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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트니스 큐레이터 Jul 11. 2016

퍼스널 트레이너가 버려야 할 단어

부정행위 - 퍼스널 트레이너는 공인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박병호는 마이너리그, 강정호는 성폭행 연루설, 김현수는 햄스트링 부상, 류현진은 어깨 수술 후 성적 부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의 잇단 불운한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이중에 가장 아쉬운 것은 강정호 소식이다.

행간엔 꽃뱀의 의도적 접근이라는 말도 있다.

모든 것 떠나서 한국을 대표하는 공인이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고 불미스런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만약 강정호가 야구 선수가 아닌 일반인 이었다면 전혀 이슈로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다.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선수들의 불법 해외 원정 도박설로 인해 ‘도덕적 해이’ 상태가 도마 위에 오른 지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강정호의 이 같은 사건은 너무도 개탄스럽다.

성경에서는 ‘선줄로 생각하는 자 넘어질까 조심하라’라고 경계하고 있다. 또한 조선 중기의 대학자인 율곡 선생도 ‘홀로 있을 때 헛된 마음을 품지 않는다. 모든 악은 홀로 있을 때 삼가지 않음에서 비롯되니, 마음속에서 올바르지 않은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경계 한다’라고 강조 하였다.




‘퍼스널 트레이너’ 또한 부정한 행위는 금물이다.

일대 일로 수업을 하는 일의 특성상 회원과의 접근성은 다른 직업에 비해 가깝고 개방적이다. 가령 동작을 지도하는 가운데 신체 접촉이 부득이하게 필요한 경우가 그렇다. 매뉴얼  대로라면 회원에게 먼저 양해를 구하고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 그러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용인(당연히 상식선에서의 신체부위를 말한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퍼스널 트레이너의 마음가짐이다. 절대로 사심이 개입되어선 안 되는 것이다.


트레이닝에 관한 내 얘기를 해 보겠다.

10년 전 퍼스널 트레이너로서 여성 회원을 지도할 때가 생각난다.

매트에서 스트레칭을 하려고 하는데 서로가 부담스러워 멋쩍었던 적이 있다. 여성 회원이 미혼 이었다. 그 당시 나는 결혼을 했는데 외관상 미혼처럼 보였는지 여성 회원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았다.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다음 날 결혼반지를 끼고 수업에 임했다. 회원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그런데 신기하게도 수업을 받는 회원의 자세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나또한 편했다.

그 이후로 나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결혼반지를 끼고 수업을 한다.


또한 이성을 트레이닝 하는 경우에는 본인 뿐 아니라 제 3자(수업을 받지 않는 회원)의 시선에도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당사자인 회원과는 별 문제가 없는 동작을 지도했는데 신체 접촉이 제 3자가 봤을 땐 의심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스토커처럼 사진을 찍어 센터 게시판에 올리면 대량 난감할 것 같다.


퍼스널 트레이너의 부정행위 중에 한 가지가 더 있다. 금전적인 것이다.

회원께서 감사의 마음으로 선물이나 약간의 사례비를 챙겨주는 것은 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내가 근무하는 곳은 이것을 엄금하고 있다.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내규가 아니더라도 이것은 트레이너로서 조심스럽게 생각해 볼 일이다.

기대심리가 있다. 한 번 받았으면 다음번에도 기대하게 된다. 그런데 다음번엔 받지 않으면 되레 기분이 상한다. 기분이 상하면 행동으로 알게 모르게 표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받지 않아야 마음도 편하다. 그리고 사례비를 받게 되면 왠지 더 잘 해줘야만 하는 부담감이 생기게 된다. 그러면 수업을 할 때 심적으로 눌려 회원을 대하는 태도가 어려워 질수 가 있다.

이러한 것을 잘 극복할 수 있다면 불로소득도 나쁘지 않겠지만....


어느 날 센터 유니폼을 입고 식사를 하러 밖에 나간 적이 있다. 그런데 마주 오던 사람이 나를 보고 깍듯이 인사를 하고 지나갔다.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순간 든 생각은,

“센터 주위에서는 나도 공인이구나!”

그 이후부터 함부로 침을 뱉거나 거친 말을 센터 주위로 반경 100m 내외에선 삼가고 있다.


그렇다. 퍼스널 트레이너는 공인의 마음가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나 트레이닝을 진행 하면서 많은 대화를 한다. 대화중에는 비밀이 보장되는 내용도 있다. 그러므로 그 내용을 공공연한 곳에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설령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회원이 인기 연예인이나 유명 배우라 하더라도 남들에게 떠벌려서도 안 된다.


공인으로서 늘 깨끗한 마음으로 나랏일을 했던 옛 선조의 생활신조를 소개하고자 한다. 

좌우명(坐右銘)의 뜻은 앉아 있는 오른쪽에 걸어두고 항상 스스로를 경계하는 금언을 말한다고 한다. 율곡선생님도 20세에 관직에 나가기에 앞서 자경문(自警文)을 만들어 스스로 경계 하였다. 


율곡 이이의 자경문(自警文)
① 뜻을 크게 갖고서 성인의 삶을 따른다.
② 마음이 안정된 사람은 말이 적으니, 말을 적게 한다.
③ 마음이란 살아 있는 것이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정신을 한데 모으고 담담하게 그 어지러움을 살핀다.
그렇게 마음공부를 계속 하다보면 마음이 고요하게 안정되는 순간이 반드시 올 것 이다.
④ 홀로 있을 때 헛된 마음을 품지 않는다. 모든 악은 홀로 있을 때 삼가지 않음에서 비롯되니, 마음속에서
올바르지 않은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경계한다.
⑤ 앉아서 글만 읽는 것은 쓸데없다. 독서는 일을 잘 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일이 없으면 그만이겠지만 일이 있을 땐 옳고 그름을 분간해서 합당하게 처리한 뒤 글을 읽는다.
⑥ 부귀영화를 바라지 않는다. 일을 할 때 대충 편하게 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는다.
⑦ 해야 할 일은 모든 정성을 다하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은 마음속에서부터 끊는다.
⑧ 불의한 일을 단 한 번, 무고한 사람을 단 한명 죽여서 천하를 얻을 수 있다 하더라도 결코 그렇게 하지 않는다.
⑨ 누가 나에게 악을 행하면 나 자신을 깊이 반성하고 돌아본 뒤 그를 감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⑩ 가족들이 착하고 아름답게 변화하지 않는 것은 내 성의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니, 나 자신 을 돌아본다.
⑪ 몸에 질병이 있거나 밤에 잠자리에 드는 경우가 아니면 눕지 않는다. 비스듬히 기대지도 않는다.
⑫ 공부는 죽은 뒤에야 끝나는 것이니 서두르지도 늦추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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