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신입] 찾을 수 없는 사람, 찾지 않는 사람

by 서희

국민학교 3학년 때 담임을 가끔 찾아본다.


검색창에 이름을 넣고, 기록을 뒤지고, 관련 기관에도 도움을 구해봤다.


도저히 흔적이 없다.


3학년 여자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하던 인간.
그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흔적은 남아 있지 않다.
찾지 못할수록 분노는 커졌다.
언젠가 마주치게 된다면 이성 같은 것은 남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가 남긴 일은 사회적으로도, 인륜적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종류의 일이었다.


하지만 사람을 찾는 이유가 모두 복수는 아니다.


중학교 때 반장이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나에게 부탁했다.
학교 명찰을 ‘서태지’라는 이름으로 신청해 달라고.
그녀의 주머니에는 늘 말보로 레드와 닳은 은색 지포 라이터가 있었다.
교실 거울 앞에서 압정으로 귀를 뚫어 버리던 장면도 기억한다.
그녀는 늘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다.
누가 말을 걸어도 한쪽 이어폰만 잠깐 빼고 다시 꽂았다.
옆 남자고등학교 축제에 같이 가자고 부탁한 것도 그녀였다.
우리는 담장 옆 골목을 지나 운동장으로 들어갔다.
무대에서는 록밴드가 소리를 질렀고, 사복에 모자를 푹 눌러쓴 그녀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늘 무심하고 시크한 눈빛이었다.
나는 그 아이를 조금 좋아했다.
내 안에 있던 일탈과 반항을 대신 살아주는 사람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고 나서
그녀의 소식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어리바리하다가 끝나버린 첫 연애도 있었다.
오랜 동네 친구와 함께였다.
대학에 가기 직전에 사귀기로 했고, 3월이 오기도 전에 끝났으니 연애라 부르기에도 조금 민망하다.
그런데 얼마 뒤, 기억에 남아 있던 번호로 연락해 다시 만난 그 아이와의 진짜 이별은 뜻밖에 싱거웠다.
나는 널 좋아한 적이 없어.
그 한마디가 끝이었다.
나는 연락처를 지웠다.
그래도 동네 친구의 자리는 오래 비어 있었다.
연애보다 먼저 있었고, 연애가 끝난 뒤에도 남아 있어야 할 자리였는데 그 빈칸은 생각보다 컸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그 아이는 도저히 찾아지지 않았다.


꽤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도 있다.
그 사람은 찾으려 하면 찾을 수 있고, 연락도 닿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바라는 것이 불륜도, 바람도 아니라는 말을 선뜻 믿어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안부조차 묻기 조심스럽다.


어떤 사람은 아무리 찾아도 만나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찾을 수 있는데도 끝내 찾지 않는다.


나는 이제 사람보다 경계를 더 오래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