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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영웅들

견리사의 견위수명

by 피트니스 큐레이터


숨은 장(영웅)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

이로움을 보았을 때에는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당했을 때에는 목숨을 바쳐라. 공자의옥 같은 어록중의 하나다. 고전을 좋아했던 안중근 의사께서 좌우명으로 삼으시고 한 평생 실천하셨던 글귀이기도 하다.

인천 상륙 작전을 보면서 ‘견리사의 견리수명’의 뜻을 되새기게 되었다.

인천 상륙 작전은 성공 확률 5000 : 1 이었다.

“노장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맥아더 장군은 역발상을 한다. 5000 : 1의 확률이니깐 적들도 감히 생각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억측. 그렇게 오더는 떨어졌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았다. 상륙할 곳의 그 어떤 정보도 없었다.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한 국군최고사령관이었던 ‘손원일’ 제독은 신의 한 수를 내놓는다.

바로 첩보 수집 임무를 수행할 ‘해군 17인의 결사대’를 극비리에 조직한다.

사병 8명, 민간인 7명, 그리고 임병래 중위와 홍시욱 하사.

점입가경이라고 엄청난 부대가 있었다. 1949년 미국 극동군 사령부가 북한 지역 출신으로 조직한 북파 공작 첩보부대다. 바로 비밀리에 운영된 비정규 특수부대인 켈로((Korea Liaison Office·주한 첩보연락처)부대다.


영화는 해군 17인의 결사대와 켈로 부대의 활략 상을 그렸다. 작전명은 엑스레이작전(X-Ray Operation).

그런데 영화에서 나오지는 않지만 또 하나의 부대가 있었다. 대한민국군의 학도병으로 구성된 772명 중고등학생들이다.

학도병의 임무는 국도 제7호선을 봉쇄하고 조선인민군의 보급로를 차단하는 것이었다. 명분은 보급로 차단이었지만 인천 상륙 작전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였던 것이다. 적을 교란시키기 위한 작전(장사 상륙 작전)이었다. 모두가 몰살당했다.


1950년 9월 15일 경북 영덕군 장사리에서 벌어진 상륙작전


인천 상륙 작전은 빙산의 일각이다. 바다 밑의 숨겨진 어마어마한 몸체가 바로 이들이다.

풍전등화와 같은 나라의 현실을 비관하지 않고 끝까지 목숨을 바쳤던 이름 모를 순국선열들.


이들이 진정 공자가 말한 ‘견리사의 견위수명’를 몸소 보여준 ‘군자(君子)’들이다.


#. 특히 이 영화는 카메오로 출연(김선아, 정준호, 추성훈)하여 영화의 볼거리를 더 했던 숨은 장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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