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휴가 끝 주말인데 서운한 것도 미련도 없다. 7월 일정도 거침없고 빠짐없지만 감사하고 축복이라 생각한다. 하고 싶은걸 스스로 선택하는 오직 홀로인 일상을 보냈다. 장소를 바꾸는 것만 제외한다면 ㅡ 크게 돈이 들일도 크게 마음먹어야 가능한 일도 아닌 일상들이었다. 알프스 자연까지 경험하면 좋겠지만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마음이 벅찬 자연의 경이를 경험할 수도 있고 어떠한 강박을 내려놓는다면 늦잠도 거뜬히 잘 수 있었다.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고서야 부모님의 전화도 하루 이틀 미루면 될 일이었다. 에코니언들도 나의 기우였지 자신의 일들은 척척척 해낼 수 있는 친구들이었고. 나 없어도 잘 될 일만 남았다.
일과 놀이가 뒤섞인 지 오래다. 누군가는 나에게 바지런을 떤다고 하지만 내가 하는 대부분의 활동이나 초점은 지금 보다 더 나은 가치를 만들기 위해 영감을 받고 싶어서 하는 것들이다. 시험과 실험에 의의가 있다면 몸의 피로도는 있을지언정 마음의 피로감은 없다. 이건 수치로 입증해 내는 어떠한 목표로 설명할 수 없는 아주 사적이고 묘한 ㅡ 일종의 사명감이나 인생관 같은 것들이다. 나는 설명하기 힘든 나만의 인생 목적을 환경과 기후변화 이슈를 지나 지속가능성이라는 개인과 인류의 지향으로 설명하려는 길을 선택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 수학에 흥미가 생긴 계기가 있었다. 아마 도형 문제였는데 선생님은 나와서 칠판에 풀어보라셨다. 소신껏 내 방식대로 풀었다. 해답지와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 난 그 뒤로도 답지를 보지 않고 문제를 끙끙 거리며 풀곤 했다.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성장 과정 내내 약자였던 나에게 나름의 희망이 되었던 것 같다. 인생은 정답이 아니라 자신만의 해답이 있다는 것 - 그 해답을 통해 자신만의 만족과 지속가능성을 찾으면 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