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안 될까요?”
네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유감스럽지만 회사 쪽에서 원하는 느낌이 아니다. 내가 승인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엔 반려될 것이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네 작품은 특별하지도 그렇다고 화려하지도 않았다, 마치 그때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한참이나 내가 대답을 망설이자 너는 내 눈치를 보는 듯했다.
“저는 좋은 것 같은데, 아무래도 회사에서 좀..”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는지 고개를 떨구는 너였다.
어설픈 위로 따위는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기에, 결국 다시 정적에 휩싸였다. 둘 다 애꿎은 핸드폰만 만지고 있었다. 내 마음은 창밖 풍경과 같이 어둑해져 갔고 아마 네 기분도 그럴 것이리라 짐작했다.
“어느 학교 나오셨어요?” 내가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놀란 듯 당황한 표정으로 너는 말했다.
“A대학교..”
“저도 그 학교 나왔어요.”
“어, 진짜요? 무슨 과 나오셨어요?” 네가 반색했다.
“저 연극영화과 나왔어요.”
“전 디자인과 나왔는데, 같은 건물 쓰지 않아요? 어쩌면 만났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조금은 밝아진 듯한 너를 보며 나는 죄를 짓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랬을지도 모르죠.”
“몇 학번이세요?”
“중간에 휴학해서 재작년에 졸업했어요.”
“아, 진짜요? 저도인데! 혹시 저희 만난 적 없었나요?”
“글쎄요.. 한 번쯤은 만났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