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

by 수야

선물을 받는 거보다 하는 걸 좋아한다.
그 선물할 때의 기분이 받을 때보다 더 떨렸다.
그래서인지 뭘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살진 않은 거 같다.

몇 년 전 남편이 소소한 선물이지만 몰래 선물을 준비하고 기다린 적이 있었다.
그때 준비하는 모습이 상상이 되어 감동받아 눈물이 났다.

주는 게 좋다고 받는 즐거움을 모르고 산건 아니었던가.. 싶었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딱히 바라는 선물은 없지만 작년엔 그냥 선물 자체를 받고 싶었다.

코로나로 크리스마스 감성을 느끼기 힘들어서였을까..


남편에게 슬며시 이번 글의 주제가 받고 싶은 선물이라고 운을 띄웠다.

"받고 싶은 선물이란 주제로 글을 쓰는데 생각해 보니 나는 딱히 가지고 싶은 건 없는데,

받고 싶은 선물이 주제라 어렵네.

재작년 크리스마스에 자기한테 선물 받았을 때 정말 감동받았었는데~

그 이야기를 써볼까?? 주제를 바꿔야 하나?"

남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어려웠겠지. 선물을 달라는 거 같긴 한데 뭘 줘야 하나 고민이겠다 싶었다.

힌트라도 주자 싶어 입을 떼려는데

"오!! 나라면 말이야~"

여기서 나가 왜 나오지..?? 설마 했다.

"맥북??"
맥북이 좋을 거 같다고 한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래서 나는 선물 대신 산타 할아버지께 소원을 빌었다.
'산타할아버지, 저 남자에게 센스를 장착해주세요.. 그게 제가 원하는 선물입니다.'

남편에게 브런치 작가가 된 걸 밝힐 수 없는 글이 생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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