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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Jun 17. 2020

[6R] 수도권 팀들의 심상치 않은 부진

2020 K리그1 6R 리뷰


5월 최고의 선수 주니오, 서울 대파의 주역 김대원 (출처 : 울산현대SNS, JTBC GOLF&SPORTS)

수도권 팀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6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수도권 4팀(성남, 서울, 수원, 인천)이 모두 하위 스플릿에 위치해있다. 전북과 울산의 선두 다툼이 초반부터 펼쳐지는 와중에, 슈퍼매치의 주인공인 2팀의 순위가 낯설다가도 낯설지 않다. 호화로운 스쿼드로 엄청난 관중을 몰고 다니던 두 팀의 몰락이 K리그 전체로도 손해가 막심하다. 대구를 상대로 항상 강했던 서울은 0대 6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자책골 2개, 데얀의 골을 합치면 사실살 3대 3이 아니냐는 조롱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수원은 그나마 승점 1점을 챙긴 게 천만다행일 정도다. 상대전적에 앞서는 강원을 상대로 선제골을 뽑아냈지만, 내리 2골을 먹히며 팀 전체가 흔들렸다. 김민우의 극적인 동점골이 아니었다면 비난의 여론은 더욱 커졌을 게 분명하다.


울산, 전북은 나란히 1골 차 승리로 실속 있게 승점 3점을 챙겼다. 양 팀 모두 끈끈한 수비와 집중력 있는 팀플레이를 펼친 성남, 인천을 100% 공략하진 못했다. 오히려 역습 위기를 골키퍼의 선방으로 가까스로 막아내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결국 이길 팀은 이기는 승리 DNA가 스트라이커의 골로 증명됐다. 'K리그 5월의 선수'로 뽑힌 주니오는 결국 결승골을 뽑았고, 여전히 선발로 경쟁력을 뽐내는 이동국은 결승 PK골을 노련하게 성공시켰다. 한편 포항의 티키타카가 빛난 4골, 대구의 번뜩이는 역습이 빚어낸 6골 등 골 퍼레이드를 보는 재미도 쏠쏠한 라운드였다. 연속 실점을 바라보는 골키퍼와 팬들의 마음은 타들어갔지만. (유상훈은 화를 참지 못하고 골대를 걷어찼다. PK도 막고 선방도 여러 차례 했는데 6실점이면 화날만하다.)


누가 누가 못하나를 겨루는듯한 슈퍼매치의 주인공 수원,서울  (출처 : JTBC GOLF&SPORTS)

- 울산 1 : 0 성남 : 창과 방패의 맞대결에서도 빛나는 '이 달의 골무원'

수비적인 성남을 결국 뚫어낸 주니오 (출처 : 대한축구연맹)

창과 방패의 맞대결은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5라운드까지 울산(13득점)은 최다 득점, 성남(3실점)으로 최소 실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팀컬러로 맞붙은 김도훈, 김남일 감독은 자신들의 장기를 극대화시킨 전술을 들고 나왔다. 지난 동해안 더비에서 4대 0 완승을 거둔 화력의 울산은 여전했다. 맹활약한 이청용이 빠졌지만, 신진호-고명진-원두재가 중원을 지키고 득점 선두이자 'K리그 5월의 선수'인 주니오가 건재했다. 반면 양동현-최오백 투톱을 내세운 김남일 감독은 예상대로 두터운 수비라인을 구축해 끈적끈적한 역습 한방을 노렸다.


성남은 울산의 측면을 틀어막으며 영리하게 경기를 이끌어나갔다. 강력한 압박과 준비된 도움 수비로 여러 차례 위기를 사전에 차단했다. 울산 풀백 김태환은 박수일에게 짜증을 내며 위험한 몸싸움을 벌일 정도였다. 울산 유스 출신 최지묵 역시 안정적인 태클과 수비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오히려 성남이 이스칸데로프의 여유로운 경기 운영과 침투 패스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최오백은 전반 35분, 후반 13분 거듭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에 막혔다. 더운 날씨에 다들 지친 가운데 위협적인 골찬스가 나오지 않았고, 조급해진 울산은 후반전 들어 공격적인 교체 카드를 선택했다. 윤빛가람, 이동경, 비욘 존슨이 연이어 투입된 공격진은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내려선 팀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김도훈 감독의 말처럼 울산은 후반 막판 결국 성남의 탄탄한 방패를 뚫었다. 주인공은 골 넣는 공무원 '골무원' 주니오였다. 후반 42분 김태환이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주니오는 침착하게 가슴 트래핑 이후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6경기 7골을 몰아친 주니오는 '이달의 선수'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교체 투입된 비욘 존슨 역시 큰 키를 활용해 수비진을 흔들며 주니오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지난 광주전에도 보여줬듯이 수비적으로 걸어 잠근 팀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던 울산이 달라졌다는 걸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울산 VS 성남 (출처 : K리그 유튜브)

- 상주 2 : 4 포항 : 신병 오세훈의 멀티골을 잠재운 외국인 듀오

오세훈이 분전했지만 포항의 화력이 한 수 위였다. (출처 : 대한축구연맹)

지난 경기 4골을 헌납한 포항은 다음 경기에서 통쾌하게 4골을 넣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한편 내려서지 않고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은 상주 역시 아쉽지만 2골을 넣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특히 전역을 앞둔 선임이 아닌 신병의 맹활약으로 희망을 봤다. 포항은 올 시즌 공격을 이끌고 있는 일류첸코-팔로세비치 조합을 중심으로 외국인 선수 4명(오닐, 팔라시오스)을 전원 투입했다. 자칫 연패로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한편 상주는 교통사고로 데뷔를 미뤘던 오세훈을 선발 출전시켰고, 꾸준히 컨디션이 좋은 박용우를 중원에 배치해 포항과 맞서 싸웠다.


경기 초반부터 양 팀 모두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며 선제골을 노렸다. 문선민, 오세훈이 빠르게 슈팅을 이어간 상주, 팔라시오스의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문을 노린 포항. 공방전의 첫 결과물은 팀 사상 31년 만에 골키퍼 도움을 기록한 강현무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39분 강현무가 길고 정확하게 차준 킥을 전방 침투하던 일류첸코가 감각적으로 트래핑해서 선제골로 성공시켰다. 이에 맞서 상주 신병 오세훈이 곧바로 최전방에서 몸싸움 경합을 이겨내고 동점골을 만들었다. 오세훈은 부상 복귀 이후 100% 컨디션이 아님에도 과감하고 골문 앞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선보이며 영 플레이어상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하지만 전반전을 지배한 포항의 일류첸코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이타적으로 팔로세비치에 패스해 2번째 골을 만들었다.


후반전 초반 터진 세 번째 골로 포항은 완전히 승기를 가져왔다. 후반 3분 최영준의 패스를 이어받은 일류첸코가 멋진 슬라이딩 슈팅으로 골망을 다시 흔들었다. 개막전부터 좋은 모습을 보인 일류첸코의 상승세가 대단한 순간이었다. 후반 24분 오세훈의 PK로 한골을 따라붙었지만, 포항의 물이 오른 패스워크는 말릴 수 없었다. 일류첸코의 원터치 패스를 팔로세비치가 깔끔하게 4번째 골로 연결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무려 21개의 슈팅을 시도한 뜨거운 포항의 공격력의 중심에는 일류첸코-팔로세비치의 콤비 플레이가 있다. 올 시즌 팀 전체 12골 중 9골을 책임진 일류첸코(5골 3도움), 팔로세비치(4골 2도움)은 이타적인 팀플레이로 훌륭한 시너지를 뽐내고 있다. '1588(일류첸코, 오닐, 팔로세비치, 팔라시오스)' 모두가 제 몫을 해내는 가운데 김기동 감독의 자신감을 다시 차오르고 있다.


상주 VS 포항 (출처 : K리그 유튜브)

- 수원 2 : 2 강원 : 4경기 연속골 VS 17슈팅 0골. 무승부는 누구에게 아쉬운가?

타가트는 오늘도 침묵했고, 고무열은 오늘도 폭발했다. (출처 : 대한축구연맹)

5경기 1승에 그친 수원은 강원을 상대로 묘한 자신감이 있었다. 높은 점유율, 패스 축구로 강원이 상승세에 있더라도 유독 이임생 감독에겐 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원은 강원을 상대로 2승 1무로 패배가 없다.) 강원은 3경기 연속골을 넣고 있는 고무열을 중심으로 조재완, 김승대, 김경중 등 발 빠른 공격수를 대거 투입했다. 또한 수원에서 오래 뛴 신세계를 선발 출전시키며 수원 공격진을 묶으려 했다. 한편 수원은 연이어 대형 실수를 범한 이종성을 빼고 구대영을 스리백의 한 축으로 선택했고, 부진에 빠진 타가트의 짝으로 크르피치를 세웠다. 극장골로 광주에 패배하며 충격에 빠진 수원은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이임생 감독은 중요한 승부처에서도 무득점에 조급한 타가트를 선발로 내세웠다.


전반 8분 타가트와 함께 나선 크르피치의 선제골이 터졌다. 안토니스가 내준 스루패스를 명준재가 빠르게 올렸고 크르피치가 슈팅한 공이 굴절되며 골망을 흔들었다. 강원은 2경기 연속 선제골을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전반전에 동점골을 넣으며 빠르게 팀을 정비했다. 전반 30분 신광훈의 로빙 패스를 빠르게 침투한 김경중이 논스톱으로 슈팅해 골로 연결했다. 뒤이어 김경중이 고무열의 빠른 패스를 반대편을 보고 슈팅했지만 아쉽게 골대를 맞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원은 침묵한 타가트를 빼고 한의권을 투입했다. 교체된 타가트는 벤치가 아닌 관중석으로 가서 스마트폰을 하는 모습이 찍혀 이임생 감독의 근심을 더했다. (타가트는 호주와 문화 차이라고 나중에 개인 SNS에 사과문을 올렸다.)


이임생 감독은 주장 염기훈을 투입했지만, 무려 700개의 패스를 주고받은 강원이 먼저 골을 뽑아냈다. 후반 18분 강원 고무열의 센스 있는 침투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조재완이 측면에서 빠르게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고무열이 순간적으로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며 파고들어 4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패색이 짙은 수원의 구세주는 김민우였다. 후반 38분 고승범의 절묘한 패스를 침착하게 수비수보다 먼저 따냈고, 정확하게 동점골로 연결했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골로 인정되며 이임생 감독을 다시 한번 지옥에서 구해냈다. 추가 시간 5분 동안 공방이 이어졌지만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6경기 동안 17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무득점에 그친 타가트. 8개 슈팅으로 무려 4골을 뽑아낸 순도 높은 고무열. 양 팀 공격수를 비교해보면 오히려 수원에게는 무승부가 다행일지도 모른다.

수원 VS 강원 (출처 : K리그 유튜브)

- 전북 1 : 0 인천 : 안정적인 수비 라인에서 매번 나오는 PK는 미스터리

최고령 스트라이커 이동국의 골행진은 여전히 현재진행중 (출처 : 대한축구연맹)

리그 1위 전북과 리그 최하위 인천의 맞대결은 오히려 쉽게 예상할 수 없는 경기였다. 인천은 골 실종, 결정적인 PK 허용으로 무너지고 있지만, 전체적인 조직력은 끈끈한 편이었다. 반면 전북은 독보적인 후반 막판 득점으로 승리를 챙기고 있지만, 예전처럼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중 포항 경기를 대비해서 전북은 이동국을 2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 올렸고, 외국인 선수 없이 U22 자원인 이성윤을 택했다. 반면 인천의 주장 이재성이 올해 첫 선발 출전하며 김정호-김연수를 이끌고 불안했던 수비진의 전체적인 안정감을 끌어올렸다.


수비적으로 나선 인천을 상대로 전북이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갔다. 하지만 위협적인 슈팅은 빠른 역습에 이은 간결한 마무리의 인천이 더 많았다. 전반 초반 김성주의 크로스에 이은 이종욱의 슈팅, 김호남의 강한 슈팅 모두 송범근이 선방했다. 최철순-한교원의 오른쪽 측면은 끈끈한 인천 수비에 막혀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팽팽한 1골 승부란 게 느껴질 무렵 인천은 전반전에 빠르게 이종욱 대신 지언학을 투입했고, 전북 역시 곧바로 이성윤을 빼고 무릴로를 투입하며 응수했다. 전반 41분 무릴로는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바이시클 슛을 시도하며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골로 연결하진 못했다.


하지만 투지 넘치는 수비를 펼치던 인천은 결국 또다시(!) PK에 울었다. 후반 10분 이동국이 가슴으로 트래핑한 공을 김연수가 막아서려다 핸드볼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노련한 이동국은 왼쪽 상단으로 강하게 공을 차 넣으며 결정적인 1골을 뽑아냈다. 뒤이어 23분에도 임은수의 핸드볼로 2번째 PK를 허용했지만, 김보경이 실축하며 동점골의 희망을 이어갔다. 지난해 MVP 김보경이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키커로 나섰지만 오히려 잘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승점 1점이 소중한 인천은 안진범을 투입했고, 후반 32분 왕성한 활동량의 무고사가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송범근에 또다시 막혔다. 결국 승리 DNA를 뽐낸 전북은 어쨌든 승리를 챙겼고, 경기력이 차츰 나아지고 있는 인천은 다음 경기 첫 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전북 VS 인천 (출처 : K리그 유튜브)

- 광주 3 : 1 부산 : K리그1 승격 동기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


꾸준한 활약으로 리그에서 살아남은 여름, 강민수(출처 : 광주, 부산 SNS)


2020 K리그1 승격 동기 광주와 부산이 중요한 길목에서 만났다. 나쁘지 않은 경기력에도 3연속 무승부로 하위권으로 처진 부산. 5라운드 극적인 결승골로 수원을 이기고 첫승을 따낸 광주. 작년 K리그2에서도 팽팽한 1대 1 무승부를 세 번이나 거뒀던 두 팀은 분위기 반등을 위해 반드시 1승이 필요했다. 광주는 윌리안-펠리페-엄원상 삼각편대를 가동했고, 부산 역시 김병오-이정협-이동준의 왕성한 활동량에 기대를 걸었다. 한편 6라운드는 군 복무를 제외하면 광주FC에서만 뛴 원클럽맨 여름의 200번째 출전 경기였다. 또한 전북, 수원, 울산, 제주 등을 거친 저니맨 강민수 역시 어느덧 400경기 출전을 앞뒀기에 의미 있는 맞대결이었다.


전반전은 골대의 불운과 골키퍼의 선방이 빠르게 오고 갔다. 전반 11분 광주 이으뜸의 프리킥이 골키퍼에 막혀 나온 것을 아슐마토프가 밀어 넣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핸드볼 파울로 골이 취소됐다. 뒤이어 윌리안이 가로챈 공을 빠르게 터닝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그러던 중 탄탄한 광주 수비라인의 찰나의 균형을 놓치지 않은 부산이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추가시간 이동준이 오른쪽 측면 돌파에 성공하고 이정협에 공을 건네주었다. 이정협은 욕심내지 않고 여유 있게 공을 넘겨줬고, 호물로가 강력한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광주는 부상당한 엄원상을 대신해 김정환, 임민혁을 넣고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최근 폭발적인 스피드로 광주 공격을 이끌던 엄원상이 박종우의 거친 태클에 실려나가자 모두가 아쉬워했다. 이으뜸, 김창수 등이 측면에서 노련하게 공격 전개를 펼치던 광주는 후반 16분 이으뜸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윌리안의 절묘한 동점골을 시작으로 골 폭격을 시작했다. 후반 24분 펠리페가 수비 뒷공간으로 넘어온 스로인 패스를 환상적인 감아차기로 역전골을 뽑았다. 펠리페는 침착하고 기술적인 슈팅으로 광주 공격을 이끌던 폭발력을 다시 증명했다. 답답한 부산이 맹추격을 했지만 굳게 지키던 광주는 교체 투입된 김주공까지 경기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뜨리며 완벽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 대구 6 : 0 서울 : 파격적 스쿼드, 더 파격적인 스코어


이 보다 더 완벽할 순 없다. 무관중 경기란 게 아쉬운 대구 (출처 : 대한축구연맹)

"할 말이 없는 하루다."  최용수 감독의 허탈한 인터뷰는 충격적인 대패에 당연한 결과였다. 대구를 상대로 서울은 U-22 자원을 5명(강상희, 양유민, 김주성, 김진야, 조영욱)이나 선발 출전시켰다. 강상희(0경기), 양유민(1경기) 모두 경기 출전 경험이 전무했지반 출전이 전부였지만 기회를 얻었고, 최용수 감독은 파격적인 젊은 스쿼드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대실패 했다. 대구의 에이스 세징야, 이미 리그에서 검증된 김대원, 정승원의 컨디션이 하필 최고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각 역할이 확실한 츠바사-김선민 중원 조합이 경기를 장악해버렸다. 서울을 속수무책으로 역습, 측면 공격에 치명타를 입었고, 경기 막판 루즈해진 분위기가 아니었다면 더 치욕적인 스코어가 나올 뻔했다.


대구의 첫 골은 팀플레이와 엉덩이(?)가 돋보였다. 전반 10분 수비를 뒤흔든 김대원이 우측의 정승원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정확하게 올린 크로스를 세징야가 골대 안까지 밀고 들어가며 선제골로 연결했다. 다음 역습 기회에서는 김대원이 직접 해결했다. 전반 34분 김대원이 수비수를 앞에 두고 정확하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2대 0을 만들었다. 뒤이어 세트피스 상황에서 박주영의 자책골까지 더해지자 서울은 이미 전의를 상실했다. 자신감이 붙은 김대원은 공간이 나면 곧장 중거리 슈팅을 마음껏 시도했다. 한편 왕성한 활동량의 김선민, 유연한 볼 배급의 츠바사 조합이 살아나자 대구의 역습은 불이 제대로 붙었다.


당황한 최용수 감독은 아드리아노, 한찬희를 투입했지만 대구는 개의치 않았다. 후반 7분 츠바사의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따낸 김대원이 이번에는 타이밍을 뺏는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과감한 돌파와 침착한 슈팅은 인상 깊었지만 5번째 골은 민망한 수준이었다. 후반 20분 츠바사가 찬 PK를 유상훈이 잘 막았지만 쇄도하던 정현철(?)이 자기 골문으로 공을 밀어 넣으며 어이없이 실점했다. 이 경기의 백미는 친정팀을 상대로 헤더 골을 기록한 덜 푸른 데얀이었다. 유독 대구에 강했던 서울이 와르르 굴욕적인 6대 0 대패를 기록했다. 2경기 10실점을 기록한 서울 수비라인 안정화는 그리 쉽게 될 것 같지가 않다.

대구 VS 서울 (출처 : K리그 유튜브)

- 내 맘대로 6R 베스트 일레븐


FW 고무열 일류첸코 펠리페

MF 김대원 팔로세비치 김선민 이스칸데로프

DF 김민우 이재성 김창수

GK 조현우


- 베스트골 : 김대원(대구FC) VS FC서울


FC서울의 수비 안정화를 위해 깜짝 선발로 나선 강상희, 양유민 등은 K리그 경험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97년생 김대원은 어느덧 5년 차 K리거로 잔뼈가 굵은 공격수였다. 지난해에는 무려 36경기를 뛰며 주전급으로 완벽하게 거듭났고, 넘치는 자신감을 제어할 선수는 서울에 아무도 없었다. 세징야의 첫 골도 김대원의 발끝에서 시작되었고, 전반전에도 정확하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맛도 봤다. 김대원은 후반 7분 적절한 타이밍의 쇄도, 일대일 상황에서 주저하지 않는 오른발 슈팅으로 경기를 아예 끝내버렸다. 폭발적이면서도 정확한 마무리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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