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덕을 시작했다고 해서 '성골 덕후'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몇 번의 클릭으로 사진이나 다운로드하고 앨범 몇 장 쟁여놓는 것으로는 6두품 수준에도 못 미친다. 여기서 덕후의 덕력을 가늠하는 것은 바로 그 어렵고 어렵다는 '티켓팅'이다.
인기 아이돌의 콘서트 티켓팅은 말 그대로 '하늘에 별따기'이다. 그래서 한때 컴퓨터 프로그램 좀 돌릴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 티켓팅이 일종의 꿀알바로 여겨지기도 했다고 한다. 일명 메크로를 돌려서 당첨만 되면 어둠의 시장에서 2배 이상의 가격은 가뿐했다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모든 '꿀'은 너무도 쉽게 사라진다. 최근에 본인 확인 절차의 강화는 메크로의 위엄을 붕괴시키고 있다. 아이돌 공연마다 극성이던 암표들이 근절되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덕질을 보좌하는 입장에서는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모름지기 티켓팅의 관문을 넘고자 하는 이라면 꼭 기억해야 할 숫자가 있다. 8시. 그것도 pm. 대부분의 콘서트와 시상식의 티켓팅이 시작되는 마법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시간이 바로 학원가의 황금시간대(?)라는 사실이다. 바야흐로 최고의 덕력을 꽃피우는 '중고딩'들이 컴퓨터 앞에서 타이머를 장전하고 클릭을 하기엔 쉽지 않은 시간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 집 그녀에게는 좌청룡, 우백호에 가까운 엄청난 대리인이 둘이나 있었으니, 바로 나와 내 남편이었다. 문제는 이 티켓팅의 성공 여부에 따라 두 사람의 신분이 격상과 격하를 겪어야 하는 희비의 엇갈림이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의 경우엔 금손과 똥손으로 나뉘었다. 둘 다 메크로 따위는 모르지만 타고난 클릭 솜씨로 티켓을 'get'하는 그녀의 아버님과 달리, 나의 클릭은 늘 헛발질이다. 오직 금손만이 획득할 수 있는 '특별 까방권(까임 방지권)'은 늘 요원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가련한 영혼을 위한 연습공간이 존재한다는 것. 바로 티켓팅 연습게임, 이름하여 'ㄱㄱㅍ'이다. 나는 혹독한 훈련을 통해 아육대의 공개방송 신청에 성공한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낸 덕에 경기장 밖에서 3시간을 그녀와 함께 대기해야 했지만, 마침내 얻은 까방권의 쾌감은 쏠쏠했다.
지금 메크로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금손'이 필요한가? 접속하고 클릭하라. 다운은 필수. 자, 이제 앱을 열고 가열차게 클릭하라. 클릭만이 그대의 덕력 상승하게 하리라.언젠가 '그들'의 콘서트 티켓을 'get'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