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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샤인 Apr 11. 2020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외로움과 존재론 잇기

외로워서.


생각이 자라나는 데 그 생각을 나눌 사람이 없어서... 나의 생각을 마냥 표현할 대상이 누구인지 모르겠어서... 방황했다.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온라인으로 말을 걸어보고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주저리주저리 풀어봤다. 사람들은 그런 걸 채팅이라고 했다.


"채팅창에 있는 사진이 진짜 너지? "

"몇 살이니?"

 취미가 무엇이니?"  


시시 콜콜한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떤 걸 추구하는가' ' 네가 사는 세계는 어떻냐'에 관련 이야기들을 건넸다. 이 단계로 넘어가면 스멀스멀 사라져 가는 친구들도 있었다. 기꺼이 그들의 세계로 나를 데려간 친구들도 있었다.


"남자는 자신의 세계가 있어야 하고, 그 세계로 여자를 초대할 수 있어야 해"  


예전 직장 팀장님이 하신 이야기다. 맞다. 자신의 세계가 있는 사람은 매력적이다. 그들은 나를 그들의 세계로 데려갔고 덕분에 외롭지 않았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다른 세계에 초대받은 삶, 그 세계에서 내 생각은 관계에 방해가 되곤했다. 나는 더 외로워졌다.


작가들의 생각을 엿보기 시작했다. 황홀했다. 옆에 두지 않고도, 시시껄렁한 대화를 굳이 나누지 않아도 나는 마음먹기만 하면 성인과 지성인들의 세계를 주유할 수 있었다.


그들이 사는 차원과 내가 사는 차원의 차이, 내가 사는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 세계를 써 내려간다.

어설픈 일상을 쓰고, 다듬어지지 않은 마음을 쓰고, 예견된 미래도 쓴다.


쓰면 쓸수록 외롭지 않다.

쓰면 쓸수록 만족스럽다.  


쓴다는 건 존재가 스스로의 세계를 창조하는 일이므로


168번째, 글쓰기 모임에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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