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나를 가졌을 무렵 꾼 태몽은 아주 큰 고구마다.
어느 날 꿈에 엄마가 친정(외할머니) 집 앞 밭을 만삭의 몸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만삭의 몸이니 분명 걸음이 빠르진 않았을 거다(내가 그래서 게으른가..?)
그렇게 밭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데 발끝에 무언가 걸렸다.
돌멩이면 밭 가장자리로 던져 놓으려고 몸을 굽혔는데 고구마였다.
웬 고구마야 하면서 신이 나서 캤다고 한다.
고구마는 어찌나 길고 큰지 한참을 팠다고 한다.
고구마를 한 팔에 안고 집으로 가려는데 한 번 더 발끝에 뭔가 걸렸다.
'앗! 고구마다! 오늘 횡재했네!'
무거운 몸으로 한 번 더 힘을 내 고구마를 캤다.
양손 무겁게 두 개의 고구마를 들고 돌아가는 길.
집 앞에 거의 도착했을 때 '아! 또 걸렸다..'
'아. 어쩌지?' 욕심을 부릴까 말까 고민을 하다 '식구도 많으니까' 하며 하나를 더 캤다.
가슴팍에 한아름 큰 고구마 세 개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집에 도착했다.
엄마는 그게 첫 태몽이자 마지막 태몽이라고 한다.
그 후로 자식을 볼 때도 태몽은 없었다.
엄마는 첫 태몽에 딸 셋 태몽을 한 번에 꾸었다.
나를 낳으시던 날 막연히 '아. 딸을 둘 낳겠구나' 하셨단다.
정말 딸 셋이 되었다. 길고 큰 고구마처럼 길쭉한 딸 셋!
음.. 하필 고구마라..
부모님의 미모에 비해 미모들이 현저히 떨어진다.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