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입] 나는 두 방향으로 동시에 걷고 있다.

by 서희

나는 보컬 학원에 등록했다. 이유를 묻는 사람이 있으면 "노래를 좀 배워보려고요"라고 말했다.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단지 전부가 아니었을 뿐.

그 무렵 나는 샤이니 종현의 유서를 반복해서 읽고 있었다. 어느 날 그 글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내가 매번 "내 얘기 같다"라고 느끼고 있다는 것을. 남의 유서가 내 일기처럼 읽힌다면, 그것은 뭔가 중요한 신호였다. 나는 오래 무시했다.

'혜야'를 듣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날이 계속됐다.

그러다 계획이 생겼다. 혜야를 잘 부르게 되면, 이 세상을 등지겠다는 것. 조건이 붙은 계획이었지만, 계획은 계획이었다. 나는 방법을 찾아봤다. 종현이 선택했던 이별의 방식이 내가 일하면서 알고 있던 것과 비슷하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다. 찾아보니 쉽게 살 수 없었다. 그것도 확인했다.

보컬 선생님은 내 사정을 몰랐다. 나는 노래에 조금의 소질이 보이는 늦깎이 취미학원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열정적인 그녀는 나와 함께 혜야를 부르며 잘 부를 수 있는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치고 있다.


죽을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살려야 할 사람이 생겼다.


가까운 사람이 온라인 관계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
나는 그 과정의 중간에서 눈치를 채고 있었고,
덫을 놓고 기다리던 참이었다.
사력을 다해서 그녀를 끌어내야 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녀의 지난 시간들을 부정해야 하는 과정이었으니까.
그럼에도 결국, 빠져나왔다. 나는 탈진했다.


너무나 힘들었던 날, 무작정 자유로를 탔다. 가다 보니 주차도 공짜인 헤이리에 도착했고, 한참을 혜야를 들으면서 하염없이 울기도 하다가 공허하게 있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선배에게 내 우울을 알렸다. 그의 전화는 도저히 받을 수가 없었다. 목이 메어와서. 그러자 그는 건조한 카톡을 보내왔다.


우리 애 조금만 더 클 때까지 2년만 어떻게 좀 비벼보자. 부탁한다.


정신과 선생님 앞에서 나는 다 말했다.

유서를 반복해서 읽는다고. 노래를 듣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방법을 찾아봤다고. 보컬 학원을 등록했다고. 노래를 잘 부르게 되면 죽을 생각이었다고.

친구 사건 이야기도 했다. 헤이리 이야기도 했다. 선배의 말도 했다.

선생님은 걱정하셨다. 그리고 고맙다고 하셨다.


진료 마지막에 나는

"걱정 마세요, 못 죽어요. 에너지가 없거든요"

라고 말하고 나왔다.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탈진은 역설적으로, 나를 가장 안전하게 만들었다.


죽음에 대한 생각과 살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지금도 동시에 존재한다. 그것이 해소된 건 아니다.

다만 나는 이렇게 움직였다. 친구를 현실로 끌어냈고, 병원에 갔고, 말했다.

나는 두 방향이 동시에 존재하는 채로, 일단은 선배의 사학연금 수령을 위해서 2년은 더 버텨야 한다. 나는 거절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