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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트니스 큐레이터 Feb 18. 2017

트레이닝의 바른 길

정확성

그 옛날 중국의 유협(465~521)이란 사람은 ‘문심초롱’이란 책에서 글을 쓰는 사람이 공연히 글을 꾸미지 않도록 다음과 같이 주의해 놓았다.


문장 표현에서 말을 다듬는 까닭은 논리를 좀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인데, 글을 함부로 꾸미고 기괴하게 늘어놓으면 마음의 논리는 구름에 가려버리고 만다. 비취털 낚싯줄에 계수나무 껍질로 만든 떡밥을 달면 고기가 모여드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죄다 도망가버린다. “말이 겉꾸밈 속에 묻혀버린다” 라고 한 말은 이것을 두고 한 말이다.

'글쓰기의 바른길은 대상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라고 이오덕 선생은 말했다. 트레이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트레이닝에 대한 아이템이 넘쳐나는 시대가 도래했다. 케틀벨을 시작으로 클럽벨, 플라잉 무브, 불가리안 백, 택핏, TRX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앞으로도 더 많은 종류의 운동 동작들이 판박이를 찍어내듯 앞다투어 트레이닝 시장에 유입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퍼스널 트레이너로 근무한 지 올해로 11년 차인 내겐, 급변하는 트레이닝의 트렌드를 따라가기가 벅차다. 함께 근무하고 있는 트레이너들은 위에 나열한 운동 동작을 두 가지 이상 섭렵(자격증)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흐름은 운동의 대중화 현상으로 인한 ‘재미’라는 요소가 가미된 결과로 볼 수 있겠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센터에 가면 항상 볼 수 있었던 풍경은 무거운 쇳덩이를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변하고 있다. 물론 클래식한 운동을 여전히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똑같은 동작으로 무거운 무게를 버티는 ‘NO PAIN, NO GAIN'에서 탈피하고, 다양한 동작으로 가벼운 무게를 들거나 독특한 동작을 취함으로 'FUN'을 선택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정확성이다.


역동적인 동작을 통해 트레이닝을 좀 더 멋지게 꾸미려다가, 본질은 화려함에 가려버리고 마는 경우 말이다.


무작위로 동작을 섞어 프로그램을 돌리는 트레이닝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마치 개밥과 같다. 이러한 추세를 부추긴 문화가 있다. 유투브다. 운동 마니아들은 각자의 운동 동작들을 촬영하여 동영상을 올린다. 많은 사람이 접속하여 동영상을 보면서 동작을 따라 해 본다. 트레이너들도 그 동작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끌어다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컨트롤 C와 컨트롤 V로 문서 작업하는 것과 같이….


분명 운동을 만든 사람은 어떤 목적성을 띠고 동작을 취해야 할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세워두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싼 돈을 들여 세미나에 참석하여 노하우를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깨너머 배운 동작을 마치 전문가인 양 포장하여 그대로 회원에게 적용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좀 더 신중히 처리할 문제인 것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라는 말은 트레이너라면 반드시 새겨둘 말이다.

‘글쓰기의 바른길은 대상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듯이 트레이닝도 화려함 이전에 ‘정확성’임을 감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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