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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샘바리 Aug 09. 2019

한국 축구의 공격을 묻거든, 고개를 들어 독일을 보라!

2019/20 분데스리가 프리뷰

독일 분데스리가는 한국 축구 팬에게 제법 친근한 리그다. 리그 통산 98골로 독일을 넘어 유럽 무대까지 평정했던 레전드 차범근. '친한파' 아우크스부르크의 희망이자 마인츠, 볼프스부르크에서 약 10년간 활약한 구자철. 18살로 함부르크 역대 최연소 골 기록을 갈아치우고, 어느덧 세계 최고 공격수로 거듭난 손흥민. 한국의 자랑스러운 스타들이 분데스리가에서 성실함, 실력을 당당히 인정받았고,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분데스리가에서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꾸준히 활약한 선수가 5명(차범근, 손흥민, 차두리, 구자철, 지동원)이나 되고, 최근 조현우(대구FC)를 비롯해 다양한 선수들의 유럽 진출설에는 분데스리가가 빠지지 않는다. 단순 소속 선수 숫자뿐 아니라 활약도를 놓고 봐도 분데스리가는 한국 선수들에게 명실상부 제1순위다.


분데스리가 100경기 이상 출전한 레전드 3인방


유럽 무대에 도전하는 한국 선수들에게 분데스리가는 '외국인 선수 제한'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피파랭킹, A매치 출전 비율 등의 발급 조건이 까다로운 워크퍼밋(취업비자)이 필요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NON-EU(비유럽연합국가) 쿼터가 2~3명으로 경쟁이 치열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비해 진출 가능성이 더 높다. 게다가 독일은 축구협회, 에이전트와 지속적으로 유소년 네트워크를 유지하며 가성비 좋은 한국 유망주를 주목하고 있다. K리그를 평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럽 무대로 도전한 구자철, 홍정호, 이재성과 달리 어린 나이에 독일 무대에 적응 중인 선수들도 많아졌다. U20 월드컵 준우승 멤버 최민수는 함부르크 B팀으로 승격했고, 18세 이하 대표팀 에이스 박규현은 2년 임대로 베르더 브레멘에 합류했다.


독일 2부 리그 맹활약을 예고하는 이청용-이재성


2019/2020 시즌에는 모두 4명의 코리안 분데스리거가 1부 리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분데스리가 2부 역시 이재성, 서영재(홀슈타인 킬), 이청용(보훔), 박이영(상파울리), 최경록(칼스루어) 등 많은 선수가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 29경기 5골 7도움으로 팀에 빠르게 녹아든 이재성은 이미 2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올 시즌 개막전 잔트하우젠에서도 우측 공격수로 키 패스 5회 등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베테랑 이청용은 후반 교체 투입되어 오른쪽 측면 크로스로 상대의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우측 풀백 박이영도 90분간 활약하며 팀의 무승부를 이끌었다. 칼스루어에서 함께 2부 리그 승격에 성공한 최경록, 대학교에서 바로 독일로 이적해 4년간 뛰고 있는 서영재도 출격 대기 중이다.


★ 권창훈(프라이부르크) :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한국, 프랑스를 넘어 이제는 독일이다.


- 수원 삼성 블루윙즈(13~17) - 디종FCO(17~19) - 프라이부르크(19~)
- 17~19 디종FCO : 68경기 15골 4도움
- 13~17 수원삼성블루윙즈 : 92경기 18골 5도움


새 나라에서의 도전이 기대된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너무나도 교과서적인 입단 인터뷰에서 권창훈의 근본을 엿볼 수 있다. 수원, 디종 팬들 모두 권창훈의 성실하고 헌신적인 활약에 많은 사랑을 보냈다. 수원엔 FA컵 우승컵을, 디종에는 2부 리그 강등 탈출을 선물했던 에이스는 이제 독일 무대에 나선다. 낯선 리그, 새로운 팀에서도 정교한 왼발 슈팅, 과감한 돌파, 팀을 위한 헌신을 보여준다면 팀 내 최애 선수로 거듭나는 건 시간문제다. 오른쪽 윙이 주포지션이지만 중앙, 왼쪽, 최전방을 넘나들며 계속 기회를 노리는 부지런한 타입이다. 위치를 가리지 않는 다재다능한 공격력, 두 자릿수 골까지 돌파한 물이 오른 컨디션으로 자연스럽게 대표팀 핵심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아시안컵의 주인공은 아쉽게도 권창훈이 아니었다. 치명적인 아킬레스건 부상이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밖에 모르는 권창훈은 자기 방식대로 묵묵히 재활에 몰두하며 유럽에서 살아남았다. 군입대를 앞두고 중국, 중동의 어마어마한 돈은 뿌리치고, 오로지 더 높은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해 13위를 차지한 프라이부르크는 꾸준히 권창훈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수원 삼성 시절부터 스카우터를 보내 관찰했고, 프랑스 리그 활약에 이적료 300만 유로(약 40억 원)를 과감하게 지불했다. 2년 뒤 군입대를 앞두고, 지난해 치명적인 부상을 당했지만 프라이부르크는 그를 원했다. 권창훈은 리그 활약을 바탕으로 팀 내 최고 수준의 대우를 받고 프리시즌에도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번뜩이는 킥을 바탕으로 정우영과 함께 공격을 이끄는 모습을 선보일 전망이다. 다만 지난달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3~4주 정도 리그 초반 결장은 불가피하다.


★ 정우영(프라이부르크) : 2군 에이스, 유망주를 넘어 성인 무대 첫 도전장을 내밀다.


- 바이에른뮌헨(18~19) - 프라이부르크(19~)
- 18~19 바이에른 뮌헨Ⅱ : 29경기 13골 9도움 / 바이에른 뮌헨 : 2경기(리그1, 챔피언스리그1)


프라이부르크는 젊고 좋은 팀이다.
이곳에서 계속 발전하며 새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게 돕고 싶다


분데스리가 최고 클럽 바이에른 뮌헨의 첫 한국인 선수는 정우영이다. 크랙으로 평가받는 정우영은 대건고(인천유나이티드 U-18)에서 엄청난 재능을 선보이며 독일 무대로 이적했다. 2018년 1월 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당시 이적료 9억 원을 지불하고 핵심 유망주로 분류했다. 합류 이전 갑작스러운 1군 연습경기에 과감한 드리블로 안첼로티 감독, 프랑크 리베리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18/19 시즌 바이에른 뮌헨Ⅱ(4부 리그)에 합류해 에이스의 상징인 7번을 받았다. 리그 개막전에서 멀티골을 시작으로 빠른 스피드로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13골 9도움을 기록하며 바이에른 뮌헨Ⅱ의 3부 리그 승격을 이끌었다. 꾸준히 1군 연습에 합류하고 리그 데뷔전은 물론 나아가 지난해 11월 챔피언스리그 데뷔전까지 치렀다. 손흥민보다 2년이나 빠른 나이인 19살에 꿈의 무대를 밟은 것이다.


정우영은 꾸준히 경기를 뛸 수 있는 팀을 택했다. 마인츠, 아우크스부르크, 잘츠부르크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결국 이적료 450만 유로(약 59억 원)에 프라이부르크 유니폼을 입었다. 정우영을 중요한 자원으로 평가한 바이에른 뮌헨은 임대를 고려했지만, 바이백이 포함된 이적으로 결론이 났다. 99년생 유망주가 본격적인 리그 데뷔를 앞두고 팀의 기대도 높다. 친선경기 5경기에 모두 나와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감독의 눈도장도 찍었다. 17년간 프라이부르크 19세 팀을 지도했고,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는 전술 스타일상 정우영과 감독의 궁합도 좋을 전망이다. 30m를 3.79초에 주파하는 빠른 정우영은 중앙에서도 패스를 능숙하게 연계해나가는 스타일이다. 친선전에서 거친 태클로 부상을 입었지만 심각하지 않아 개막전 선발 출장도 예상된다.


★ 지동원(마인츠) : 내년을 기약. 부상이 발목을 잡은 베테랑 공격수


- 전남드래곤즈 (10~11) - 선덜랜드 (11~14) - 아우크스부르크 (13,14 임대) - 도르트문트 (14) - 아우크스부르크 (15~19) - 다름슈타트 98 (18 임대) - 마인츠05 (19~ )

- 18/19 다름슈타트 16경기 4골 1도움
- 17/18 아우크스부르크 3경기 / 다름슈타트 16경기 2골 4도움
- 16/17 아우크스부르크 36경기 4골 3도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몇 년 더 머무를 수 있었지만 스스로 새로운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19살의 나이로 K리그에 데뷔해 광양을 누볐던 슈퍼루키가 어느덧 잔뼈가 굵은 유럽리그 베테랑이 되었다. 어느덧 196경기 30골 17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를 넘나들며 10년째 유럽 무대에서 생존 중이다. 왕성하게 달릴 수 있는 187cm 공격수는 어떤 팀에서도 환영받는 자원이었다.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전방 압박을 시도하고, 멀티 플레이어란 점이 매우 매력적이다. 스트라이커, 양쪽 윙어는 물론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어떤 위치에서도 충분히 제 몫을 해내는 선수다. 특출난 단점이 없는 게 특징으로, 폭발적인 득점력은 부족하지만 유독 중요한 경기, 빅클럽을 상대로 골을 자주 넣었다. 첼시전 데뷔골, 맨체스터 시티전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 등이 인상적이었다. 올해 3월 리그 1위 도르트문트전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펼쳤다.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4개의 슈팅을 시도해 2골을 뽑아냈으며, 85%의 패스 성공률, 끈질긴 전방 압박으로 도르트문트를 꺾었다.


지동원은 거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2부를 오가며 꾸준히 활약했다. 지난해 마인츠를 상대로 후반 37분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골맛을 보고 너무 기쁜 나머지 골 셀레브레이션을 하다가 무릎 부상을 당했다. 6주가 지나고 복귀해 또다시 마인츠전에서 페널티킥을 유도하고 안정적인 연계 플레이로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새로운 도전을 원했던 지동원은 마인츠 선배 구자철의 조언에 따라 전격 이적을 결정했다. 지난해 팀 득점이 46골에 불과한 마인츠는 골가뭄 해소를 위해 지동원을 영입했다. 지동원이 특히 마인츠를 상대로 맹활약을 했기에 납득이 가는 영입이었다. 하지만 지동원은 아쉽게도 올 시즌 연골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2020년 1월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 천성훈(아우크스부르크) : 친한파 클럽의 새로운 미래, 장신 스트라이커


- 대건고 - FC아우크스부르크(19~)



거의 매일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요.
데뷔전을 치르고, 데뷔골도 넣고.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도 받고요.


아우크스부르크는 전통적인 '친한파'다. 지동원, 구자철이 '지구특공대'로 오랜 시간 맹활약했고, 중앙 수비수 홍정호도 뛴 적이 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지동원(125경기 16골 7도움), 구자철(155경기 23골 13도움)은 1부 무대 잔류에 큰 기여를 한 핵심 멤버였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재계약을 제의했지만 구자철은 카타르 알 가라파로 새로운 도전을 위해 떠났고, 지동원 역시 마인츠로 이적했다. 그리고 남은 한국 선수는 유망주 천성훈이다. 지난해 12월 전격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한 천성훈은 191cm의 장신 스트라이커다. U-19팀과 2군 경기를 소화하며 조금씩 성인 무대에 적응 중이다. 4월 슈투트가르트, 바이에른 레버쿠젠전 명단에 포함되었지만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다. 큰 키를 바탕으로 공중볼 경합이 장점이고, 준수한 발밑 플레이로 기능성을 엿볼 수 있다. 성인 무대에서 검증이 필요하지만 정식 1군 명단에 포함된 만큼 묵묵히 데뷔전을 기대하고 있다.




분데스리가 1R
SC프라이부르크 VS 마인츠05
8월 17일(토) 22:20
JTBC3FOX 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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