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흥 가족 발리 여행기
여행을 가기로 하고 표를 끊으면
그때부터 여행이 시작된다.
사실 어디론가 떠나기는 생각보다 아주 쉽다.
그냥 그곳으로 가는 표를 끊으면 된다.
단순하게
표를 끊는 그 순간부터
여행은 시작되고
얼마뒤 나는 그곳에 있게 된다.
다른 것보다 확실히 여행이 남는 것이라 여기는 우리는
고민끝에 일주일 뒤 떠나는 항공권을 끊었고
그것이 우리를 발리에 있게 했다.
표를 끊고 나면 다음엔 그곳의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한다.
나 같은 경우엔 최소한의 정보로 움직이는 즉흥여행 스타일이지만
가족과 여행을 할 때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아직 둘째가 어리기에, 본능적으로 엄마 모드가 된다.
아이들이 더 자라면 형태가 달라지겠으나 아직은
가족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바운더리는 염두를 하게 된다.
어느 정도 기본적 가닥은 잡으려 하고
그리하여 고생을 너무 하지는 않는 정도의 정보를 갖추려 한다.
하지만 P의 성향은 어디갈 수 없는게
가상 루트과, 초반 4일동안의 숙소만 예약해 두고
나머지는 그때 생각하기로 했다.
이번 같은 경우는 어쩌다보니 홍콩을 경유하게 되었다.
살면서 한 번도 고려해 본 적 없던 홍콩이기에
나에겐
뜬금없이 다가온 나라였지만
레이오버를 하는 동안 묶을 숙소와
숙소까지 가는 법을 찾으면서 그만큼의 새로운 기분을 느꼈다.
반복되던 일상과는 전혀 다른 것
처음 보는 도로의 이름들과 글자들
한 번도 예상한 적 없던 낯선 나라의 정보를 뒤적이는 동안, 그 자체로도 엄청난 환기가 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의 시작과 환기는 이렇게
기존의 것과 전혀 다른 지명들과 장소들을 접하는 것 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일상에서 벗어난 것들이 완전한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아, 확실히 환기가 된다.
지난번 여행에는 대표적인 관광지 우붓, 사누르, 램봉안, 쿠타를 갔다면 이번에는 남들이 잘 안 가는
좀 더 조용하고 알려지지 않은 지역으로 가기로 했다.
우리가 함께 여행을 해본 결과 우리에게 어울리는 곳은, 사람 많고 북적이는 곳이 아닌 한적하고 소소한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