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볼, 파란 손

by hongrang


하늘을 올려다보면

가지들은 밝은 옷 갈아입고 준비한다.


따스해진 바람은

연인을 만나듯 스쳐가고

어여 어여 오라고

재촉하는 손길이다.


맥없이 떨어질 꽃잎들이지만

누군가 볼에 닿아 잠시 물들였다.

아무 일 없다 사라진다.


지금이 아니면 느끼지 못할 순간,

다음이라면 또 다른 얼굴일 계절.


가지들은 자꾸 손짓한다.

어여 어여 오라고.


초속으로 흩어지는 아름다움

나에게 떨어질 하나의 빛,

푸른 손짓 사이 스며든 분홍의 흔적.


어여 어여 오라고

파란하늘 손 내밀어

봄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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