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워지기

한결같기

by 반향

어느새 5월도 끝나가는 거리. 올봄 이상 기온으로 인해 목련이 채 지기 전, 벚꽃과 개나리가 피어나 절경을 이루고 화려한 봄이 진 후 허전하던 차에 장미가 만개했다. 새삼스럽게 이상 기온이니 지구 온난화니 해도 피어나는 꽃들이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풍경사진을 잘 찍지 않는 편이다. 풍경만이 아니라 대체로 찍은 사진을 다시 보는 일도 적을뿐더러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훨씬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기 위해 핸드폰 화면을 통해서 보기보단 직접 한번 더, 세세히 담는 편을 선호한다.



무언가를 기억할 때 시각과 청각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리 발달한 기술이 주는 화질과 음질은 자연이 주는 그 특별한 공간감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산책을 다니며 천변가의 물고기, 도심의 고양이, 산속의 새소리를 좋아한다.




매번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보며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자연은 위대하다' 어릴 땐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며 점차 깨닫는다. 무수한 시간 속에서 반복되는 자연. 요즘같이 내가 부질없어 느껴지는 때에는 더욱더 자연의 대단함을 느낀다.




흔히 하는 말 중 '자연스럽다'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는 '1. 억지로 꾸미지 아니하여 이상함이 없다, 2. 순리에 맞고 당연하다, 3. 힘들거나 애쓰지 아니하고 저절로 된 듯하다' 등이 있다.



자연스럽다. 새삼 이 말의 무게를 느끼는 요즘이다. 자연은 언제나 봄은 화사하고, 여름은 강렬하며, 가을의 쓸쓸함과 겨울의 혹독함을 이겨내며 사계절을 반복한다.




사람이 자연처럼 당연할 수 있을까. 봄에 취해, 여름을 즐기고, 가을의 고독과 겨울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그리 한결같을 수도 없다. 그저 시멘트로 지어진 건물 속에서 자연을 피해 숨기 바쁜 나만 봐도 그렇다. 자연스럽기가 참 어렵다.




대학시절 촬영 교수님은 과제에 풍경이나 자연사진을 내지 말라고 하셨다. 자연은 이미 그 자체로 연출된 것이기 때문에 과제로써의 의미가 퇴색된다는 이유였다.



당시에는 어린 마음에, 왜 내지 말라는 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교수님은 교수이기 이전에 나보다 인생을 먼저 산 사람이었으며 자연의 위대함을 먼저 깨달으셨던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자연스럽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도.




어른들이 왜 자연을 좋아하는지 알 것만 같은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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