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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향

얼마간의 학교 이야기 후, 정적이 우리를 다시 감쌌을 때 시간을 너무 오래 끈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별 소득 없이 돌려보내기도 미안한데 차라리 일찍이라도 보내야 할 것 같았다. 얘기가 길어질수록 후폭풍도 거셀 것이다.



“그럼 일어날까요?” 내가 말했다.

“잠시만요”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네가 다급하게 불러 세운다.

“괜찮으시면 얘기 좀 더 할 수 있을까요?”



뭔가 더 할 말이 있는 걸까, 이미 실패한 미팅이란 것쯤은 눈치챘을 텐데.

“어떤..?”

“그냥 아무 얘기나 좋으니까, 나름 동문인데 이것도 인연 아닐까요?”

눈이 마주치자 너는 어색하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모처럼 밖에 나왔거든요.”

예전처럼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너는 여전히 예뻤다.



시계를 보았다. 어느새 다섯 시가 넘어 해가 지기 시작했다.

회사로 돌아가기는 이미 늦은 듯했다.

“잠시 전화 좀..” 일부러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아, 네!”




전화를 거는 시늉을 하며 카페 밖으로 나왔다. 사실 회사는 내가 오늘 돌아오든, 돌아오지 않든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기에 잠시 거리를 두고 싶었다.



“전화를 받지 않아..” 친구에게 전화라도 걸어보았지만 아직 퇴근할 시간이 안되어서인지 받지 않는다.



‘담배라도 피웠으면 좋았을걸..’

바로 들어가기도 뭣해 괜히 주변을 둘러보다가 문득 카페 안으로 시선을 돌린다.



멍하니 테이블만 쳐다보고 있는 네가 보였다. 너무 오래 혼자 두는 건 예의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 전화하는 척을 했다. 해가 지는 줄 알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꼈던 것인지 비를 쏟았고, 비가 내 옷자락을 적시기 시작할 쯤이 다 되어서야 나는 카페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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