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바람

by 오아

아무것도 아닌 안부에 흔들리는 사람이 되지 않길 바란다.

굳게 먹은 마음이 아무것도 아닌 인사에 스르르 풀리지 않길

또 바란다.


어린 시절 사랑받지 못한 경험의 부재가

어른이 된 지금

스멀스멀 피어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람에 쉽사리 흔들리고 싶지 않다

단단한 나무가 되고 싶다



바쁘고 슬픈 생일이었다.

아침과 저녁에 있던 나라가 달랐고

조금은 미친 여자처럼

웃다가 훌쩍이기를 반복했다


실감 나지 않는 일이었다.


일본 응급실에 있다 한국에 병동에 있고


축하와 안부와 걱정과 위로 같은

어우러지지 않을 것들이 시에 쏟아졌다


나는 생일이고 아이는 아프니까

그렇기는 한데

이게 참 오묘하다.


정신없는 상황에 어이없어 웃다가.

축하한다는 말에 울다가.


있지도 않은 엄마를 조용히 불러봤다.


"엄마. 나 생일인데 왜 이렇게 힘든 거야?"

그건 슬픔보다, 진심 어린 질문에 가까웠다.


그와중에 기분을 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진짜.. 그 와중에



백번은 넘게 생각했던 사람에게서 연락이 욌다.


"생일이네요. 잘 지내죠?" 한다


생일축하해.도 아니고 생일이네요.는 뭘까

아닌데요.라고 말해주어야. 하나

네 생일 맞아요.라고 해야 하나

오늘을 어떻게 잘 지냈다고 할 수 있을까요.라고 해야 하나

아님, 겨우 이런 문자를 보냈냐. 고 해야 하나

이런 문자라도 보내서 고맙다. 고해야 하나

생각하다


먼 거리의 사람에게 하듯

평이한 존중의 인사를 보냈다


그렇게. 생일축하해요 가 나왔고

건강하라는 일상적인 말로 안녕이 되었다.



불과 어젯밤 다짐했다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겠다고


일도 인정도 사랑도

다 내려놓겠다고


그런데 왜 오늘 또 일이 생기고

인정의 말이 오고

그 사람마저 연락이 오냔 말이다



기대고 싶었다.


저 오늘 힘들었어요.

하루가 이런데 어떻게 건강해요.

왜 연락한 거예요?

왜 연락 안 한 거예요?


하고.


하지만 그 사람에게

무거운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그래서 깃털 같은 그의 말들을

거울처럼 흉내 내 돌려 것이댜.


미움도 미련도 없는 모양으로..


이제 마음만 머리를 잘 따라주면 좋겠다.

그냥. 심장이 단단한 무언가가 되면 더 좋고



그러다. 안되면

또 여기에 끄적일 테지


진실과 허상을.

깃털의 무게를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