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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샤인 Feb 18. 2021

거절의 기술이 절실한 40대

예스맨은 매력이 없다. 언제든 만날 수 있고, 요구하는 게 무엇이든 들어주는 사람... 착한 척하지 마라.

우선순위가 없는 사람이다. (내 이야기라서 그런지 자신감이 붙는다...)

20대엔 "거절" 이란 단어에 대한 인식 조차 없었다. 감정에 따라 하고 싶은 것을 하고 하기 싫은 것을 안 했던 것 같다. 30대 중반까지 어떤 음식을 먹고 싶냐는 질문에 "아무거나"라고 답하고, 어디 가고 싶은데 라는 질문에 "어디든, 너 가고 싶은데"라고 습관적으로 말하고 돈 좀 빌려줘 1 달이면 돼 라는 친구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고 "입금했어" 라고 문자를 온라인 시스템 처럼 보내던 나, 몇 달이 지나도록 핑계에 핑계를 대며 호의호식하는 친구를 보면서 내 인생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문제 의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나 같은 사람을 "호구"라고 하더라. 좋게 이야기 해줄 땐 "순박하다? 순진하다? " "착하다" 라고. 조금 더 논리적으로 말하면 인생에 우선순위가 없는 사람. 타인의 의지대로 살아가게 되는 사람이었다. 어른이 착하단 소리를 듣는 건 욕에 가깝다는 걸 알게된 나이가 되었으니까. 난. 난 말이다. 


고생은 하는데 그 고생의 과정은 내 것, 달콤한 결과는 타인의 것이 되는 "빛 좋은 개살구" 생활을 청산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커리어를 대기업에서 쌓으면서 소득의 피크를 찍은 건 글로벌 회계법인 P사 시절이었다. 지금처럼 워라벨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던 직장 분위기였다. '벌써 꼰대가 된 것인가?' (하하) 또래에 비해서는 연봉이 꾀 되었던 그 시절에 새벽까지 일하고 주말 하루 종종 출근을 하면서 돈 쓸 시간이 넉넉치 않은데다 명품에도 관심이 없었는데 나의 돈은 각종 명목으로 줄줄 세나가고 있었다. 대부분 일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돈을 썼다. 정작 내게 쌓이는 건 거의 과로로 인한 피곤함과 허탈함으로 가득했던 시절, 영혼을 갉아 먹으며 하세월을 보냈다. 난


30대 중반을 지나며 자기 혁신 의지를 불살랐다. 개념 없고 생각 없이 일에만 매몰되어 사는 것보다 초기 노력이 많이 들어가는 과정이었다. 노력의 변곡점을 지날 때까지 무한한 인내와 믿음이 필요한 일이기도 했다. 나 자신에 대한 믿음. 내가 변해야 내가 사는 세상도 바뀐다는 믿음 말이다. 사람이 단박에 바뀌지 않는 다고 하는데 조금... 아주 많이 변했다. 난


 “NO라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세계적인 부호 워런 버핏의 말이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삶을 재해석 하려고 애썼다. 호구짓을 타인의 탓으로만 돌리기엔 양심이 살아 있었다. 반성일기, 감사일기, 명상, 걷기, 책읽기, 다양한 사람들 만나기 두루두루 할 수 있는 건 많이 해보았다. 다행히 나의 노력들이 어느 순간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두려움도 달아났다. (요즘은 과할 때가 있어서 자중하려고 한다.) 스스로하는 호구 짓, 타인이 무의식적으로 하는 나쁜 짓을 조금 더 빨리 잘 알아채고, 자기연민, 불필요한 험담, 남탓이 현저히 줄었다. 나쁜 마음먹은 사람들도 조금은 구분하게 된다. 정말 가끔씩은 알면서 속아준다. 가끔 정신이 또렷할 때는 선수도 친다. 음하하. 이렇게 크게 웃고 아무 생각이 없어지면 좋겠지만 호구 짓 안 하려고 거절하다가 과하게 대응하거나 어설프게 마무리하는 나를 보며 자책도 한다. 거절의 기술 장인들은 나를 보며 애송이라고 하겠지만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다. 난


40대에 가장 필요한 1번 기술은 거절의 노하우다. 우리에겐 타인이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그들의 인생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우리의 시간을 내어주면 안된다. 허송세월을 보낼 시간이 없다. "찐"을 빨리 알아채야 한다. "찐" 이 아닌 사람들에 대해 정의하자면 나를 존중하는 마음 없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접근해서 자기 이득을 취하고 때론 우리를 흔들어 놓고 웃으며 떠나는 타인과 시스템이다. 그런 존재들에게 나의 영혼을 내어 주기 않기로 결심했다. 난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내가 "찐"이 되는데 집중해야 한다. 하루를 돌아보며 중요한 일에 얼마나 집중했을까. 괜한 일에 마음과 시간을 쏟으며 에너지 낭비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열심히 살다보면 거절하기 위한 에너지가 고갈되기도 한다. 100%는 없다. "찐" 아닌 존재가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아가지 못하도록 세련된 철벽을 치고 있다. 앞으로도 연구를 지속할 생각이다.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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