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잔잔한 날들 속의 균열
소라와 홍랑은 함께 장을 보러 나섰다.
장바구니 안에는 토마토와 파, 생선 한 마리, 그리고 빵 몇 조각.
둘의 일상은 평온했다.
서로의 발소리가 같은 박자로 맞아떨어졌다.
홍랑이 물었다.
소라는 짧게 웃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그들의 대화는 평범했지만,
그 평범함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만큼 조용했다.
시장 골목을 걷는 동안,
소라는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 진동을 느꼈다.
익숙한 이름.
이감독.
그녀의 손끝이 굳어졌다.
가볍게 화면을 밀어 열자,
짧은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 문장을 보는 순간,
소라의 얼굴에서 미세한 변화가 일어났다.
입술이 굳고,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시장 사람들 사이로 시선을 흘렸다.
홍랑은 그 모습을 봤다.
그녀의 표정,
그 미묘한 흔들림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장바구니를 들고 서 있던 손을 잠시 멈췄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그 안엔 날 선 긴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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