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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Sep 21. 2020

[22R] 우승, 강등, 아챔 티켓. 각기 다른 목표

K리그1 22R 리뷰

9월 22일(일) 15시. 6개 경기장에서 K리그1 정규리그 최종 라운드가 동시에 펼쳐졌다. 22라운드까지의 성적을 토대로 상하위 6개 팀이 파이널 A, B로 나뉘어 5경기를 치른다. 울산, 전북, 상주, 포항, 대구가 이미 파이널 A 잔류를 결정지었고,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무려 5팀이 경쟁을 펼쳤다. 6위 강원부터 10위 부산까지 승점 3점 차이로 촘촘히 중위권을 형성했기에 긴장감은 매우 높았다. 결국 최후의 승자는 박진섭 감독이 이끄는 승격팀 

광주FC'였다. 8위였던 광주는 성남을 펠리페, 두현석의 골로 2대 0으로 잡고 2계단 오른 6위로 파이널 A 막차를 탔다. 올해는 임완섭, 최용수, 이임생 감독이 나란히 시즌 도중 사퇴를 할 정도로 치열했다. 그 와중에 당당히 강등 후보 1순위의 팀을 파이널 A로 끌어올린 박진섭 감독의 지도력이 돋보였다. 반면 기존 6위 강원은 후반전 염기훈의 세트피스 2방에 역전을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게다가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이 지난 2016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골을 기록하며 강원을 구한 한석종이라 더욱 가슴이 쓰렸다.

울산과 전북, 수원과 인천이 펼치는 우승과 강등 싸움도 더욱 흥미진진하다. 깜짝 전술이 아닌 안정적인 4-2-3-1 포메이션으로 돌아온 울산은 주니오의 원샷 원킬로 최하위 인천을 잡았다. 파이널 라운드 5경기를 위해서 부상이 있는 무고사를 끝까지 아낀 인천은 여러 차례 기회를 잡고도 아쉽게 패배했다. 울산이 무승을 끊고 도망가자, 전북 역시 2대 0 깔끔한 승리로 승점을 쌓아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수원이 후반 대역전승으로 승점 21점에 올랐고, 10위 부산 역시 동률이라 안심할 수 없다. 게다가 최근 5경기 2무 3패로 부산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원은 박건하 감독 이후 경기력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 본격적인 파이널 라운드 5경기가 더욱 치열하고 처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등, 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제각기 다른 목표를 가지고 피할 수 없는 정면 승부를 펼칠 5경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 전북 2 : 0 부산 : K리그1 우승 경쟁, 잔류 전쟁은 이제 시작

경쟁자 울산을 두 번이나 이기며 부진에서 탈출한 전북의 본 게임은 이제 시작이다. 스플릿 라운드 전 마지막 상대는 2013년 7월 이후 한 번도 지지 않은 부산이라 자신감도 충분했다. (최근 K리그1 부산 상대 9승 1무) 게다가 지난 FA컵 8강전에 구스타보의 해트트릭으로 5대 1 대승을 거둔 기억도 있었다. 구스타보는 당시 시즌 도중 합류해 두 번째 경기였는데도 후반 투입되어 9분 만에 3골을 넣으며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구스타보를 최전방에 세우고 조규성을 윙으로 돌렸다.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손준호를 대신해 신형민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반면 부산은 이정협, 강민수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고 이동준마저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조덕제 감독은 정성민을 원톱에 두고, 이상준, 김승준 등 새로운 얼굴을 대거 기용했다. 이전 라운드와 비교해 선발을 5명이나 바꿀 정도로 변화의 폭이 컸다.


전북은 경기 시작부터 세트피스로 선제골을 뽑았다. 전반 4분 김보경이 올린 공을 조규성이 잘라 들어가며 골망을 흔들었다. 윙어, 스트라이커를 오가며 지난 5월 대구전 이후 골맛을 보지 못했던 조규성이 오랜만에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전북은 홍정호의 헤더, 쿠니모토의 빈 골문을 향한 장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다. 부산도 전반 23분 스루 패스를 따내 이상준, 정성민이 재차 슈팅을 시도했지만 송범근이 침착하게 막아냈다. 위기를 벗어난 전북은 전반 36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지역 안에서 구스타보를 저지하다 도스톤벡이 반칙을 저질렀다.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구스타보가 침착하게 구석으로 꽂아 넣으며 두골 차로 달아났다. 이전 공격 장면에서 감각적인 헤더가 골대를 맞은 아쉬움을 달래주는 골이었다.


2실점하며 전반전을 끝낸 부산은 박종우, 김승준을 빼고 김정현, 김병오를 투입해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이미 2골을 넣은 전북은 수비 숫자를 늘리고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하지만 이용의 날카로운 크로스는 정교한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7분 한교원의 헤더, 구스타보의 헤더 모두 이용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부산은 빈치씽코까지 투입하며 전북을 압박했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세밀함이 부족했다. 오히려 전북은 주중 FA컵을 대비해 구스타보, 쿠니모토, 한교원 등 주전을 빼주며 체력 관리에도 성공했다. (물론 교체 투입된 이들이 바로우, 이승기, 이동국이라 무게감이 떨어지지 않았다.) "선수들의 목표 의식이 확실하다. 우리는 우승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신형민의 말처럼 전북의 본격적인 우승 레이스는 이제 시작이다. 반면 부진이 길어진 부산은 어느덧 꼴찌 인천과 한 경기 차 밖에 되지 않아 잔류를 목표로 해야 하는 상황이다.



- 서울 0 : 0 대구 : 골대 불운에 울었던 서울. 슈퍼매치 아직 한 경기 남았다.

대구는 난타전이 펼쳐진 지난 라운드 승리로 최고의 결과를 얻었다. '파이널 A 2년 연속 진출', 'K리그 팀 통산 200승', '세징야 40골-40도움 클럽'. 부진을 끊은 대구는 이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남은 경기를 치른다. 아울러 친정팀 서울을 상대로 본인의 대기록에 욕심을 보이는 데얀이 출격했다. 올 시즌 대구에 합류해 어느덧 8골 2도움을 기록한 데얀의 K리그 통산 기록은 197골 47도움이다. 3골만 더하면 이동국(228골)에 이어 두 번째 200골 달성이고, 도움 3개를 더하면 50-50 클럽 가입이다. 게다가 서울에서 154골을 넣었기에 데얀과 서울의 만남은 의미가 있다. 반면 갈길 바쁜 서울은 든든한 중원 장악력을 보여준 조커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진 게 아쉽다. 지난 6월 0대 6 대참사를 기억하는 서울은 반드시 대구를 이기고 파이널 A에 잔류해야만 했다. 김호영 감독대행은 박주영을 선발로 내세웠고, 정한민-한승규-조영욱으로 이어지는 젊은 피들의 활동량을 기대했다.


전반전 팽팽하게 맞선 두 팀은 나란히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대구는 전반 18분 세징야의 코너킥을 류재문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양한빈이 재빠르게 막아냈다. 뒤이어 2분 뒤에는 서울 박주영이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가까운 거리라 구성윤이 꼼짝할 수 없는 코스로 빠르게 휘어갔지만 운이 따르질 않았다. 더욱 불이 붙은 경기는 빠른 역습으로 공수 교대가 빨라졌다. 특히 전반 41분 세징야가 하프라인부터 빠르게 치고 올라고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린 건 명장면이었다. 결국 전반전은 0대 0으로 마무리되었고, 후반전에도 박주영은 다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후반 19분 역습 상황에서 박주영이 정확하게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또 골대를 맞고 나왔다.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사 역할을 해주던 박주영의 한방이 골대 불운에 막혔다.


팽팽한 균형을 깨기 위해 대구가 먼저 교체 카드를 를 사용했다. 대구는 후반 22분 츠바사, 류재문을 빼고 김대원, 이진현을 투입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에 맞서 서울 역시 정한민을 빼고 윤주태를 투입해 한방을 노렸다. 양 팀 모두 슈팅을 아끼지 않았으나 돋보인 건 골키퍼의 선방쇼였다. 특히 후반 37분 세징야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매끄러운 패스 플레이가 순식간에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까지 만들었으나, 양한빈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0대 0으로 그대로 끝났고, 서울은 7위로 미끄러지며 파이널 A 잔류에 실패했다. 서울은 올해 대구를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할 정도로 극강의 상성에 울었다. 게다가  팀을 떠난 데얀이 올 시즌 8골이 넣은 걸 보면 배가 아플 수밖에 없다. FC서울의 올 시즌 전체 득점은 고작 19골이기 때문이다. 서울, 성남, 수원, 인천. 수도권 팀들은 나란히 파이널 B로 떨어졌고, 올 시즌 슈퍼매치는 아직 한 경기 남았다.


- 포항 4 : 3 상주 : 퇴장, 골대, 판정. 그 무엇도 막을 수 없었던 포항의 집중력

지난해 파이널A 진출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포항과 상주. 하지만 올해는 두 팀 모두 상위권에 안정적으로 안착해 강등에 대한 부담 없이 맞대결을 펼칠 수 있었다. 짜임새 있는 공격과 수비의 균형으로 초반 돌풍을 일으킨 상주는 전역 선수가 대거 떠났음에도 김태완 감독의 지휘 아래 3위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하지만 상주는 올해 포항을 상대로 FA컵 8강, 리그 홈경기에서 연이어 패하며 약한 모습을 보였고, 22라운드를 복수의 장으로 삼았다. 포항은 일류첸코, 최영준이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지만, 상주의 에이스 강상우가 전역 후 풀백 자리에서도 맹활약을 하고 있어 든든하다. 게다가 맞대결에서 승리하면 다득점에서 앞서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어 분명한 보상도 기다리고 있었다.


송민규, 김광석 등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한 포항은 오히려 강력한 공격을 전반부터 퍼부었다. 전반 14분 코너킥에서 하창래의 헤더 골이 터졌지만, 파울이 선언돼 노골로 판정받았다. 하지만 포항은 전반 26분 이승모의 패스를 침착하게 컨트롤하고 감아 찬 팔로세비치의 활약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4분 뒤에도 박용우의 백패스 미스를 따내 팔로세비치가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순식간에 달아났다. 하지만 전반 38분 전민광이 오현규를 막아서다 다이렉트 퇴장을 당해 경기의 흐름이 급격히 상주 쪽으로 넘어갔다. 전반 종료 직전 김보섭의 강력한 다이렉트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포항의 불안한 2골 차 리드로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그리고 김태완 감독은 문선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하며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했다. 후반 12분 결국 포항은 페널티킥을 내줬고, 교체 투입된 문선민이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했다.


그리고 곧바로 정재희가 강현무의 키를 넘기는 헤더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유기적인 패스워크로 수비를 흔들고, 측면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공격 기회를 만든 상주의 팀 플레이가 돋보였다. 순식간에 동점이 된 경기는 상주의 흐름이었다. 게다가 후반 17분 김상원의 핸드볼로 또 PK를 내주자 포항의 패색이 짙어졌다. 하지만 강현무가 똑같은 코스로 찬 문선민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기사회생했다. 분위기를 바꾼 포항은 송민규를 투입했고, 투입 3분 만에 송민규가 정확한 헤더로 다시 앞서 나갔다. 난타전이 펼쳐진 막판 상주는 더욱 기세를 끌어올렸다. 후반 34분 문선민, 37분 정재희가 골대를 맞추더니 기어이 후반 39분 김민혁이 헤더 동점골을 뽑았다. 하지만 6골이 터진 난타전의 주인공은 종료 직전 해트트릭을 완성한 팔로세비치였다. 이승모가 커트한 공을 이어받아 침착하게 결승골로 마무리하며 극장 경기를 완성했다. 10명이서 싸웠지만 승리를 향한 투지와 집중력이 돋보인 포항은 명승부를 승리로 장식했다.



- 강원 1 : 2 수원 : 박건하 감독 첫 승보다 귀중한 후반 역전승의 경험

수원의 감독 선임은 이미 골든 타임을 지난 걸까? 감독대행 체제로 8경기나 버텼지만 순위는 갈수록 떨어졌고, 뒤늦게 박건하 감독을 선임했지만 아직 1무 1패로 첫 승을 올리지 못했다. 반면 독보적이었던 최하위 인천은 조성환 감독 선임 이후 최고의 상승세를 선보이며 어느덧 승점차를 '0'으로 만들었다. 벼랑 끝 수원에 비해 6위 강원은 나은 상황이지만 파이널 A 진출을 확정 짓지 못해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강원은 게다가 최악 수준의 잔디 탓에 홈에서 오히려 부진(2무 2패)하고 있어 불안한 상태였다. 수원은 김건희-한석희 투톱을 가동하고, 강원에 강한 염기훈과 부상에서 복귀한 전반기 에이스 고승범을 벤치에 준비시켰다. 이에 맞서 강원은 U22 자원 이광연에게 골문을 맡기고, 고무열-김지현-김경중의 활발한 침투에 힘을 실었다.


꼴찌와 승점이 같은 수원은 초반부터 강하게 골문을 두드렸다. 김건희, 한석희가 슈팅을 시도했고, 한석종을 중심으로 볼 점유율도 높여갔다. 강원은 먼 거리에서 시도한 중거리 슈팅이 유일한 공격이었지만, 수원 역시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여러 차례 빠른 뒷공간 침투로 한석희가 기회를 잡았지만 확실하게 마무리짓지 못했다. 골이 필요한 수원은 후반 투입과 동시에 박상혁을 대신해 공격수 타가트를 넣었다. 하지만 후반 7분 강원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오히려 선제골을 넣었다. 채광훈이 올린 공을 김지현과 민상기가 경합했는데, 그대로 민상기의 머리를 맞고 수원 골문으로 들어갔다. 김병수 감독은 김승대를 투입하며 높게 올라온 수원의 뒷공간을 노렸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반대로 수원은 후반 16분 염기훈을 투입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180도 바꿨다.


후반 32분 고승범이 교체 투입된 지 4분 만에 헤더 동점골을 터뜨렸다. 염기훈의 날카로운 코너킥을 수비수 틈 사이로 고승범이 절묘하게 뛰어올라 해결했다. 동점골 이후 4분 뒤 프리킥에서도 역시 전담 키커는 염기훈이었다. 절묘한 궤적의 패스를 이번에는 한석종이 방향을 바꾸는 헤더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2016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며 강원을 살렸던 한석종이 4년 후 강원의 파이널A를 가로막는 맹활약을 했다. "저에게 첫 승이기도 하지만 선수들이 역전하는 모습을 봤다는 점에서 더 기쁘다. 파이널 라운드에서 자신감을 갖고 뛸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박건하 감독의 말처럼 수원은 1승 이상의 중요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특히 매번 후반 막판에 체력 부족으로 무너졌던 모습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슈퍼매치는 1년에 두 번이면 족하다는 서울 한승규의 말이 무색하게, 수원과 서울은 파이널B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고, 인천과의 승점차는 다시 3점 차다.


- 성남 0 : 2 광주 : 창단 첫 파이널A 진출. 강등이 아닌 아챔을 바라보는 다크호스 광주

광주의 7경기 연속 무패(2승 5무) 기록은 지난 상주전 종료 직전 실점으로 아쉽게 끝났다. 하지만 상위권 팀을 상대로도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며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 광주의 창을 막아낼 방패는 수비만큼은 리그 상위권인 성남이다. 득점력은 다소 부족하지만(21경기 19골, 리그 10위), 짜임새 있는 5백을 바탕으로 24 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울산, 전북, 상주에 이어 최소 실점 4위) 게다가 성남은 승격 후 첫 경기를 펼친 광주에게 패배를 안긴 기억도 있다. 광주 유스 출신으로 K리그2에서도 광주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을 펼친 나상호가 이번엔 적으로 만났다. 김남일 감독은 김현성, 이스칸데로프 등 공격적인 자원을 나상호와 함께 투입해 승리를 노렸다. 반면 박진섭 감독은 퇴장 징계에서 복귀한 윌리안에게 측면을 맡겼고, 펠리페, 엄원상 삼각편대를 재가동했다.


경기 초반은 광주의 공격진이 주도했다. 펠리페와 윌리안이 최전방에서 상대를 압박했고, 엄원상은 중원에서도 활발하게 공격을 이끌었다. 결국 전반 12분 골잡이 펠리페가 선제골로 이어졌다. 펠리페는 임승겸과 강하게 몸싸움을 펼치면서도 머리와 발로 안정적으로 트래핑을 하며 돌파를 해 결국 골까지 만들었다.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저돌적으로 치고 들어갔고,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행운까지 따라 그대로 공은 골대로 굴러들어갔다. 이후에도 이으뜸, 박정수, 여름이 라인을 끌어올려 중원 싸움을 강하게 펼쳤고, 측면의 스피드와 펠리페의 슈팅을 활용한 공격을 계속했다. 성남은 이른 시간 윤용호를 투입하고, 여러 차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내내 득점력 빈곤에 약점을 노출했던 성남은 중요한 22라운드에서도 시원한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파이널A 잔류 희망을 위해선 승리와 다득점이 필요한 성남은 남아 있는 공격자원 양동현, 홍시후를 모두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역습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힘없는 슈팅으로 기회를 날리며 광주를 따라가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28분 윌리안의 커트 후 패스를 두현석이 따내 침착한 칩슛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골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광주는 끈질기게 상대 슈팅과 돌파를 막아내며, 타구장 경기 결과도 기다렸다. 때마침 수원도 강원(승점 24점)을 상대로 후반 막판 2골을 퍼부으며 승리했고, 서울(승점 25점) 역시 대구를 넘지 못하고 비겼다. 극적으로 다득점으로 6위로 오른 광주는 창단 첫 파이널 A 진출을 자축했다. "강한 팀들을 마주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은, 다크호스 같은 팀이 되겠다"는 박진섭 감독의 말처럼 광주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광주는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부상을 이겨내고 강등이 아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 진출까지 노릴 수 있게 되었다. (상주 상무 강등, FA컵 우승팀에 따라 아챔 티켓 획득의 기회는 넓어질 전망이다.)


- 인천 0 : 1 울산 : 최전방 스트라이커 에이스가 있고, 없고의 차이

리그 선두 울산, 꼴찌 인천. 하지만 두 팀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인천은 조커 송시우의 결승골에 힘입어 서울을 이겼고, '잔류왕'답게 어느덧 11위 수원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반면 올 시즌 2패밖에 없는 1위 울산의 분위기는 불안하다. 2패가 모두 경쟁자 전북에게 당한 일격이기 때문이다. 이제 승점차는 2점으로 한 경기로 우승, 준우승이 바뀔 수 있는 가시권에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성환 감독은 "호락호락하게 내주진 않을 거다. 김도훈 감독도 준비를 잘해야 할 것"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인터뷰까지 했다. 인천은 최근 6경기 4승 1무 1패로 어느 팀을 만나도 두렵지 않았다. 울산은 원두재에게 휴식을 주고 윤빛가람-신진호로 3선을 꾸렸으며, 최전방 주니오를 지원할 유망주 이동경, 박정인을 선발 투입했다. 반면 인천은 주득점원 무고사가 근육통으로 벤치에 앉아 100% 전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인천은 초반 아길라르, 김준범의 슈팅을 시작으로 거세게 울산을 몰아붙였다. 조현우의 침착한 선방이 아니었다면 이른 시간 울산이 실점할 위기가 제법 있었다. 아길라르는 최전방에서 측면, 중원으로 이어주는 패스는 물론 본인도 득점을 노리며 인천을 이끌었다. 하지만 울산은 울산이었고,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득점왕 주니오가 놓치지 않았다. 전반 25분 경합 상황에서 이동경이 머리로 연결한 공을 따내기 위해 주니오가 빠르게 침투했다. 슈팅 각도가 보이자 주니오는 곧장 강력한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시도했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22경기 24골이란 경이로운 페이스다. 이후 인천 역시 날카로운 역습을 펼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결국 인천은 조커 송시우를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했고, 김도혁의 중거리 슈팅으로 공격을 연이어 시도했다. 특히 김도혁의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승점 관리가 필수인 울산 김도훈 감독은 후반 22분 박정인 대신 정훈성을 교체하며 역습의 무게감을 높였다. 아울러 후반 37분 이동경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원두재를 투입해 지키기에 돌입했다. 인천은 울산보다 많은 유효슈팅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에 박차를 가했지만, 조현우의 선방과 울산 수비진의 짜임새 있는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 인천은 무고사를 결국 무리해서 투입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눈 앞에 불확실한 승점 1점을 노리다가 강등이 결정될 최종 파이널 라운드에 스트라이커를 잃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3경기 무승으로 주춤한 울산은 다시 깜짝 카드가 아닌 4-2-3-1 전술로 돌아와 승점을 챙겼다. 울산은 득점왕 주니오가 경기당 평균 1골 이상을 꾸준히 넣어주고 있고, 아직 선두를 지키고 있으니 객관적으로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작년과 달리 마지막에 웃기 위해선 파이널 라운드 전북과의 맞대결에서 '역전 준우승 트라우마'를 반드시 이겨내야만 한다.


- 내 맘대로 22R 베스트 일레븐

FW 주니오 펠리페 아길라르

MF 염기훈 팔로세비치 이승모 김보경

DF 이용 홍준호 정승현

GK 강현무


- 베스트골 : 팔로세비치(포항스틸러스) VS상주상무

전반전 수비수 퇴장, PK 2개, 3실점. 2골을 먼저 넣고 쉽게 승리를 따낼 줄 알았던 포항은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FA컵을 앞두고 송민규, 김광석 등에게 휴식을 줬지만, 치열한 경기는 쉽게 승부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후반 39분 김민혁이 동점골을 넣자 초조한 건 쫓기는 포항이었다. 측면의 크로스, 최전방의 패스 플레이가 살아나 위기를 여러 차례 노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항에는 축구도사 팔로세비치가 있었다. 그것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이미 2골을 기록하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었다. 3대 3으로 끝나가는 종료 직전 이승모가 절묘한 커트로 찬스를 만들었다. 크로스를 이어받은 팔로세비치는 차분하게 공을 컨트롤한 뒤 골키퍼 위치를 확인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결승골로 경기를 끝냈다. 오른 발목 부상 이후 복귀한 팔로세비치는 100% 컨디션이 아님에도 팀에 결정적인 골을 기록하며 3위 도약에 큰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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