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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호현 Feb 06. 2020

3. 좌우가 아닌 2차원 정치가 필요한 이유

20대 보수와 60대 보수는 전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20대의 보수화는 386세대의 책임이다?

최근 20대 남성의 보수화가 여러 각도에서 논의되고 있다. 구글에 '20대 보수화'를 검색하였더니 다음의 제목들이 나타났다. 제목만 봐도 여러 시각에서 20대 보수화를 바라보고 있으며, 진보 성향의 기성세대는 그들의 마음을 잡지 못한 것을 자책하고 있으며 보수 성향의 기성세대는 반색하며 진보 세력의 비난하는데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1차원적 정치 스펙트럼


그런데 나는 이것이 정치를 1차원으로 바라보기에 일어나는 착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1차원적으로 본 정치는 다음과 같이 보인다.

1차원 정치 지형도

386세대로 대변되는 40대~50대 세대가 진보로 끌고 갔던 우리나라의 이념을 20~30대가 다시 보수로 돌려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대한민국 20대를 위한 생존 가이드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20대는 우리나라 역사에 처음 등장한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세대이다.


2차원적 정치 지형도


그래서 2차원으로 본 정치 지형도는 다음과 같다.


2차원 정치 지형도


이렇게 보면 60대 이상과 20~30대의 거리는 40대보다 훨씬 더 멀다. 사회주의, 자유주의의 이념의 스펙트럼보다 더 거대한 기본 욕구와 가치관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다.


각 세대별 집단적 생각의 차이


60대 이상의 보수는 공산주의의 반대의 개념으로서의 자유주의의 성격을 갖는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어보았거나 잃은 직후에 태어난 세대가 더 이상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는 비극적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외치는 자유주의이다. 또한 잘 나가는 사람들이 더 잘 나갈 자유이기도 하다. 잘 되는 첫째 아들에게 소팔고 돈을 몰아주어서 다른 자식들은 교육의 기회가 없어질 지라도 첫째가 잘 나가면 된다는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지지하고 복지는 부자들의 소비로 이루어지는 낙수효과를 지향한다.


40대 이상의 진보 세대는 윗세대의 반공과 독재적 경제 성장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세대이다. 그들은 다 같이 잘 사는 사회, 소수가 권력을 독점하지 않는 사회를 꿈꿔왔다. 30여 년의 투쟁 끝에 그들은 촛불 혁명의 주도 세력이 되고 검찰에 주어진 과도한 힘을 법적으로 견제해내고 적폐 청산의 이름으로 과거의 폭력적이고 불공정했던 관행과 법들을 철폐해갔다. 그 과정에서 윗세대로부터는 '너네만 옳으냐? 너네만 정의롭냐? 왜 우리가 이룬 것을 빼앗으려고 하냐?'라는 반발을 들었고 청년세대로부터는 '과연 이러한 평준화가 공정하냐?, 왜 무섭게 칼춤을 추냐?, 너네는 얼마나 깨끗하냐?, 너네도 꼰대다.'라는 문제제기를 듣게 되었다.


20~30대 청년 세대에게 자유주의는 내가 내 맘대로 살 수 있는 자유이다. 이미 공산주의가 우리를 위협할 수 없다는 것도 알고 태어날 때부터 여유 있게 자란 세대이다. 그렇지만 모두가 잘 사는 인구밀도 높은 나라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태어날 때부터 극심한 경쟁에 시달려야 했다. 게다가 사회는 한 가지 기준으로 모든 사람을 평가하는 세대였다. 이제 다양한 기준으로 내가 타고난 대로 자아실현을 하면서 살겠다는 '선진국형'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세대의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생각을 가진 것도 아니고 일반적으로 이해되고 있는 각 세대의 집단적 특성을 서술한 것일 뿐이다. 20대 중에도 반공정신 투철한 사람들도 있고 60대 이상에도 자아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다.


60대 보수는 20대 보수와 가치관을 공유하지 않는다


생존을 위한 자기의 희생이 내면화되어 있는 60대 보수와는 달리 20대 보수는 누구를 위해서도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려 하는 세대이다. 그들이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집단의 성공은 이미 된 상태에서 개인의 행복을 이루어가는 것이 당면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 둘을 같은 보수로 묶는다는 것은 잠시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고 같은 차에 태워버리는 것과 같을 수 있다. 둘의 최종 목적지는 완전히 다르다.


새로운 청년 세대의 가치관을 대변하고 있는 정치 집단은 현재로서는 없다. 대기업 위주의 반공을 외치는 생존의 시대의 정치 세력도, 다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정치 세력도, 자아실현을 하겠다고 하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세대를 대변할 수는 없다. 자아실현의 세대는 다양성의 정치가 필요하다.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 집 가진 사람은 집 값이 올랐으면 좋겠다고, 집 없는 사람은 내렸으면 좋겠다고 솔직히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합의점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정치 체제가 필요하다.


데이터에 기반한 2차원 정치 지형도


새로운 정치 체제를 만드는 첫걸음으로 정치 데이터를 이용해서 2차원의 정치 지형도를 만드는 프로젝트, https://oxopolitics.com/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너무나도 미약한 단계이고 올해 내에 정치 지형도를 만들어 추가하는 것이 목표이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꼭 시민들이 직접 만드는 데이터에 기반한 실시간 정치 지형도를 만들어보고 싶다.


현재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테스트 중인 정치 지형도 프로토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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