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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연 May 04. 2020

위기 속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시작

자신의 방법을 창조해야만 한다.

이런, 코로나 사태로 다시 백수가 되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어떻게 좀 더 뺀질거릴까?고민하며 사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인간도 오랫동안 억지 휴식을 취하고 나몸을 불살라 일하고 싶은 처지가 되고 만다. (이래 놓고 멋대로 뺀질대는 이 시기를 그리워하게 될까 봐 소름 돋는 것이 더 소름 끼친다. 흑흑 나의 운명)


고화질의 소오름을 표현해보았습니다.

올해는 봄을 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나의 수입은 계절에 따라 들쑥날쑥하다. 여름, 겨울에 한가하고 봄, 가을에 일이 쏟아진다. 그 탓에 로맨티시스트인 나는 좀 억울하다. 운치 있게 봄도 타고 그래야 하는데 그럴 여유는 다. 괜스레 봄 탄다며 어영부영 있다가 카드 값이 밀리기라도 하면? 안 될 말이지 암.  


드디어(?!) 올해는 봄을 탈 수 있게 되었다. 일이 없기 때문이다. 몇 개의 온라인 수업을 하고 나면 나머지 시간엔 팽팽 논다. 하! 이럴 때일수록 화끈하게 나가 놀아야 하는데 그럴 수도 없다. 지금 돌아다녔다간 못 배운 사람 소릴 듣는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하며 집에 조신히 있어야 한다.  


창문 너머 만개한 개나리나 철쭉 등을 감상할 만큼 여유로왔던 마음이 4월에 접어들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재정 상황에도 노란불이 '탁' 하고 켜졌다.


'재난 이후의 시장은 절대로 그 전의 것과 같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 후부터 손톱을 와그작와그작 깨물고 있다. 봄이나 타면서 여유 부리다가 이 사태가 끝날 때쯤 이도 저도 아닌 곳에 우두커니 서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재난은 갑자기 터진다.

국가적이건, 개인적이건 친절하게 예고하고 오는 법이 없다. 쓰나미에 쓸려가 시체로 발견될 것인가? 자빠지고 코에 물이 들어가더라도 작은 파도라도 타 볼 것인가? 자기 선택에 달려 있다.


손 쓸새 없이 하는 환경이 사람들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조급할수록 엉뚱한 곳에서 답을 찾아 헤매게 된다.


누구에게나 통하는 백점 정답지는 없다. 어떠한 사항도 참고 사항이지 답이 될 수는 없다. 자신의 방법을 창조해야 한다.


1.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강점을 가지고 태어난다.

2. 적합한 환경 속에서 강점을 발견한다.

강점을 빨리 발견하고 자주 써서 강화한 사람들은 전문가 수준에 빨리 도달한다.

3. 자기 강점은 사용하 쉽다.

타인이 어려워하는 것이 내게는 별로 어렵지 않다.

4. 반복해서 사용할수록 강화된다.   

5. 위기를 극복하는데 사용해왔다.

위기를 자주 극복한 사람들이 강한 이유이다.


강점발견 질문

이 전에 언제, 어떤 어려움을 겪었었는가?”

“그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냈었는가?



지금보다 오랜 백수 생활

6년 전, 나는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겪고 있었다. 내, 외적으로 재난이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서른 중반이었다.


처음에는 꽤 의기양양했었던 것도 같다. 반복되는 직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 설레기도 했다. 그러나 곧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회사는 안전한 곳이라는 것과 돈 버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꾸역꾸역 버티던 어느 날 문구점에 터덜터덜 걸어가서 작은 화이트보드를 하나 샀다. 그걸 침대 맡에 두고 잤다. 잠결에 떠오른 기가 막히는(?) 아이디어를 자고 일어나서 까맣게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적어두지 않은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기 때문이었다. 바보같이 왜 적질 않았니? 몽유병에 걸려서라도 적었어야지!!  


그때는 그랬다. 매일 바늘 위를 걷는 기분이었으니까.   

잠결에 벌떡 일어나 썼다 지웠다 하길 몇 개월, 드디어 처음으로 돈을 벌게 되었다. 시급 25000원짜리 강의에 섭외된 것이다. 그 25000원을 손에 넣기 위해 며칠을 공들여 준비했다. 회사 다닐 때는 상상도 못 했을 일이다.


강의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다른 과정을 홍보했다. 몇 명이 답을 주었고 스터디룸을 빌려 수업을 열었다. 초보 강사의 과정이었는데도 다들 기쁘게 참여해주었다. (참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다.)


끈질기게 매달렸다. 자격증을 따고 전단지를 만들고 메일을 보내고 SNS 계속 글을 써서 올렸다. 그러다 보니 인터뷰 요청도 받강연도 했다. 어느 잡지사에서 '올해의 리더'로 뽑히기도 했다.


25000원짜리 강사는 어느새 승무원 시절보다 돈을 더 많이 벌게 되었다.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벌며 세상에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는 꿈을 이룬 것이다.       


나의 해답, 나의 강점

인생을 살다 보면 곤란할 때가 온다. 그럴 때를 대비해 원칙을 세워두는 것이 좋다. 원칙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나의 강점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뺀질거리기는 하나 포기하지는 않는다. 끈기 하나는 타고났다. 위기를 겪을 때마다 나의 강점은 슈퍼맨처럼 나타나 나를 구해준다. 그 누구의 조언보다 멋진 조언이며 가장 훌륭한 해결책이다.


새로운 시작

상황이 어떻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 가차 없이 잘려나가는 엑스트라가 내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오른손에 끈기라는 강점을, 왼손에는 노트북을 들었다. 위기로 나의 강점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또 다른 시작의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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