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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샤인 Dec 18. 2021

올해의 나는

올해는 안 하던 일을 좀 했다. 그 문장을 쓰면서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그래,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했던가?


에라 모르겠다. 나는 작정하고 플렉스도 했고 작지만 소소한 행복을 스스로에게 선물했다.


아침마다 되도록 걸었다.

걷다가 동네 카페를 들려 작은 카페 주인들에게 인사를 건네 보고 예쁜 장면을 수시로 찍었다.

망원동 상점에 아는 주인이 꾀 생겼다. ㅎㅎㅎㅎ 예쁜 골목길, 인상 깊은 건물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남겼다.


좋아하는 브랜드의 VIP가 되었다.

물론 엄청나게 럭셔리하고 누구나 들어도 아는 브랜드는 아니다. 하지만 내 스타일인 디자이너분을 발견했고, 나는 그 브랜드 옷의 스타일을 꾀차게 되었다. 내가 입으면 어떨지도 감각이 생겼다. 기쁘다.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가 되었다.

동생이 아르헨티나를 경유해 프리미엄으로 가입했다는데 가족으로 껴줬다. 광고 없는 유튜브 시청이라니... TV 없는 집에서 이제 유튭만 계속 틀어놓게 될지도... 그런데 적재 노래 광고 없이 들어서 진심 좋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결과로 얻은 서욱 인생 트라이앵글 시스템을 지속 작동시켰다.

명상 + 글쓰기 + 운동


하루에 최소 20분에서 1시간은 꼭 명상을 하려고 했다.

악착같이 했다. 눈을 감으면 눈을 뜨고 있을 때 보이지 않았던 마음이 보인다. 가장 자주 느꼈던 감정은 감사함이었다. 그래서 난 명상을 평생 할 예정이다.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고, 욕심이 보이기도 하면서 명상하기 전보다 조금은 착해지는 것 같다.


일주일에 한 번은 일과 관련되지 않은 분을 만나 대화를 하고 글도 썼다.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글쓰기 모임도 재개했다. 다행히 좋은 글벗들도 하나둘씩 다시 생겨난다. 258번째 글쓰기. 글쓰기 모임에 서서히 발동이 걸리기 시작한다.


올해는 스스로 두 가지 계획을 세웠었다.

첫째는 책을 투고하고 계약해서 완성하는 것이었는데 원고를 모두 쓰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 같은데 편집장님께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고민을 한다. 이미 한번 미뤄온 일이기에. 아 이 미안함 어쩌지? 두 번째 계획은 좋아하는 운동을 찾는 것이었다. 11월 가까스로 필라테스에 입문했고, 몸으로 하는 명상 같은 느낌을 받으며 정말 신나는 운동생활 중이다. 운동 신생아로서 스승님께 가르침을 받는 과정이 새롭다. 여전히 나는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다는 생각을 했다. 모르고 있었다는 걸 아는 것이 하나 생겼다는 것. 그 사실 자체가 좋다. 잠자고 있던 근육을 깨우고 비어있던 몸에 근육을 채워 넣으로 애쓰게 되는 것도 좋다. 명상을 하며 자세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조금씩 감이 오니 더 좋다.


인생 트라이앵글의 배경, 생업에 대해

올해 크고 작은 프로젝트 20개 정도 계약을 했고 마쳤다. 8명 정도와 함께 일했고, 매출액 몇십억 기업부터 시가총액이 2조가 넘는 기업의 조직과 일을 했다. 3년 8개월의 개인사업자를 마치고 올해 12월 14이라로 법인으로서 출발한다. 생업이야 말로 책임질 수 있는 만큼 도전할 것이다. 얼마 전 아기가 곧 100일에 접어드는 싱글맘과 일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분야에 대해, 자신의 삶에 대해 의지가 있는 누구와도 함께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데 생업에 대한 소망.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조금 더 쿨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나만큼 이 조직과 내가 하는 분야에 애정을 가졌으면 하는 건 미친 생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올해 나는... 쓰다 보니 리포팅하는 되었지만 여전히 더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놀랍다.


지금 글쓰기 모임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조금 더 써야지. :)

그러고 보니 올해 나는 아등바등 또 열심히 산 게 아닐까... 하하 핫


그러나 생각해보면 올한해 당연히 힘든일도 기분상하는 일도 있었는데 왜 이렇게 좋은 것에 집중하게 되는걸까? 2021년 12월 18일 오후 4시 6분 눈이 많이 내리고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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