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읽는 일보다, 받아들이는 일보다 수집하는 것보다
배출하고 버리고 써내려 가는 일이 중요할 때도 많다.
더운 날에도 따뜻한 음료를 주문하고 '윌리엄 브레이크' 원두에 위로를 받는 날도 있는 것이다.
토로하고 힘들다는 말을 하고 나면 가슴 한편이 뚫리기도 했던 그런 만남들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겹겹의 의도 사이에 본심을 숨겨두고 상대를 저울질하는 그런 못된 시간의 그물망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그 순간 위에 서 있다. 먼 곳을 바라보며. 까치발을 하고.
이 순간에 머무르기 위해 과거의 나를 견뎌왔는지도 모르겠다.
#2
돈에 대한 글을 썼었다. 시도 써봤고 한때는 동화작가 수업을 듣기도 했다. 현재는 경영서를 집필 중이다.
글에 대한 집착과 욕망, 의욕과 바람, 시도와 실력 사이를 오갔다.
글쓰기를 하며 다양한 사람도 만났다.
오롯이 글로 이어지는 인연도 없었고, 글로서만 이어질 수 있는 인연도 없을 것이다.
#2
발사믹 소스를 좋아한다. 시큼한 맛이 좋고, 건강에도 좋아서 좋다. 밋밋한 야채를 더 이상 밋밋하지 않게 만든다. 흔한 소스 같지만 깊이가 참 다르다.
내겐 발사믹 소스 같은 글. 글 이야기. 글로 시작되고 글로 끝날 수 있는 내 인생 소스. 인생의 참맛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양념.
이렇게나 장황하게 글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근래에 떠오른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다.
긴 문장을 쓰면서 요즘 나의 머릿속이 이 문장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무척 장황해. 장황했지.
이 글을 마무리 지을 때쯤엔 심플 해지 길.
#3
"Live Simple, Think High"
인생 모토다.
어려울 때 보다 명료하지 않을 때 불안하다.
50층짜리 빌딩에 살면서 옥상을 한 번도 올라가 보지 않고 동네를 설명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위기의식을 느끼는 스타일.
빅픽쳐를 못보다 우왕좌왕한 사이 타인을 원망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때. 그 언저리에서 내면의 목소리가 들린다. 때가 되었다. 팬을 들 때. 백지 앞에서 고백을 시작해보자.
#4
홀로 일 수 있는 시간엔 홀로이고 싶다.
홀로 일 수 있는 시간엔 글이면 충분하다.
"글로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나는 미치니까"
드라마 시카고 타자기에서 나온 바이런의 말.
#5
오늘은 그래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