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미상

by 오아

내가 만들었지만 네가 승인했으면

그것은 너의 것이다


꼬박 세운 날이나 열정이나

진심 같은 건 내가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 너는 네가 가진 걸 알아야 한다

궁금해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 것이다.


네 것이 되기 위한 여정과 비전과

목적을 다시금 생각하고

네 것을 돌보며 키워나가야 한다.


자랑하러 만든 그 자리에서

대답은 내입이 아닌 네입에서

나와야 하는 것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

나를 탓하기에 앞서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남의 것을 아무렇지 않게 탐하는 건

욕심을 덕지덕지 붙인

혹부리 영감이 되고야 말겠다는 것과 같다


그것의 여정을 모른 채

껍데기만 주워 붙인다면

누더기를 입고야 마는 것이다


한탄과 원망의 나날은 생각보다 어렵다.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된 후 난 도망쳤다.


깊은 상처 후에 단단한 딱지가 생기듯이

두툼한 보호막을 입었니 괜찮을 것 같았다.


어느 날,

너도 잠시 스쳐가는 것일 뿐

주인이 아니라 했을 때


바통을 이어받은 너도

사실 진짜 주인은 아니라고 했을때


나는 내가 지키지 못한 그것을

참으로 안타까워했다


만들어 낸 그 시간들을 후회했다


의미 없이 소비되는 이름들과

사라져 간 무엇들과

지켜지지 않는 약속들이 개탄스러웠다


끝내 돌이킬 수 없게 만들고만

네가 참으로도 싫지만


무책임한 그를 앞세워

더 큰돈을 벌어들인 너희들이 더 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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