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세가지 불평등: 돈, 인맥, 정보의 갭을 매우는 일
실리콘밸리는 지상 낙원이 아닙니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에게는 장점이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서울 좋아" 또는 "서울 안 좋아"라는 말로 서울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다양하게 보고 다양하게 생각해 보고 또 어느 정도의 체험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는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부유한 가정 출신의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의 성공이 성공이 아닌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많은 공부와 노력 끝에 그들이 추구하던 것을 이루어 내었습니다. 부자라고 공부하고 취업하고 창업하는게 상대적으로는 쉬울 수 있지만 절대적으로 쉬운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부자와 서민 간 돈의 차이도 분명히 크지만 정보의 격차는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미국 유학과 해외 취업이라는 것이 실제보다 너무 크게 부풀려져있고 실리콘밸리 사람들의 성공이 너무 크게 부풀려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떻게 유학을 가고 어떻게 하면 실리콘밸리에 취업할 수 있고 어떻게하면 실리콘밸리 회사 같은 회사들을 우리나라에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정도가 부자들 사이에서는 상식처럼 돌아다니지만 서민들 사이에서는 딴 세상 이야기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도 중요하고 도전도 중요하고 노력도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정보가 확실하면 돈이 가져다주는 출발점의 불평등과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훨씬 줄어듭니다.
우리 사회에는
1. 돈
2. 인맥
3. 정보
의 불균형은 분명 존재합니다.
돈의 불균형은 가장 근본적인 문제이고 사회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현 정권은 소득 주도 성장은 돈의 불균형을 깨려고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성공하게 될지, 잘 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 지향점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문재인 정권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이고 정말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인맥의 불균형 또한 깨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더 어울려 사는 사회가 필요합니다.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모이는 대학이 어느정도 그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합니다. 드라마 등을 통해 부자들과 기업들에 대해 반감을 가지게 만든 사회 분위기는 부자들과 서민들이 더 섞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부자들은 돈만 아는 나쁜 사람들이 아니고 서민들의 고혈을 착취해 그들만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나름대로 자신의 사업을 통해, 지적 역량을 통해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사람입니다.
지금의 강남은 평생 강남 사람들끼리 노는 성채가 되었고, 그곳에 들어가야만 대한민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의식이 생겨서 위장 전입이 난무하였고, 기득권이 공고화되었습니다. 분당, 판교도 강남의 아류가 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강남 사람들이 강북에 가면 상대적으로 발전되지 않은 모습에 충격을 받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 양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입니다. 전국의 각지가 각각의 특색을 가지고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사회가 필요합니다. 그게 지방자치를 강화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뉴욕과 LA와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가 전혀 다른 색을 가지고 전혀 다른 이유로 자랑스러워하는 것 처럼 강남과 강북과 광주와 대구와 부산과 대전과 강릉이 각각 자신의 도시를 자랑스러워하는 다양성의 사회가 올 때 인맥의 불균형도 해소되고 서로 소통하는 사회가 올 것입니다.
정보의 불균형은 우리가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정부의 도움도 사회의 변화도 기다릴 필요가 없는 문제입니다. 서로의 의견에 귀귀울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며 건강하게 토론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반감을 갖게 되는 이유는 "네가 말하고 있는 것이 정답이 아니야"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입니다. 더 이상 개발을 통한 발전이 통하지 않기에 개발도상국이 아닙니다. 한 방향으로 가던 개발 도상에서는 정답이 존재했습니다. 노력하고 근면 성실하고 도전하는게 정답이었습니다. 돈을 이용해 불로소득을 얻는 것은 단순히 악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부자든 서민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외국인이든 반사회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든 각자의 역량으로 사회에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는 곳이 선진국입니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다양한 전문적 의견을 토론을 통해 교류하고 결정을 해 나갑니다.
이제 정보 독점으로 지도층이 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기술은 오픈소스 되었고 정보는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한 것이 되었고, 세바시와 태용의 영상들과 유투브의 수많은 영상들과 임정욱 스타트업 센터장님의 트윗/페북 포스팅 등으로 혁신에 대한 이야기는 상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내가 실리콘밸리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창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우리나라가 혁신 경제 체제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에 대한 답이 아주 다양하게 나와서 상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 한 사람의 대답이 아닌 다양한 시각에서의 소통과 토론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만들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노력하고 도전하라"는 좋은 대답일 수 있지만 수 많은 대답 중 하나였으면 좋겠습니다.
누구의 말도 정답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엄청나게 많고 다양한 정보를 통해 각 사람이 자신의 맥락에 맞는 답을 찾아가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