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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샤인 Jul 04. 2020

영혼의 지침서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소설보다는 에세이나 시를 읽어왔고 좋아했다. 현실적인 몽상가. 나는 픽션보다 논픽션에 끌렸다. 그래서인지 책을 뚫고 나오는 작가들과 대화하고 만나는 게 자연스러웠다. 마치 주변에 있는 사람처럼. 언제라도 나에게 조언을 해줄 것처럼 여기게 된다. 근래에는 이본 쉬나드를 알게 되었다. 파타고니아의 창립자이자 파운더 시다.



작년에 파타고니아의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선물 받았을 때도 지인이 파타고니아를 모티브로 책을 냈을 때도 파타고니아라는 회사를 흘려보냈다. 그러다 우연히 김미경 씨가 일독을 권하는 유튜브를 보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던 그녀가 경제적 이슈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를 하신다. 환경 친화기업으로서 글로벌 기업들에게 영감을 주는 기업이라고 알고는 있었는데, 처럼 환경 전공자도 아니고 평소 다른 측면의 이슈를 주로 이야기하시는 분께 추천을 받다니… 그날 오후 교보 문고로 향했다.



‘파도가 칠 때 서핑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파도와 서퍼, 파타고니아 아이덴티티인 산이 겹쳐지며 제목의 의미가 뭘까 궁금해졌다. 며칠을 집에서 사무실로 사무실에서 집으로 책을 모시고만 다니다가 금요일 책을 꺼내 든다. 롤로그 제목이 센세이션 하다.


옳은 것을 선택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압도적으로 성공하는 법…? 압도적이게 매력 적면서 비현실적이다

'이거 누구나 원하는 건데… 설마 이 분이 이걸 해낸 사람이란 걸까?'


“압도적으로”라는 수식어만 뺀다면 나도 이 분과 비슷한 꿈을 꾸며 조직생활의 종지부를 찍은 사람이었다. 직장인 13년차에 프리랜서로 프리랜서에서 컨설팅 회사를 꾸린 지 2년 반 정도가 되었다.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던 시즌이 6월 중순까지 계속되었고 근래 약간의 여유를 누리게 되었다.


스타트업으로서 지난날을 돌이켜 본다. 1년은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사용하던 툴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만들기 위해 닥치는 대로 공부를 했다. 읽고 또 읽고, 구글링 하고 분석하고... 적용하고 시험하고 프로젝트를 맡겨준 고객들과 파트너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하나씩  완성해나갔다.


그 다음 일 년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찾고 같이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애썼다. 3월 즈음인가? 전년과 매출액은 비슷하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도 더 적은데 뭔가 팍팍한 기분이 들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나는 함께 일하기 위한 합을 맞추는데 엄청난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 컨설팅하는 것보다 더 품이 많이 든다고 투덜대기도 했지만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고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한 가치이다.


[문자] 지금 외부인데 급하신 건이면 매니저님과 통화해보시겠어요


엊그제 외부에서 미팅을 하고 있을 때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지 못하고 메시지를 보냈다. 일부 로젝트내가 대응하지 않아도 매니저님이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매출액 상승보다 크게 느껴지는 회사의 발전이다.


회사에 다니거나 프리랜서로 일할 때 들어보지 못한 핀잔도 듣고 실수도 있었다. 내가 한 작업은 아니지만 우리 그리고 회사의 결과물에 대한 결과물. 시행착오를 통해 이 생각을 정립하고 마음으로 느끼고 있다. 공동의 결과물에 책임을 기꺼이 져야 하는 사람이 되었다.


개선할 사항과 채워야 할 사항을 정리나와 회사의 장점과 한계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일들이 떠오른다. 결과물을 어떻게 마케팅할 것인지, 고객과 꾸준히 소통하기 위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칠판에 쭈욱 적어 내려갔다. 원서와 중고서적을 포함하여 30만 원이 넘는 책을 주문했다.



위험한 스포츠를 하면서도 중요한 가르침을 얻었다. 한계를 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계를 넓히려고 노력하고 한계를 초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살지만, 한계를 넘어서는 안된다. 자신의 본분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장점과 한계를 알고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 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본분을 잊고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할수록 기업은 파멸로 다가간다. -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중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도전하고 싶은 일들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생각의 파도를 타며 아이디어를 건져 올리는 소중한 시간을 서핑하고 있다.


사업자를 내고 첫 프로젝트를 수주했을 때,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공부하던 때가 생각난다. 어떻게든 잘 해내고 싶었다. 


공부 방향을 비틀어본다. '모든 것'을 갖으려는 욕망을 차곡차곡 버리기 위해... 시작을 시작할 때를 알기 위해서... 나는 다시 새롭게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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