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좋겠습니다.

아주 이성적으로 말이죠

by 오아

불안에 잠식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감정에 빠져들지 않록 해야겠습니다.


일상을 묵묵히 지내다 보면

곧 다시 잘 살질 것을 압니다.


이적인 생각들로 머릿속을 채워나간다면

마음에 들지는 않아도

후회가 덜한 선택은 할 수 있 것 같습니다.


'대체 얼마나 객관화를 해야 또다시 편안질 수 있을까'

'왜 내게만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날까' 같은

생각과 거리를 어야겠습니다.

자기 연민에 빠지는 생각들을 경계해야겠습니다.


함께 울어주는 친구 있어 다행입니다.

어른스럽게 위로해주는 동생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마음 써가며 다독여주는 병원 관계자 분도 감사합니다.


통보를 받으며 그 대상이 내 아이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의 이기심에 소스라치게 놀면서도 당연하다 생각하며 이내 나의 생각을 합리화합니다.


나는 당신에게 무엇을 주기에 앞서

당신을 위해 무슨 결정을 하기에 앞서

당신을 마주하는 것부터 배워야 합니다.


당신의 자리는 사라진 지 오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결코 당신의 빈자리가 그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당신이 사라진 이후로 안정을 찾았습니다.


나의 최선은 당신을 미워하지 않는 것

그저 잊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신게 주어진 환경은

당신의 행동으로 인한 당연 결과라고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생때같은 아이들과

작고 작은 엄마를 무차별하게

폭행하며 우리 못살게 굴었던 당신게 주어진 당연한 결과라고 말입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어느 영화나 다큐처럼

당신을 용서하고 일상을 공유하는 일 따위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당신이 가한 모든 것들을 용서한 다하더라도

세계에, 나의 공간에 당신의 자리는 오래전 이미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당신께 정중히 묻고 싶습니다.


나는 모든 일을 혼자 결정하는데

왜 당신은 당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냐고

말입니다.


당신은 당신이 마신 술로 병원에 있고

당신이 피운 담배로 폐암을 의심받고 있습니다.

당신은 왜 당신이 만든 일로 책임지지 않는 것인요.


센터 퇴원 후 치료를 택하든

연명치료 거부를 택하든

그것은 당신이 선택해야 하는 일이 아닌가.


당신은 여전히 우리에게 잔인합니다.


나는 살아야 합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잘 살아야 합니다.


당신처럼 실패했다고 나락으로 빠져들

아이에게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주서도

모든 상황을 세상의 탓으로 돌서도 안 됩니다.


나는 당신과 다릅니다.

나에겐 지켜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나는 당신과 다르게 잘 살 것입니다.


당신이 우리의 죄책감을 당신이 덜어줄 수 방법을

알고 있다면 부디 그렇게 해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멈춰버린 뇌가

당신의 온전하지 못한 생각이

우리에게 잔인한 선택을 강요합니다.


나는 이성적인 생각을 탕으로

아주 객관적인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당신이 미워서

당신에게 복수하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 아니라는 것

당신이 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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