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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향

학기의 마지막 날, 기말시험을 보던 내게 교수가 다가왔다. 그리고는 작은 목소리로 시험이 끝나고 잠시 남아 달라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시험지를 제출하기 위해 오늘도 같은 자리의 너를 지나쳐 갔다.



이때 처음으로 널 정면에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빼곡한 답안지를 미간을 살짝 찡그린 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었고, 여전히 예뻤다.




강의실에서 나와 복도를 서성이며 네 생각을 했다. 결국은 말 한마디 못 붙여보고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초조해졌다.



오늘이 마지막이니만큼 말이라도 걸어 보자고 다짐하면서도 낮은 자존감이 나를 발목 잡았다. 네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네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끼익-”



나에 대한 비관과 너에 대한 미련에 빠져갈 즈음 강의실 문이 열리고 한 무리의 학생들이 나왔다. 그 틈에서 널 찾는 것은 어렵지 않으며, 네 모습을 보자 내 머리는 하얘져 오히려 깨끗해졌다.



강의실을 나온 너는 왜인지 복도를 서성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네 모습을 힐끗거렸다.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에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아마 네게도 들렸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는 수 없이 망설이다, 너에게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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