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운동과 저녁운동의 생리적 차이 그리고 고유 생체 리듬
퍼스널 트레이너로서 근무한지 10년째다.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특별히 출퇴근 시간이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는 오후 6시에 퇴근 하지만 2년 전에는 새벽 6시부터 시작해서 밤 10시까지 개인 레슨을 했다. 물론 풀타임 내내 수업을 하는 건 아니다.
새벽부터 밤까지 수업을 진행하면서 회원 각각의 라이프스타일과 고유의 신체리듬에 따라 이용하는 시간대가 정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새벽에 운동 하는 회원은 1년 내내 새벽에 수업을 받고, 저녁에 운동 하는 회원은 저녁 타임에 대부분 수업을 받는다.
그렇다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운동은 아침이 좋은가?, 아니면 저녁이 좋은가?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사항이 있다. 다이어트(체중조절)를 위한 운동이든 근육을 키우는 운동이든 일주일에 세 번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 해야만 한다. 운동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지속가능 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침이 좋다는 말, 혹은 저녁이 좋다는 말을 듣고 이리저리 시간을 옮기다 보면 생활습관과 패턴이 맞지 않아서 작심삼일로 끝나버려 되레 우리 몸의 생리적 기능이 깨져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게 된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운동 시간은 인체의 생리적 기능들의 일정한 주기를 알아보는데 에서부터 시작한다. 운동처방사 송영규 원장은 ‘체온, 혈압, 대사(호르몬) 같은 생리적 기능들이 일정한 주기를 갖고 변화하기 때문에 신체의 변화에 맞게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먼저 호르몬이다. 아침은 공복상태가 길기 때문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과 아드레날린이 더 많이 분비되는데, 이 두 호르몬이 체지방을 분해하는데 관여한다. 보통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에 많이 분비되며 이때 유산소성 운동을 하면 다른 시간에 운동을 하는 것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7시 이후의 저녁 운동은 부신피질 호르몬과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활발히 분비되어 근육 성장에 효과적이다. 시카고 대학 임상연구 센터에서 실험한 연구가 있는데, 20 ~ 30대 남녀 40명을 아침, 오후, 저녁, 밤으로 나눠 각각 10명씩 근육 운동을 시킨 결과 저녁이나 밤에 운동한 그룹에서 내분비 호르몬(부신피질, 갑상선 자극) 수치가 높아진 것으로 나왔다.
체온은 대개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에 가장 높고, 잠에서 깨어나기 직전에 가장 낮다. 체온이 높을 때 운동을 하면 신진대사와 에너지 소비가 빠르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도 적지만 잠에서 깬 상태가 얼마 지나지 않은 오전에는 신진대사와 에너지 소비가 가장 느리기 때문에 운동시 관절과 근육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혈압과 혈당 또한 시간대별로 다르기 때문에 심혈관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침 운동 시 혈압에 무리를 줄 수 있으며, 밤늦게 하는 운동은 수면 중 저혈당 증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무리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종합해보면, 다이어트(체중조절)가 목적이라면 아침 운동이 좋은데 충분한 준비운동을 통해 체온을 상승시킨 후 유산소성 운동을 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시간이 정 없다면 온탕에서 잠시 체온을 상승 시킨 후 운동을 해도 괜찮다. 또한 무거운 중량으로 근육을 향상시키기 위한 운동이 목적이라면 신진대사가 왕성한 저녁시간이 더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생리학적 기능을 고려해 보면, 두 가지 운동(유산소성, 무산소성)에 대한 효과를 동시에 보기 위해선 오전과 저녁 사이에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연속성이다.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대에 운동 하는 것이 지금까지 살펴본 생리적 기능보다 우선이라는 사실이다.
언제 운동을 할 것인가는 자신의 운동 목적과 스스로의 생활습관을 고려하여 무리하지 않게 자기 패턴을 찾아 결정해야 한다.
공리주의 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은 운동에 있어서도 새겨둘만 하다.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삶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또한 자기 패턴대로 운동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