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전추 전 퍼스널 트레이너의 나락을 접하면서...
성경에 ‘선줄로 생각하는 자 넘어질까 조심하라’ 라는 말씀이 나온다.
윤전추 전 3급 행정관의 모습을 보면서 떠오른 성경 구절이다.
일명 비선실세(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막강한 권력을 행사)로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둘렀던 그녀였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호의호식(好衣好食)하며 살다가 하루 하침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현재 잠적해 버렸다.
청와대로 입성하기 전의 그녀의 직업은 퍼스널 트레이너였다. 알려진 바로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내 피트니스 클럽에서 전지현, 한예슬, 전혜빈 등 유명 스타와 대기업 총수의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 핫한 ‘최순실 게이트’의 최순실 씨를 그 호텔 회원으로 만나 개인 운동을 지도하게 되었다.
그 후로 최순실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의 자리에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퍼스널 트레이너와 회원의 관계에서 생각해 보면 참으로 구미에 맞는 제안이었을 것이다.
하루아침에 신분 상승과 함께 고액의 연봉까지 받게 될 터이니 말이다.
그녀는 전무후무한 최연소 행정관이 되었다. 그런데 그녀가 하는 일은 대통령의 건강관리가 아닌 허드렛일을 하는 비서직이었다. 주 업무는 최순실의 손과 발이 되는 것이었다.
방송에서 본 그녀의 모습은 최순실에게 견마지로 충성하는 듯 보였다.
그녀는 왜 그와 같은 선택을 해야만 했을까?
사실 전지현 트레이너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기에 밥벌이에 대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지 않았는가. 또한 그 모습은 얼마나 멋지고 훌륭한가.
트레이너는 트레이닝으로써 인정받을 때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인데 말이다.
그녀 또한 권력욕에 눈이 멀었던 것일까. 아니면 가족 전체를 책임져 주겠다는 모종의 합의가 오갔던지...
트레이너의 입장에서 너무 안타깝다. 그녀는 나름대로 나라의 부름을 받은 ‘특명’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렇게 잘 나갔던 유명 연예인의 개인 트레이너 자리를 초개와 같이 버린 행동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설령 처음엔 그런 거국적인 마음으로 시작했을지라도 깨어 있는 사람이라면, 돌아가는 꼴을 보고 뭐가 잘못 된 것 같다는 감을 잡았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설마 ‘대통령이 뒤를 봐주고 있는데 최순실이 무너지겠는가?’하는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예전 35년간의 일본 강제 점령 하에 변절한 ‘친일파’가 가졌던 확신과 흡사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광복이 오지 않을 것이다’라는 확신 말이다.
그러나 최순실의 비선실세는 무너졌고, 광복도 찾아 왔다.
아무리 멋지고 고급스런 신발일지라도 자기 발에 맞지 않으면 아프고 불편하기 마련이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가 최고로 편하고 어색하지 않는 법이다.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버린 그녀는 과연 한국에서 예전 명성대로 트레이너 일을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