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말렸다. 칼 꽂을 상이라고.
나는 듣고도 골랐다.
기술직이 부서를 이끄는 일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영역이었다. 기획, 인사, 조직의 흐름. 나는 수학의 정석 같은 게 필요했다. 처음부터 원칙을 짚어주는, 그런 교재.
그를 만났을 때, 드디어 찾은 것 같았다. 모르는 건 끝까지 파고들고, 정보를 모으고,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 판단하는 사람.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존경한다고도 했다. 그 말들은 전부 사실이었다.
그래서 더 아팠다.
내 얘기가 돌아왔다. 나한테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통해서. 내용은 그의 주관이었고, 사실도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멈춘 건 내용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늘 그랬다. 집요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정보를 모으고, 그다음에 결정했다. 나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았다. 확인하지 않은 말을, 직접 하지도 않고 흘렸다.
교재가 틀렸다. 그것도 자기가 가장 잘 가르치던 챕터에서.
나는 그 뒤로 연락하지 않았다. 억지로 끊은 게 아니다. 원래 있던 거리로 돌아간 것뿐이다.
그게 선명해서, 잠깐 씁쓸했다.
나는 내 평판을 관리하지 않는다. 나는 나일뿐이고, 누군가의 말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한다.
어떤 말이든, 직접 하는 쪽에 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