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young Apr 30. 2016

12월 뉴욕

 뉴욕의 교회와 성당




 여행 이틀 째.

뉴요커들은 걷기가 생활화되어 있는 듯 했다. 업 타운에서 로어 맨해튼까지도 걸어서 또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이들도 많다. 워낙 비싼 땅이라 주차비가 만만찮기도 하고 걸으며 어우러지는 작품같은

거리 풍경들도 멋지니 걷기와 그들의 늘씬한 몸매의 상관관계가 수긍이 간다.  

나도 차츰 골치 아픈 지하철을 버리고 걸어서 맨하탄을 즐기기 시작했는데

혹한의 거리는 그래도 만만치 않다. 그럴 때 가장 유용한 팁이 교회나 성당건물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이다.

따뜻한 실내, 고풍스런 장식물들, 파이프 오르간 또는 성가대가 내는 멋진 소리, 타오르는 촛불...

앉아 쉬는 것만으로 12월의 뉴욕 분위기를 아마 잊지 못할 것이다.


 성 바르톨로뮤 교회

 

  밤늦은 파크 에비뉴 끝에서 발견한 성 바르톨로뮤 교회는 문은 닫혀 있었지만

그 문위의 조각상들만으로도

 마음이 홀려 다음날 낮에 다시 찾아 가 비잔틴 양식의 건물 전체를 카메라에 담았다.

  그 후로도 미드타운 중심가를 다닐 때 두 번을 더 들러 아늑하게 쉬었던 아지트같은 곳이다.

 가까운 성 패트릭 성당이 연말 관광객들로 붐비는데 비해 비교적 한적하고 소박한 정원 카페도 있으며

 곁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과 나란히 영화 '세렌디피티'의 크리스마스 행운이 실제 벌어지기도 하는...!


                경건함과 조용함으로 기억되던 이 교회가 유명 영화의 촬영지였다거나

                    셀럽 디자이너의 패션 쇼 런웨이가 되기도 한다는 걸 알자

                         또한번 '뉴욕다운'이라는 실감을 느낀다.



5번가 성 패트릭 대성당( St. Patrick'cathedral)

 번화한 5번가에서 아주 쉽게 눈에 띄는 성 패트릭 대성당은

 건물 규모의 어마어마함이나 유명한 7천 개이상의  파이프 오르간이 연주하는 소리,

흰색 벽면의 내부에 푸른 스테인드 글라스 창문들이 주는  아름다움, 아직도 공사가 진행중이라는

대단한 설계 등  미국인들이 가장 자랑할 만한 북미 최고의 성전이다.



관광객들은 미사중임에도 자유로이 드나들며

구경할 수 있었는데 그만큼 내부가 깊어 제대앞의 신도들게는 별 방해가 되지 않는 듯 했다.

나도 2불을 내고 가족을 위한 촛불 하나를

조용히 밝혀 본다.

 

 케네디와 재클린의 결혼식과 영결식이 모두

 이곳에서 있었다니 참 인생이란...!

2016년  세월호 추모미사를 집전하기도...




윌 스트릿의 트리니티 교회(Trinity church)

 뉴욕의 막바지, 겨울비까지 오는데 하필 소호와 자유의 여신상까지 예정하여 바쁘게 들렀는데

때마침 매주 1번 열린다는 클래식 공연 리허설이 있어 그 아름다운 화음이

오래오래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어둑한 교회의 내부와 빗소리,

초기 이민자들의 묘지를 끼고 있는 고딕의 낡은 건물이 미국 최고의 금융가 빌딩 숲속에

다빈치코드의 비밀처럼 빛났다.



 트리니티 교회를 나와 관공서가 많은 로어 맨하탄을 한참 걸어 소호까지 가는데

주변 건물들이 정말 아름답다. 우리가 생각하는 관공서의 이미지와 다른 건축물들, 

 나도몰래 비속에서 거리사진을 자꾸 찍게 된다.


작가의 이전글 12월의 뉴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