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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샤인 Sep 19. 2024

연결된 배움

                              

런던의 한 지속가능성 콘퍼런스. 동양인이 드문 회의장에 낯선 시선들이 오갔다. 그때 누군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저기... 혹시 서욱 씨 아니세요?"


나는 고개를 돌려 그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저를 어떻게 아세요?"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저... @@@ 회사에서 ESG 프로젝트 관련해서 통화한 적 있잖아요. 기억하시나요?"


그 순간, 그 익숙한 목소리가 스쳐갔다. "아! 맞아요, 그때 그 프로젝트 때문에..." 나는 기억을 더듬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렇게 우리는 콘퍼런스의 브레이크 타임을 잊은 채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이야기를 나눴다. 시간이 흐르고 회의가 재개될 시간이 됐지만, 두 사람 모두 회의장으로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한국의 ESG 업계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가 계속되었다.


결국 자리를 옮겨 저녁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녀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일하다가 ESG 업무를 접하게 되면서 그 길로 빠져들었다고 했다. ESG 분야에 대한 열정과 감동이 그녀를 해외 유학의 길로 이끌었고, 곧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사해 박사 과정을 수료하거나 취직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나요?" 내가 물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화여대에서 하는 여성사외이사 과정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죠."


그녀와 헤어진 후 나는 즉시 인터넷을 열고 그 과정을 검색했다. 참여 가능한 기수, 일정, 커리큘럼, 교육비 등을 알아보다. 무엇보다 커리큘럼이 매력적이었다.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여성 리더십을 배울 수 있다니, 이 과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토요일에 수업이 있다는 점이 살짝 고민이었다. 주말엔 쉬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으니까. 그때 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공학과 정책을 배운 너에게 의미 있는 배움이 될 것 같은데. 배울 수 있는 여건만 되면 무조건 배우는 게 좋지."


나는 그 말에 힘을 얻었다. 내년 3월에도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할 계획이 있다. 그리고 그때, 올해 런던에서 만난 그녀와 다시 만나 이 과정에 대해 깊이 이야기해보고 싶다. 서로가 나눌  통찰을 기대하며.


[여성 사외이사 과정] 이화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여성 사외이사 전문과정 제8기 수강생 모집 :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kcg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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