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쯤 일찍 퇴근하던 길
뛰다시피 역으로 향했다.
이왕 일찍 끝난 거
더 빨리 가고 싶었다.
그러다 할아버지를 보았다.
남루한 복장의 할아버지는 노숙인 같았다.
할아버지는
편의점 앞에 서 있었다.
특별할 것 없는 광경에
자꾸만 눈길이 간 건
할아버지의 눈이
오래도록 편의점 안을 행했기 때문이다.
그분의 시선을 따라간 곳엔
삼각김밥이 있었다.
배고픔..
이 시대에 배고픔을 이렇게 대놓고
갈구하고 있는게 맞나 싶었다.
걸음의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주머니를 뒤져봤지만
천 원짜리 한 장이 없다.
편의점에 가서 삼각김밥을 사드려야 하나
고민하다
휴대폰 결제하는 동안
할아버지는 이미 사라졌을 거야. 하는 판단과
집에 일찍 가야 한다.는 목적을 떠올렸다.
계속 걸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새삼스레 지나온 골목길의 코너를 되돌아갔다.
30미터쯤..
멀다고 하기도 뭐 하고
가깝다 하기도 뭐 한 그 거리에
할아버지는 느린 걸음으로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분명, 배고픔은 해결하지 못했을 것이다.
뭐라도 사다드릴걸. 하는 생각과
지금 드리면 진짜 늦는다. 하는 생각과
내일 만나면 꼭 드려야지. 하는 생각과
가방에 있는 빼빼로 라도 드릴걸. 하는 생각과
그래도 빈속에 빼빼로는 아니지. 하는 생각을 하다
돌아가신 아빠도
요양병원에 있지 않았으면
저랬을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하루가 지나도 생각이 나는 걸 보니
오늘 만난다면 뭐라도 드려야겠다. 생각한다.
나눌마음 먹었으면
애매하게
인색하지나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