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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샤인 Jul 02. 2023

차오르는 마음

행복이라는 단어 대신 만족으로

오전 10시까지 늦잠을 잤다.

신체 시계 덕분에 몇 번 깼지만 몇 년 만에 주말 늦잠다운 늦잠인지 모르겠다.


바삭거리고 부드러운 이불의 촉감이 느껴진다. 평소 주말 같으면 5시 30분에 깨어 시간을 유용하게 쓸 궁리를 했을 것이다. 글쓰기나 업무 생각을 하고 있었을 텐데... 기분이 참 좋다.


여유마저 가성비나 유용성에 가두고 각진 쉼을 쉴 때도 있었는데...  오늘은 뭐랄까. 모든 것을 뛰어넘고 편안한 만족감이 차올랐달까. 꼭 늦잠 때문만은 아니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산재해 있고, 뒤돌아보면 그 둘은 바뀔 수도 있는 일들이다. 그저 해결해야 하는 이슈와 끝까지 해결하면 될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느긋히 샤워를 하고,  얼마 전에 산 핑크빛 롱스커트를 입고 흰색 단화를 신었다. 집을 나선다. 가벼운 가방을 가지고.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한 순간, 가장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차오르는 마음은

물건과 타인으로부터 얻을 수 없다.


기억에 남기고 싶은 그럴 만한 순간과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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