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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Jun 30. 2020

[9R] 우승과 강등이 걸린 승점 6점짜리 멸망전

2020 K리그1 9R 리뷰

선두권과 강등권의 선발명단. 무게감이 다르다. (출처 : 각구단 SNS)


운명의 장난인지 9라운드는 1,2위와 11위, 12위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미리 보는 결승전, 승강전에 각 팀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지난해 마지막 라운드에서 극적으로 희비가 엇갈린 전북과 울산은 공격적인 영입을 바탕으로 올해도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울산은 6월 4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로 최상의 분위기였고, 전북 역시 후반 막판에 승리 DNA를 뽐내며 꾸역꾸역 4연승 중이었다. 반면 최하위 인천과 한 계단 위 서울은 상처만 가득한 상태였다. 꼴찌 인천은 무고사, 케힌데, 부노자 모두 부상으로 떠났고, 경험 부족한 수비진은 계속 위험지역에서 파울을 범하며 무너졌다. 서울 역시 극악의 골 결정력, 무기력한 수비 조직력이 어우러져 반등의 여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보약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 외나무다리의 멸망전이었다.

간절한 승부의 결과는 의외로 찰나의 순간에 결정됐다. 전반 27분 김기희의 거친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이 선언되었고, 경기는 급격히 전북으로 기울었다. 작년 울산 유니폼을 입고 K리그 MVP를 타냈던 김보경은 왼쪽 발목은 다치고 그대로 교체 아웃되었고, 팬들의 기대는 절망으로 바뀌었다. 울산은 수적 열세에 놓여 체력적 부담은 갈수록 커졌고, 화끈한 난타전이 아닌 끌려다니는 형국으로 90분을 보냈다. 누적된 피로에 만회 골은커녕 경기 막판 쿠니모토의 개인기에 농락당하며 경쟁팀에게 뼈아픈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사이좋게(?) PK를 하나씩 실축한 인천과 서울의 경기는 더욱 안쓰러웠다. 슈퍼조커 윤주태의 결승골로 승패가 갈렸지만, 경기 내용은 그저 그런 1경기에 불과했다. 무의미한 크로스, 불필요한 거친 태클,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하는 선수 교체 등에서 간절함, 혹은 치열함을 엿볼 수 없었다.


- 광주 0 : 2 포항 : 5무 11패, 천적 징크스는 쉽게 끝나지 않는다.

광주는 천적 포항을 상대로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이어갔다. 포항은 K리그 1,2부를 통틀어 광주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였다. 통산전적이 무려 5무 10패로 좋은 분위기여도 광주는 유독 포항만 만나면 작아졌다. 최근 경기였던 2017년 11월에도 무려 0대 4 대패를 했던 만큼 박진섭 감독은 이를 갈고 나왔다. 펠리페, 엄원상, 여름 등이 공격적으로 초반부터 몰아쳤고, 빠른 공격 전개를 펼쳤다. 반면 포항은 베테랑 풀백 오범석을 선발 명단에 올렸다. 데뷔를 포항에서 했지만, 껄끄럽게 이적 후 다시 친정팀으로 돌아온 오범석은 준수한 복귀전을 치르며 건재함을 증명했다. 특히 발 빠른 엄원상, 윌리안의 측면 돌파를 노련한 협력 수비로 막아내며 경험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경기 초반 가장 빛난 선수는 골키퍼 강현무였다. 가벼운 몸놀림의 펠리페가 전반 8분 머리로, 전반 20분 왼발로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지만 온몸으로 막아냈다. 특히 펠리페의 강력한 터닝 슈팅을 얼굴로 막아내며 위기를 넘긴 건 백미였다. 거센 광주의 공격을 막아낸 포항은 전반 33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권완규의 크로스를 윤평국 골키퍼가 쳐냈지만, 공은 광주의 천적 팔라시오스에게 흘러갔다. 팔라시오스는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고, 광주에게 작년 1대 7의 악몽을 되새김질했다. 지난해 무패행진을 펼치던 광주는 안양 팔라시오스에게 2골을 헌납하며 대패했다. 매번 빠르게 교체 아웃되던 팔라시오스가 K리그1 데뷔골을 터뜨린 것도 포항에게 큰 수확이었다.


후반전 들어 박진섭 감독은 임민혁, 마르코, 김주공을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강현무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고, 김광석, 오범석 등 베테랑 수비수들은 침착하게 광주 공격을 무력화했다. 탄탄한 수비로 한골차 리드를 이끌던 포항은 결국 후반 42분 쐐기골을 뽑았다. 교체 투입된 이광혁이 올린 크로스를 송민규가 차분하게 이어받아 강력한 대포알 슈팅을 날렸다. 공은 윤평국이 손쓸 틈도 없이 빠르게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고, 포항의 광주 킬러 징크스는 계속됐다. 포항은 키맨 팔로세비치가 빠진 상황에도 시즌 첫 연승에 성공했고, 2선 공격 자원의 활약도 점점 무르익어가고 있다. 강현무의 순발력이 돋보이는 슈퍼세이브는 여전하고, 주전 풀백의 군입대 공백을 메워줄 멀티 플레이어 오범석의 합류로 포항은 상승세가 기대된다.


- 서울 1 : 0 인천 : 세계관 최강자들의 외나무다리 승부, 결말을 결국 사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였다. 11위 서울은 5연패 중이었고 무려 14골이나 허무하게 내주며 수비 조직력이 붕괴된 수준이었다. 게다가 박주영의 전북전 1골을 제외하면 득점도 아예 없어 반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12위로 꼴찌인 인천은 유일하게 1승도 없었고, 귀신같이 PK를 여러 차례 내주며 스스로 무너졌다. 시즌 초반 부진 후 극적인 잔류가 공식 같던 인천의 부진이 너무 길었다. 양 팀 모두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지는 건 둘째 치고, 1승이 간절한 상황에서 (다른 의미로) 초유의 관심사 '경인더비'가 펼쳐졌다. 결국 단두대 매치의 승자는 그나마 덜 못한 서울이었고, 생존왕 인천의 임완섭 감독은 끝내 K리그에서 생존하지 못했다.

 

PK만 보더라도 왜 두 팀이 하위권인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경기 초반 알리바예프, 한승규가 거듭 슈팅을 시도했지만 안정적으로 정산이 막아냈다. 매번 골문 앞 반칙에 울던 인천에 이번에는 기회가 왔다. 울산에서 서울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윤영선이 전반 40분 핸들링 반칙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주는 실수를 범했다. 무너진 수비 라인을 재정비하기 위해 투입된 윤영선의 뼈아픈 트래핑 실책이었다. 하지만 매번 PK를 내주는 데 익숙했던 인천은 차려진 밥상을 스스로 엎었다. 확실한 골잡이 무고사가 없는 상황에서 이우혁이 키커로 나섰지만,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린 자신감 없는 슈팅에 인천은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60분 어김없이 또 PK를 내줬다.


베테랑 박주영은 오른발로 자신 있게 찼지만, 정산은 정확하게 방향을 읽고 공을 막아냈다. 튕겨 나온 공을 재차 슈팅으로 시도했지만 야속하게도 골대로 향하지 않았다. 망연자실한 서울 선수들의 구세주로 등장한 건 슈퍼서브 윤주태였다. 발목 부상으로 재활 후 오랜만에 경기장에 나선 윤주태는 날카로운 오프 더 볼 움직임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후반 17분 마하지와 박주영의 경합에서 흘러나온 공을 수비수 사이에서 발 빠르게 따냈고,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인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인천은 주장 김호남의 중거리 슈팅을 제외하면 별다른 반격조차 하지 못했다. 무의미한 크로스, 헐거운 수비 조직력은 꼴찌 결정전의 씁쓸한 결과물이었다. 결국 임완섭 감독은 구단 사상 최초 7연패의 오명과 함께 사퇴했다. 그나마 서울은 이름이 무색한 슈퍼매치를 앞두고 극적인 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옛날의 명성을 되찾기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 부산 1 : 1 성남 : 골키퍼만 빛난 팀과 슈팅수 14회 1골의 팀의 총체적 난국

부산은 8라운드에서 드디어 대망의 첫 승을 거뒀다. 무승부를 4번이나 기록하며 한 끗 차이로 계속 미끄러지다가, 지난 인천전 김문환의 원더골로 극적인 1승을 거뒀다. 매경기 꾸준함을 보여주는 강철 체력의 김문환이 역시 선발 출전했고, 성남의 김영광에 맞서 베테랑 골키퍼 김호준이 골문을 지켰다. 첫 승의 기운을 연승으로 이어가려는 조덕제 감독의 상대는 성남 김남일 감독이었다. 리그 초반 돌풍을 일으킨 것과 대비되는 성남의 6월은 최악이었다. 대구, 울산, 수원, 상주에 나란히 4연패를 당했고, PK 1골을 제외하면 득점이 0이었다. 급하게 FC도쿄에서 임대로 국가대표 나상호를 영입했지만, 곧바로 선발 투입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컸다. 유인수, 양동현, 최병찬이 스리톱을 구축하고, 박태준, 김동현 등 어린 미드필더들이 중원 싸움에 나섰다.


경기 4분 만에 양동현의 과감한 슈팅이 돋보였다. 미드필드에서 연결받은 공을 먼 거리에서 정교하게 깔아찼는데 아쉽게도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멋진 성남의 공격이 아쉽게 무산된 후 의외의 순간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8분 이스칸데로프가 페널티 박스 안까지 전진했고, 이를 막으려던 박준강의 발에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굴러들어갔다. 뼈아픈 실수로 흐름을 내준 부산은 강민수, 도스톤벡도 골문을 두드렸지만, 탄탄한 성남 수비에 막혔다. 그런데 전반전 종료 직전 최지묵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성남 수비는 균열이 시작됐다. 김영광이 이정협, 호물로의 슈팅을 여러 차례 선방하며 리드를 지켰지만, 수적 열세 때문에 효과적인 역습은 나오지 못했다.


결국 부산의 에이스 호물로가 김영광이 지키는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3분 호물로가 먼  거리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골문 구석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호물로와 김문환은 골 셀레브레이션으로 양손 손가락을 2개씩 들어 보였다. 경남으로 임대를 떠나는 부산 원클럽맨 한지호의 등번호 22번을 뜻하는 의미 있는 세리머니였다. 성남은 후반 32분 나상호를 투입했지만, 곧바로 이창용이 비디오 판독 끝에 퇴장당하며 다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부산은 빈치씽코를 투입해 공중볼에 더욱 힘을 실었지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슈팅 1회와 김영광의 선방만 빛났던 성남, 2명이 퇴장당한 성남을 공략하지 못한 부산. 양 팀 모두 아쉬운 승점 1점에 만족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경기였다.


- 대구 2 : 1 강원 : 6경기 16득점, 대구의 6월은 뜨겁다!

전북, 울산의 양강 체제 바로 아래는 상주, 대구, 포항이 승승장구하며 촘촘히 중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어느덧 리그 1/3이 끝난 가운데 6월 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의 대구가 돋보인다. J리그에서 영입한 국가대표 구성윤이 K리그 데뷔 무대를 치렀고, 김대원, 세징야, 에드가 삼각편대를 가동했다. 반면 압도적인 점유율과 패스 횟수에도 불구하고 빈약한 골 결정력에 계속 울고 있는 강원은 고민이 깊어졌다. 김병수 감독은 한국영, 조지훈, 이현식을 미드필더로 내세우고 골가뭄을 해결해줄 선수로 김승대를 택했다.


전반전은 볼 점유율 확보에 나선 강원의 여러 차례 슈팅을 구성윤이 지켜내는 양상이었다. 우월한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구성윤이  임채민의 중거리슛, 이현식, 신광훈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냈다. 게다가 전반 38분 조재완의 크로스를 김경중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튕겨 나오는 불운까지 겹쳤다. 세징야의 날카로운 슈팅이 대구의 반격의 전부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병근 감독대행은 김동진을, 김병수 감독은 고무열을 투입하며 선제골을 노렸다. 거친 중원 싸움 끝에 첫 골은 골무원 에드가의 머리에서 나왔다. 후반 7분 정승원의 크로스를 츠바사가 머리로 올려줬고, 침착하게 에드가가 밀어 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를 지배하고도 먼저 실점을 한 강원은 더욱 라인을 올렸고, 대구는 뒷공간을 놓치지 않았다. 역습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강원은 코너킥을 허용했고, 이때 정태욱이 넘어지며 PK를 얻어냈다. 발끝이 매서운 세징야는 이를 놓치지 않으며 쐐기골을 뽑아냈다. 강원은 2골을 뒤진 상황에서 조지훈이 무리한 태클로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다. 경기 막판 고무열의 만회골이 터졌지만 경기 승자는 6연승의 대구였다. 코로나 19 여파로 제대로 된 연습을 하지 못했던 시즌 초반과 달리 대구 특유의 탄탄한 수비, 빠르고 정교한 역습이 제대로 먹혀들어가고 있다. 무려 6경기 16득점을 몰아넣는 대구의 폭발력은 작년 못지않다. 한편 고무열, 김승대를 투입하고도 3연패에 빠진 강원은 반등이 필요하다.


- 울산 0 : 2 전북 : 소문난 잔치에 이른 퇴장으로 급격히 기운 미리 보는 결승전

리그 1,2위 팀의 맞대결은 승점 6점짜리 경기다. 지난해 다득점에서 1골 뒤지며 아쉽게 우승, 준우승이 갈렸던 것을 기억하면 더욱더 중요한 승부였다. 지난해 1승 2무 1패로 팽팽했던 전북과 울산은 올해도 승점 1점차 1,2위 상태로 미리 보는 결승전을 펼쳤다. 기세는 오히려 2위 울산이 더 강력했다. 6월 내내 4연승 10골 0실점으로 완벽한 기세의 울산은 이청용도 부상에서 복귀했기 때문이다. 반면 전북은 4경기 전승이지만 아슬아슬한 1골 차 꾸역승이 많아 위험요소가 많았다. 하지만 주장 신진호가 경기 전 몸을 풀다가 어지러움으로 쓰러지며 김도훈 감독의 플랜은 조금씩 틀어졌다. 급하게 베테랑 공격수 이근호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8개월 만에 첫 선발 출전인 만큼 궁여지책이었다.


기선 제압을 위해 양 팀 모두 거친 몸싸움을 펼치며 경기는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손준호, 이근호 모두 초반에 경고를 받았고, 김태환 역시 신경전을 펼치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하지만 센터백 김기희의 무리한 플레이가 김도훈 감독의 어그러진 계획을 완벽하게 망쳤다. 김보경을 막아서려고 김기희가 무리하게 태클을 했고, 발목을 향한 거친 파울은 결국 다이렉트 퇴장 판정으로 이어졌다. 김보경은 부상으로 결국 무릴로와 교체되었고, 울산은 다급하게 불투이스를 투입했지만 쿠니모토, 무릴로, 이승기의 슈팅에 거듭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전반 44분 프리킥 상황에서 내준 공을 한교원이 날카로운 대각선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3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후반전 비욘존슨을 투입해 높이를 공략해보려 했지만, 이미 승부의 추는 전북에게 기울었다. 전북은 지도자 교육에서 복귀한 이동국을 투입해 추가골을 노렸고, 무릴로, 김진수의 슈팅을 아슬아슬하게 조현우가 막아내는 양상이 이어졌다. 울산은 후반 25분 이청용까지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추가시간 페널티 지역에서 김인성의 슈팅마저 송범근의 슈퍼세이브에 막히며 무릎을 꿇었다. 게다가 경기 종료 직전 쿠니모토가 완벽한 개인기로 측면을 허물고 골망을 흔들며 미리 보는 결승전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설영우, 윤빛가람의 수비를 가벼운 몸놀림으로 벗겨내고, 조현우가 꼼짝 못 할 코스로 날린 슈팅이 일품이었다. "이제 리그에서 한 번 졌다. 다음 경기 준비 잘하겠다" 김도훈 감독의 말은 무척 담담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미끄러져 우승을 놓친 작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변수인 퇴장이 발생하긴 했지만, 슈팅수(21대 4)만 보더라도 완벽하게 패한 경기였다.


- 수원 0 : 1 상주 : 예비역을 울린 현역 병장의 결승골

2승 2무 4패 승점 8점. 수원의 2년 연속 부진은 예상대로(?) 이어지고 있고, 악재만 들려온다. 팀 내 유일한 국가대표 홍철, 미드필더 유망주 송진규의 이적설은 물론이고, 유일한 희망 권창훈 복귀도 딱히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중원에서 고승범이 엄청난 활동량으로 맹활약하고 있지만, 중원 혹사→부상 코스의 최성근을 따라가지 않을까 과부하가 걱정이다. 4승 2무 2패 4위 상주는 정확히 수원과 반대다. 강등이 예정되어 있지만, 김태완 감독의 동기부여를 앞세워 상위권 싸움 중이다. 문선민, 권경원, 오세훈 등 주전 스쿼드만 놓고 보더라도 오히려 수원보다 앞서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김건희, 김민우 등 상무레서 좋은 모습을 보인 예비역이 총출동했지만 수원은 위력적이지 못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수원은 산뜻한 출발을 할'뻔'했다. 명준재가 측면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강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야속하게도 골대를 맞고 나왔다. 뒤이어 염기훈의 프리킥을 이창근이 쳐냈고, 강하게 압박을 시도했다. 전역 후 수원으로 복귀한 김건희 역시 선발 출전해 활발히 움직이며 상주를 괴롭혔고, 김민우, 고승범 등이 골문을 노렸다. 수원은 전반전 6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골로 연결하지 못해 조금씩 불안감을 더해갔다. 연이은 이창근의 선방과 권경원, 김진혁의 협력 수비로 무실점을 이어가던 상주는 결국 후반전에 승부수를 띄웠다. 김보섭 대신 문창진을 투입했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후반 41분 페널티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강상우가 빠르게 터닝 슈팅으로 연결하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5백에 가까운 수비 라인을 들고 나와 경기를 주도했던 수원에게 뼈아픈 한방이었다. 교체 투입된 한석희, 안토니스, 장호익이 분전했지만 경기를 뒤집을 힘은 없었다. 5승 4무로 홈경기에서만큼은 상주에 압도적이었던 수원은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지난 대구전 후반에만 내리 3골을 내주며 잃어버린 자신감은 쉽게 되살아나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다음 상대는 최근 극한의 상성을 자랑하는 서울, 게다가 연패 탈출에 성공한 그 팀이다. 이런 상황에서 슈퍼매치까지 진다면 과연 팬들의 분노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 내 맘대로 9R 베스트 일레븐

FW 쿠니모토 윤주태 세징야

MF 한교원 강상우 츠바사 송민규

DF 홍정호 정태욱 권경원

GK 강현무


- 베스트골 : 쿠니모토(전북현대) VS 울산현대

리그 무패를 달리던 울산을 격침시킨 건 전북의 좌우 윙어였다. 한교원의 선제골에 이어 종료 직전 쿠니모토의 환상적인 쐐기골은 완벽한 전북의 승리를 완성했다. 시간을 흘려보내려는 듯 측면에서 천천히 공을 지키던 쿠니모토가 갑자기 골대로 돌진했다. 윤빛가람, 설영우가 뒤늦게 따라붙었지만 이미 100% 지친 선수들의 압박은 위력이 없었다. 낮고 정확한 왼발 감아 차기로 조현우의 손끝까지 넘어선 쿠니모토는 올해 시즌 첫 골을 기분 좋게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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