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입] 가만히 있을 걸

by 서희


가만히 있을 걸.
아무것도 하지 말걸.


불은 꺼져 있었고, 나는 앉아 있었다.
손이 먼저 나갔다.
말릴 틈도 없이.


내가 뻗은 손가락 하나하나가 심장을 찌르는 가시가 되었어.
내 손가락이 내 심장을
푹… 푹…


생각나지 않고, 멋대로 짜깁기된 엉터리 기억과 희뿌연 장면들.
그 사이에 어느 틈엔가 박혀버린, 나의 것이 아닌 손가락들까지.
푹… 푹… 푹 푹 푹.


내 손가락은 여전히 심장에 박혀 있고,
나의 것이 아닌 손가락이 빠져나간 곳에서는
심장박동에 맞추어 피가 솟구쳐.


가만히 있을걸.
아무것도 하지 말걸…


가만히 있을걸.
아무것도 하지 말걸……


가만히 있을걸.
그렇게 가만히 있다가,
나의 것이 아닌 눈에 발견되어
애처롭게, 가련하게, 목놓아 울기나 할걸.


헛손질에 찔린 심장은 살기 위해 뛰어 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살기 위한 심장의 노력으로
두근! 두근! 벌어지는 상처.
두근! 두근! 두……! ……….


나는 오늘 손을 거두겠다.






작가의 이전글[다시 신입] 전화조차 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