옷 입을 때 달라진 것과 몸이 가벼워지고 있는 걸 조금씩 느껴요. 피로는 좀 쌓이지만… 여하튼 그리하여, 4월엔 운동과 식단의 적응기가 끝나니 조금씩 운동 강도를 높여 본격적으로 기초대사량을 끌어올려 보려고 해요!

운동은 단순히 다이어트를 하는 것뿐 아니라 저의 몸이 어느 힘을 잘 쓰는지, 어디를 보완해야 할지를 알게 되는 지표가 되어주기도 해요. 특히 저는 요가를 하고 있어서 요가에서 쓰는 힘과 호흡이 웨이트에서는 비슷한 동작도 전혀 다른 힘과 호흡을 쓰는 점들을 비교해 보며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4월에 예고된 난항들이 있지만 운동의 힘으로 잘 헤쳐 나가보려 합니다. 건강과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은데, 못 잡아도 잡히는 만큼만 해보겠습니다.


휴식이라는 주제로 편지를 썼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동안 여러분이 조금이라도 휴식하셨기를 바랍니다. 나만의 휴식이 어떤 건지도 떠올려보신다면 더욱 좋고요.


출근을 하러 가는 길에 쾌청한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 점심을 먹고 들어가기 전 짧은 산책, 잠들기 전에 파자마를 입고 잠들기 좋은 음악을 틀어놓은 채 눕는 것 이런 작은 하나하나가 쉼이 될 수 있어요. 이런 발견들을 모아서 나와 좀 더 친해지는 시간을 보내보시길. (그렇지만 꼭 하지 않아도 되고요.)


3월의 음악 선물은 요즘 저의 플레이리스트에 진득하게 자리 잡은 폭싹 속았수다의 OST를 선곡했습니다.
봄기운 물신의 4월, 다들 평안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sNhgJFW2px8


25.04.01

수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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