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지 않을 권리"라는 책이 있다. 제목 만으로 영감을 받을때가 있다. 무수히 많은 상처와 생채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남탓도 많이 했는데, 그건 내가 그들을 무방비로 받아들여서 일수도 있겠다. 세상이, 조직이, 사람들이 주고받을 수 있는 마음들 앞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주체적 인간. 어른이다.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있다. 무감각해진다. 남들이 좋다고 해서, 이렇게 살아왔으니까. 더 나은 선택의 경로를 잘 모르는 무지로부터. 혹은 내 선택을 조장하는 사람들에게 휩쓸리면서. 어느덧 뒤를 돌아보니, 겉보기 좋은 인생의 모범생이라는 기성복을 입고 있었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상처를 덜 받는다. 감당할 수 있는 상처를 선택할 수 있다. 자유와 만족을 추구하는 나는 이 두 가지 권리와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을 반복할 것이다. 샤르트르는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 선택이라고 했다. 오늘도 후회 없는 선택 보다, 후회하더라도 스스로 미워하지 않는 선택으로 삶을 채우는, 어른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