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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그렇게도 잔인하다.

4화. 잔잔한 날들 속의 균열

by hongrang

봄비가 내리던 토요일,

소라와 홍랑은 함께 장을 보러 나섰다.

장바구니 안에는 토마토와 파, 생선 한 마리, 그리고 빵 몇 조각.

둘의 일상은 평온했다.

서로의 발소리가 같은 박자로 맞아떨어졌다.


“오늘 저녁엔 뭐 먹을까요?”

홍랑이 물었다.

소라는 짧게 웃었다.

“음…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거면 다 좋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스파게티 어때요?”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좋아. 간편하니까.”


그들의 대화는 평범했지만,

그 평범함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만큼 조용했다.


시장 골목을 걷는 동안,

소라는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 진동을 느꼈다.

익숙한 이름.

이감독.


그녀의 손끝이 굳어졌다.

가볍게 화면을 밀어 열자,

짧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소라야, 많이 힘든 시기야.

그냥.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그 문장을 보는 순간,

소라의 얼굴에서 미세한 변화가 일어났다.

입술이 굳고,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시장 사람들 사이로 시선을 흘렸다.


홍랑은 그 모습을 봤다.

그녀의 표정,

그 미묘한 흔들림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장바구니를 들고 서 있던 손을 잠시 멈췄다.

“누구예요?”

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그 안엔 날 선 긴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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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감성을 예술로 표현하고, 디자인과 콘텐츠로 확장하여 사람들과 소통하는 아티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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