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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호현 Apr 19. 2020

9. 싸우지 않고 의사 결정을 하는 방법

Community Decision Making

여러 역할과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때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높은 사람이 자기 마음대로 하면 쉬울 수 있지만 그것도 회사가 커질수록 어려워진다. 그리고 의사결정이 어려운 것은 회사뿐만이 아니다. 가정, 국가, 사회도 마찬가지 문제를 갖는다. 


내가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면서 배운 여러 사람이 회의를 통해 합의에 도달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 (Community Decision Making Process)은 다음과 같다.


Community Decision Making Process

1. 모든 옵션을 써본다. List all the options.
2. 데이터에 기반하여 입장을 정한다. Take a data-driven perspective.
3. 각자의 입장에 기반하여 변증법을 이용하여 토론한다. Use dialectic. Think outside the box.
4. 동의가 되지 않아도 합의점에 따른다. Disagree and Commit.


1. 모든 옵션을 써본다. List all the options.


서로 싸우거나 토론을 전에 어떤 옵션들이 가능한지를 써본다. 지금 두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이 가진 의견들이 가장 좋은 의견들이 아닐 수도 있다. 최대한 많은 옵션들을 써본다. 


예를 들어, A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둘 지 B 프로젝트에 우선순위를 둘 지에 따라 갈등이 생길 때 바로 토론에 들어가면 A가 좋은지 B가 좋은지에 대한 싸움이 될 수 있다. 그 대신 다음과 같은 옵션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 둘 중 하나만 한다. - 10:0 배분

2. 자원 배분을 조정해서 둘 다 좀 느리게 한다. - 5:5 배분

3. 둘 중 하나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한다. - 7:3 배분

4. 자원을 늘려서 둘 다 100%의 속도를 낼 수 있게 한다 - 10:10 배분 (20으로 자원을 늘림)

5. 둘 다 포기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한다


이렇게 써 놓으면 단순히 두 팀이 싸우는 데에서 벗어나 틀 밖에서 더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


2. 데이터에 기반하여 입장을 정한다. Take a data-driven perspective.


무조건 조직을 위해 좋은 방향으로 하자라는 생각은 위선을 낳기 쉽다. 각 팀의 입장과 개인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은 다른 프로젝트에 자원이 배정되면 우리 프로젝트 팀원들이 잘리거나 사기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일 수 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이러한 사안도 토론의 주제로 포함시켜야 한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거나 회사의 미션의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데이터를 가지고 입장을 정해야 한다. 단순히 이게 더 좋아 보인다라는 것으로는 토론이 아닌 싸움만 된다. 


데이터에 기반하지 않고 각자의 입장이 없는 상태에서 토론을 하면 결국 위계가 높은 사람이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역할을 중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로덕트 매니저는 프로덕트 관점에서, 엔지니어는 엔지니어 관점에서, 디자이너는 디자이너 관점에서, 경영자는 경영의 관점에서 문제를 접근하고 데이터를 해석해서 토론을 한다. 


모두가 각 역할이 아니라 회사를 위한다는 같은 입장, 즉 '회사를 위한 좋은 의견을 내봐요' 같은 말로 회의가 시작된다면 그 회의는 형태를 갖추고 효율적으로 결론을 도출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자연스러운 의사 결정이 아니라 "높은 사람"이 정리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해진다. 


3. 각자의 입장에 기반하여 변증법을 이용하여 토론한다. Use dialectic. Think outside the box.


변증법(Dialectic)은 한마디로 정, 반, 합을 이용하는 것이다. A와 B의 의견을 들어보고 결론은 C로 내는 것이다. 항상 지금 있는 안건에 갇히지 말고 더 좋은 옵션이 있는지 생각하면서 토론한다. 그렇게 되면 A가 이기는지 B가 이기는지에 대한 자존심 싸움이 아닌 함께 C를 찾아가는 회의가 될 수 있다.


4. 동의가 되지 않아도 합의점에 따른다. Disagree and Commit.


회의 결과에 각자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반드시 동의할 이유는 없다. 회사의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해 디자이너를 늘리고 엔지니어 팀을 축소한다고 함께 결정을 하면 엔지니어들이 진심으로 동의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럴 때 쓰는 말이 "Disagree and Commit."이다. 반대하더라고 합의된 내용에 따르는 것이다.  




이러한 의사 결정의 과정에 기업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가정도, 국가도, 사회도 권위에 의존하기보다는 이러한 절차를 따라서 다수의 인사이트가 함께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렇게 결정을 하면 책임도 분산되고 소속감도 더 생긴다. 


나는 우리나라 정치 프로세스가 이러한 토론의 방식을 활용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OXOpolitics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OXOpolitics를 데이터 플랫폼으로 기획하였고 구현하고 있다. 


현재 OXOpolitics는 1, 2의 기능, 즉 모든 옵션을 다양한 시각에서 나열하고 그 의견에 대한 데이터를 보여주는 단계를 구현하고 있다. 


전체적인 지형도를 제공하여 데이터와 입장을 연결시킨다.



실시간으로 정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정치적 부족"의 개념으로 각자의 입장이 다름을 명확히 한다.
각 부족별 응답을 표시하여 입장에 따른 의견을 제시하도록 한다.
베스트 의견과 실시간 의견을 통해 문제에 대한 의견을 형성해가도록 한다.


아직 OXOpolitics에 3. 변증법을 활용한 토론, 4. 합리적 결론에 도달하고 공감하도록 하는 장치는 없다. 이는 물론 국회에서 할 일이다. 그래서 국회의원 300명을 지도상에 표시하여 나를 대변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도 OXOpolitics의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나다. 


https://oxopolit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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