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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May 22. 2019

[U20WC] 남아공, 서로가 서로의 유력한 1승 제물

F조 2차전 상대 분석

남아프리카공화국 : 서로가 서로의 유력한 1승 제물

- 2019 U2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3위


#아프리카복병 #1승상대? #방심은금물

아프리카는 월드컵, 특히 청소년 월드컵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대륙이다. 그들은 특유의 유연함, 스피드를 바탕으로 완전한 성인 체격, 체력이 아닌 상대를 압도하곤 했다. 2005년 나이지리아의 준우승을 비롯해, 2015년(말리, 세네갈), 2013년(가나)에도 골고루 4강 팀을 배출했다. U20 월드컵에서 한국은 말리, 나이지리아, 카메룬, 기니 등 다양한 아프리카 국가와 만났다. 그리고 올해 상대는 2019 U2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3위로 올라온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다. 강호와 신예가 뒤엉켜 평준화된 아프리카 무대에서도 남아공은 꾸준한 강호에 속한다. 2019 U2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도 말리(12회), 나이지리아(10회), 가나(10회)에 이어 네 번째인 8회 출전국이다. U20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포르투갈, 아르헨티나에 비해 남아공은 전력이 그나마 비슷한 상대다. 와일드카드 제도로 조 3위까지도 본선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 만큼 무조건 잡아야 할 상대지만, 1승 제물로 쉽게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역습에 뒷공간을 내주면 조급함에 무너져 오히려 경기를 망칠 가능성이 높다.


#미미한공격 #짠물수비 #빠른카운터

모잠비크, 말라위를 예선에서 꺾고 U20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본선 무대에 오른 남아공은 수비력이 장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A조에서 나이지리아(2승 1무, 3골)에 이어 2위(1승 2무, 2골 1실점)를 차지했다. 2골 이상 거둔 경기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2골 이상 실점한 경기도 없었다. A조 1위 나이지리아, B조 1위 세네갈처럼 객관적 우세인 상대로는 수비에 초점을 맞추고 버티는 쪽을 택했다. 예선 1차전 니제르, 토너먼트 세네갈을 제외하고는 남아공의 골문을 흔들지 못했고, 특히 나이지리아는 남아공의 수비에 두 번이나 고전했다. 예선 2차전에서 0대 0으로 맥없이 비긴 나이지리아는 3,4위전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남아공은 나이지리아의 공격을 견고한 수비로 막아냈고, 간간이 날카로운 역습을 전개했다. 역시나 0대 0으로 정규 시간은 끝났고, 아쉬운  나이지리아는 승부차기 끝에 3대 5로 패배했다. 강한 상대의 빠른 템포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히 지키는 전술에 익숙한 남아공은 세계 무대에서도 비슷한 스타일로 상대를 괴롭힐 전망이다. 한골차 승부에 익숙하고, 조급 해지는 상대의 뒷공간을 빠른 스피드, 간결한 역습을 활용하는 남아공. 오히려 전통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골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 대표팀에 가장 까다로운 상대가 될 수 있다.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등 상대적 강팀을 대비한 스리백 전술과는 조금 다른 변칙 전술이 필요한 이유다.


#자국리그주축 #해외유망주합류 #의외의피지컬

38세 젊은 감독 타보 세농이 이끄는 남아공은 지난 2017년 U20 월드컵에도 출전했다. D조 4위 1무 2패로 탈락했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정예 멤버와 함께 개최지 폴란드로 향했다. U17 대표팀을 경험하고 남아공 프로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거 발탁됐고, 해외파 탁갈로 레샤벨라(레스터시티), 라일 포스터(AS모나코), 레오 테타니(보루시아도르트문트) 등도 포함됐다. 탁갈로 레사벨라는 레스터 시티 U18팀에서 U23팀으로 월반할 만큼 팀에서도 주목하는 유망주다. 남아공 프로 무대에서 17살이란 어린 나이에 골을 기록한 윙어 라일 포스터는 AS모나코의 선택을 받았다. 아직 1군 무대에 데뷔하진 못했지만 B팀 소속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워낙 유망주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클럽 소속이라 기대가 크다. 


하지만 U23팀, 리저브팀, 임대 등으로 1군 무대 경험이 없는 점에서 오히려 한국 대표팀보다 못하다. 대학생 2명(연세대 최준, 고려대 정호진)을 제외하면 전원이 K리그,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빠르게 프로 무대로 올라가 템포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한편 의외로 세트피스 상황에서 피지컬을 활용한 공격이 효과적일 전망이다. 센터백 기브오머 쿠페가 183cm로 필드 플레이어 중 최장신이고, 나머지 수비진도 180cm에 불과하다. 이번 한국 대표팀엔 타깃 스트라이커 오세훈(아산무궁화, 193cm)을 필두로 이재익(강원FC, 185cm), 김주성(FC서울, 186cm) 등 장신 수비수도 많다. 수비 위주 전술을 깨부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날카로운 세트피스, 간단하지만 강력한 롱볼 축구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 플래시백 : 답답한 무승부로 시작된 쿤밍의 악몽

6전 전승 우승으로 세계 무대에 진출한 한국. 하지만 본선에서 만난 앙리, 트레제게, 아넬카....... 등등... (출처 : 대한축구협회)
U20 월드컵 VS 남아프리카 공화국

통산전적 : 1전 1무
- 1997년 조별리그 0대0 무


한국에게 1997년 말레이시아는 악몽 같은 U20 월드컵이었다. 박이천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프랑스, 브라질, 남아공과 한 조에 편성되었다. 흔히 말하는 '죽음의 조'였지만, 남아공을 잡으면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아시아 예선에서 압도적인 전력차를 뽐냈고, 이관우, 안효연, 김도균, 박진섭 등 촉망받는 유망주도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회 직전 강호인 아르헨티나와의 평가전에서도 1대 1로 비기며 기대감을 높였다. 첫 경기 남아공전을 승리하면 최악의 경우라도 조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실제 경기가 시작하고 한국은 남아공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일대일 찬스에서 골 결정력 부족, 포스트바를 맞고 나오는 슈팅, 골키퍼 로버츠의 선방에 가로막혀 무득점으로 끝났다. 무려 28개의 슈팅을 날리며 남아공 골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종료 7분 전 이관우와 2명의 공격수가 무방비로 상대 문전을 파고들었지만, 마지막 슈팅이 골키퍼 손을 맞고 빗나가며 경기는 끝났다. 비겼지만, 진듯한 기분으로 맞이한 세계 최강 브라질, 프랑스전은  '쿠칭의 악몽'으로 이어졌다. 훗날 아트사커를 지휘한 앙리, 트레제게에 나란히 2골씩 내준 프랑스전(2대 4 패배), 아디일톤에게만 무려 6골을 헌납하며 무너진 브라질전(3대 10 패배). 첫 경기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게 내내 발목을 잡은 아쉬운 대회였다.  그러므로 이번 대회에서는 반드시 남아공의 짠물 수비를 뚫고 승점 3점을 챙겨야만 한다.



VS 남아공
2019.05.29(수) 22:30(한국시간) MBC, SBS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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