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oxopolitics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호현 Mar 28. 2022

31. 옥소폴리틱스 앞으로 2년의 계획

벌써 옥소폴리틱스가 2년이 되었습니다.


옥소폴리틱스 월간 활성 사용자 성장 그래프

옥소폴리틱스가 한 달에 14만 명이 찾는 앱이 되었습니다. 2년 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한 달에 1500명이 찾는 앱이었는데, 벌써 100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습니다. 정말 부족한 점 많은 앱임에도 불구하고 찾아주시고, 사용해 주시고 계신 부족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가장 긍정적인 점은 대선이 끝나도 일간 사용자 수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선거 때 잘하는 서비스보다 그동안 많은 정치 관련 스타트업에게 어려운 벽이었던 선거 끝나도 살아남는 서비스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해 왔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옥소폴리틱스의 향후 비전. 현재 1단계가 완성되었습니다.


1단계. 좌우가 함께하는 정치 커뮤니티


2년이 된 지금 옥소폴리틱스에게 가장 기적 같은 성공은 바로 좌우가 함께 하는 정치 커뮤니티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40배 성장한 사용자 숫자만큼 ‘사용자의 다양성’도 확보했습니다. 다른 정치적 생각이 ‘혐오스러운 이견’이 아니라 ‘궁금한 의견’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2년을 보냈고 결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호랑이(진보)와 사자(보수)가 서로 쫓아내고자 다투는 곳이 아닌, 없으면 허전한 곳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물론 완전히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시스템을 교란하는 사용자도 있고 사용자끼리 싸운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보부터 보수까지 많은 사용자들이 OX 응답으로 의견을 나누며 지금까지 공존했습니다. 그리고 성장했습니다. 모든 부족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옥소폴리틱스에게 ‘좌우가 함께하는 정치 커뮤니티’는 목적지가 아니라 첫 번째 단계입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해결했습니다.


새 소식을 듣는 채널 - 편향성의 문제


- 뉴스를 통해 소식을 접하기

- 평론가와 전문가들의 해설을 듣기

-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


‘듣기’ 과정에서는 ‘편향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유튜브 등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성향에 맞춰 뉴스와 의제를 추천합니다. 결과적으로 자신의 성향과 비슷한 언론과 사람의 말에 갇히게 됩니다. 타인의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기회는 줄어듭니다. 기술이 ‘확증편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더 크게 재생산하게 된 것입니다.


정치적 공론의 장 - 혐오와 적대의 문제


- 정치적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기

- 다른 사람과 토론하기


표현과정에서는 ‘혐오와 적대 문화 문제입니다. 생각이 다른 상대를 ‘없어져야  으로 상정하는 문화가 발언과 토론을 어렵게 합니다. ‘다른 입장을 인정하고 최선의 방향을 함께 찾는다.’ 자세보다는 인격을 공격하는 ‘비아냥 무조건 각을 세우려고 하는 ‘네거티브 전략 우리 정치에서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향후 2년간 옥소폴리틱스의 계획을 나누고자 합니다.



2단계. 정치 활동의 모든 것을 하는 곳 (2022년)


민주시민은 아래와 같은 정치활동을 해 나갑니다. 각 정치 활동 과정에 많은 비효율이 존재하며 개선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소셜 미디어 기술과 데이터 기술로 많은 점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정치에 참여하는 곳 - 효율성의 문제


- 청원을 통해 의제 설정에 참여하기

- 투표를 통해 결정에 참여하기


‘참여’ 과정에서는 ‘효율성’의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오프라인 투표는 노약자 및 재외국민의 접근성이 제한됩니다. 투명성이 보장된다면 투표 과정은 온라인으로 효율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백악관과 청와대는 ‘온라인 청원 시스템’을 통해서 참여 과정 일부를 온라인으로 효율화했습니다.


리더가 되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대변할 수 곳 - 정치 시스템의 개혁


- 스스로 대표자가 되기 위해 출마하기

- 스스로 의견을 대표하기 위해 정당을 조직하기


‘리드’ 과정은 가장 변화가 느린 영역입니다. 아직도 정당의 공천을 받아서 어떻게 대표자가 되는지 일반 시민의 머릿속에 선명하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대표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정치를 ‘그들만의 리그’로 여기는 문화가 고정됐습니다. 출마와 공천 그리고 선거 운동 등 정치 과정의 영역이 투명하지 않은 겁니다.


옥소폴리틱스는 지금까지 ‘편향성 문제’와 ‘혐오·적대적 토론 문화’ 일부를 개선했습니다. 정치 시스템에 참여하고 직접 대표자가 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가는 길은 이제부터 차근차근 걸어가겠습니다. 옥소폴리틱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치인에게 조언을 제공하고 비전이 명확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정치인이 되도록 돕는 앱, oxopolitics Pro를 지방선거 기간 베타 테스트를 거쳐 2022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조금 더 일찍 만들어 선거때 본격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쉽지만 정치는 선거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하반기에는 미국 진출도 계획이 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의미있는 정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앱을 미국에 가져가 세계 시민과 함께 소통할 생각입니다. 정말 어려운 일이겠지만 설레는 일입니다.




3단계. 새로운 거버넌스 플랫폼 (2023년)


정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는 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세계 경제는 이미 국가의 경계를 넘나들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의사결정 단위 역시 개별 국가 차원을 넘어선 지 오래되었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커뮤니티가 ‘국가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커뮤니티의 의사 결정은 세계 경제에 매우 큰 파급 효과를 미칩니다. 하지만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적습니다. ‘뉴 노멀 시대’의 경제 네트워크에서 의사 결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결과적으로 의사결정 과정의 핵심은 ‘정치’입니다. 많은 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탈중앙화 된 자율조직)가 여러 가지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탈중앙화 된 자율조직에서도 ‘정치’라는 의사결정 과정은 피할 수 없습니다.


정치의 핵심은 ‘자원을 배분하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고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다수가 동의하는 자원 배분 원칙’을 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탈정치’가 이뤄진다면 약자의 참정권은 제한되고 경제의 안정성은 침해됩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약자가 저항해 시스템이 무너지고 재건하는 역사가 세계에서 반복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역사는 비트코인 캐시와 비트코인 골드, 그리고 이더리움과 이더리움 클래식의 하드 포크 사례를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도 반복되었습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서도 수많은 안건에 대하여 서로 다른 입장 차이가 존재했고 단순히 보유한 코인이 많다는 이유로 소수가 의사 결정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악의를 가진 누군가가 가짜 뉴스를 통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참여자를 호도하여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횡’을 막기 위해 코인 경제와 DAO에서도 올바른 정치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정치의 모습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학교와 회사, 국가와 탈중앙화  조직, 동문회와 세계 정부 등은 어떻게 의견을 모아야 할까요? 법과 행정과 사법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새로운 시스템에 맞는 체제는 ‘대통령제일까요 ‘의원내각제일까요 ‘직접민주주의일까요. 아니면 전혀 다른 새로운 정치체제일까요?


옥소폴리틱스에는 OX로 모은 의견을 기반으로 가상 입법을 스마트 컨트렉트 형식으로 하고, 스마트 컨트렉트에 기반해 행정과 사법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버넌스를 꿈꾸고 있습니다. 탈중앙화 된 정치가 목표는 아니지만 모두가 참여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탈중앙화가 되어 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체제가 미래 시대에 맞는 최선의 정치일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정치를 애자일 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실험 플랫폼’입니다. 입법 · 사법 · 행정의 영역에서 다양한 정치 실험을 하고 문제점을 수정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스타트업을 닮은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옥소폴리틱스의 미션인 ‘모든 사람의 모든 생각’을 반영한 ‘실험 플랫폼’을 만들고자 합니다. 더 나은 체제를 반복된 실험을 통해 만들어가는 ‘애자일 민주주의 발전 플랫폼’이 목표입니다.


앞으로 2년 동안 3단계까지 완성되면 옥소폴리틱스는 크고 작은 조직을 위해 ‘모든 사람의 모든 생각’을 현실에서 구현하게 됩니다. 진보부터 보수까지 모든 생각이 모여서 법이 되고 행정이 되고 사법이 되는 Universal Governance System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모든 정치 과정이 투명하게 토큰화 되어 보이는 거버넌스 시스템을 꿈꿉니다. 정치권력의 흐름과 유권자의 생각, 토론 과정, 투표와 입법 등 ‘정치 활동’은 투명하고 공평하게 공개될 것입니다.


민주 사회에서 의사 결정은 조직과 사람 · 상황을 가리지 않고 항상 ‘민주적’으로 되어야 합니다. 소외된 사람이 없도록 모든 생각을 반영해서 조직은 움직여야 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결정에 수긍할 수 있게 먼저 데이터와 과정이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합니다.


옥소폴리틱스는 ‘모든 사람의 모든 생각’을 눈에 보이는 데이터로 만듭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민주주의 실험 플랫폼’을 만듭니다. 앞으로 2년 동안 옥소폴리틱스가 가는 길을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30. 선진국 대한민국의 정치 시스템 변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