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 제리치(경남), 니콜라오(가즈메탄), 최정원(오카야마), 유주안, 최정훈(임대복귀) / 우선지명 : 정상빈, 손호준(매탄고), 이성주(동국대), 강태원(숭실대) / 자유계약 : 박희준(중대부고)
OUT : 타가트(세레소오사카), 명준재, 박상혁(김천/입대), 김다솔(전남), 박희준(김해시청/임대), 김종우(광주), 이종성(성남/임대), 임상협(포항), 한의권(유럽), 이용혁(천안), 이이기, 이상민(안산), 김준형(수원FC), 이용언, 신상휘(계약 만료/해지), 크르피치, 이용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박건하호의 희망을 본 수원은 '선수단 몸집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팬들이 기대했던 부분이지만, 실제 행보는 더욱 놀라웠다. 11명이 한 번에 계약 만료, 해지, 이적으로 팀을 떠난다는 오피셜이 떴다. 이이기, 이용언, 신상휘 등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는 물론이고, 김종우, 이종성 유스 출신 중앙 미드필더도 나란히 팀을 떠났다. 권창훈의 여름 복귀가 예정된 상황에서 한석종, 고승범, 안토니스 등의 자원이 있어 큰 타격을 없을 전망이다. 한의권은 해외 진출을 도전했고, 김다솔, 임상협도 새 팀을 찾아 떠났다.
2020년 수원 최다 득점자 아담 타가트와의 예정된 이별은 결국 J리그로 행선지가 정해졌고, 박건하 감독은 제리치를 낙점했다. 2018년 K리그 데뷔 시즌에 24골을 퍼부었지만, 그 이후 부상과 감독과의 궁합 문제로 득점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타가트, 김건희, 한석희 등 부진하던 공격수를 살려낸 경험이 있는 스트라이커 출신 감독 박건하 감독 밑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J리그에서 귀국하는 왼발잡이 센터백 최정원을 영입했고, 괜히 유스 같은 느낌의 메탄(!) 출신 윙어 니콜라오도 이적했다. 여름에 권창훈의 복귀가 유력하지만, 최근 백승호 이적설만 보더라도 100% 정해진 바는 없다. 최대한 기존 자원으로 올 시즌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만 한다.
수원의 유니폼은 실망을 시킨 적이 거의 없다. (심지어 기이한 턱받이라 놀렸던 예전 홈 유니폼도 다시 보면 예쁘더라.) 올해도 푸마와 함께 스폰서 도이치모터스 BMW와 멋진 화보로 유니폼을 공개했다. 푸마의 기본 킷 스타일에도 청백적 컬러를 예쁘게 조합하니 역시나 평균 이상이다. 원정 유니폼은 밋밋한 흰색이 아니라 앞면에 은은한 상징 컬러 배치로 더욱 다채로운 맛이 있다. 역시 수원은 수원이다.
외국인 선수와 염기훈, 한석희 등 없이 승승장구했던 ACL에서 수원은 희망을 봤다. 양상민-민상기-장호익 스리백은 찰떡같은 호흡과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며 맹활약했다. 공격의 마무리는 다소 답답했지만, 수비력으로 토너먼트에서 살아남았다. 하지만 양상민, 헨리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새로 영입된 최정원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에이스 김민우를 비롯해 조성진, 최성근, 박형진 등 J리그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수원으로 돌아와 유용하게 보탬이 된 좋은 기억이 많기에, 안정적인 수비를 기대하고 있다. 박상혁이 군대로 떠났지만, 고승범-한석종이 지키는 중원은 어느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다. 물이 오른 활동력의 고승범과 공수 균형을 잡아주는 한석종의 조합은 이미 아시아 무대에서도 증명했다.
이와 함께 노련한 오버래핑과 수비를 보여주며 급성장한 김태환 역시 올해가 더 기대된다. 상대를 자극하면서도 영리하게 공격 가담, 협력 수비를 선보이는 건 리그 수준급이다. 문제는 공격이다. K리그 득점왕 출신 타가트가 떠난 빈자리를 제리치-한석희 빅 앤 스몰 조합이 메워줘야만 한다. 경기력이 좋았지만, 스탯이 부족했던 한석희가 제리치와 좋은 호흡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리빙 레전드 염기훈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어주지 말고, 행복 축구를 선물해줄 시간이다.
박건하 감독 부임 후 영입된 선수는 상주에서 제대한 한석종이 유일했다. 하지만 한석종의 영입으로 빈약한 수원 중원은 단숨에 강점으로 탈바꿈했다. 최근 몇 년간 고승범, 최성근이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두 선수 모두 수비 커버는 훌륭했지만, 볼 배급과 공수전환이 2% 부족했다. 게다가 지나친 혹사로 부상을 피할 수 없었고, 임시방편으로 신예 이상민이 중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석종이 붙박이 주전으로 나서며 전체적인 팀의 밸런스를 잡아줬다.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세트피스에서 절대적인 한방이 있는 염기훈이 없는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수원의 새로운 팀컬러가 돋보였다. 전체적인 미드필더 에너지 레벨이 한층 올라가 유기적으로 함께 압박하고, 빠르게 전진하는 중원 조합이 가능해졌다. 후반기만 뛰고도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한석종은 내년에도 박건하호의 핵심 선수로 뛸 전망이다.
김태환 엄청난 공수 가담과 상대를 도발하는 영리한 플레이로 지난 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게다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전에선 리그 데뷔골과 비슷한 중거리슛을 터뜨렸다. 비록 결정적 위기 상황에서 돌파하는 선수를 따라붙다 불운하게 8강에서 퇴장을 당했지만, 큰 교훈을 얻었다. 게다가 올해는 박건하 감독의 현역 시절 트레이드 마크 '옷깃 세리머니'를 따라 해 총애를 받은 데 이어, 등번호 18번까지 물려받았다. 올림픽 대표에 까지 차출되며 실력을 인정받은 수원 유스 출신 김태환. 신인답지 않게 주눅 들지 않고 거칠게 상대를 몰아붙이고, 중요한 순간엔 골까지 터뜨리는 멀티 플레이어의 성장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와 함께 정상빈, 손호준 등 연령별 대표 출신 유스 선수들도 빠르게 프로 무대에 활약을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게다가 리그 데뷔골도 터뜨린 오현규가 제대하고 돌아와도 놀랍게도 U22 카드다.)
# 2021년 2월 19일 이적 기준
# 사진출처 : 한국프로축구연맹, JTBC GOLF&SPORTS, 수원삼성 SNS, IB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