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작가의 범주

인문학에 관한 책을 쓰는 순간

by 피트니스 큐레이터

오랜만에 카페에 앉아서 허드렛일을 한다. 밀린 수첩 정리와 인간관계를 위한 안부 문자 보내기, 카톡 프로필 사진 염탐하기, 그리고 카페에서 하지 말아야 할 불문율인 졸기 등등. 비록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더라도 제3의 공간에 앉아서 멍 때릴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제3의 공간(the third pace)이라는 단어는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Ray Oldenburg)가 그의 저서 『정말 좋은 공간』에서 제시한 스트레스 해소, 에너지 충전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말한다. 내게 제3의 공간은 카페다. 카페에서 글까지 쓰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나이가 된다.


요 며칠 사이 일 때문에 바빴다. 내게 현재 일은 해야만 하는 의무에 무게가 실린다. 솔직히 하고 싶은 일이라고 단언하지 못하겠다. 마흔이 넘어서 그런 거 따진다는 게 철이 없어 보이지만 나는 아직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만약 처자식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수입이 어느 정도 확보가 된다면, 현재 하는 일을 초개와 같이 벗어 던지고 글에 숨어 살고 싶다. 조정래 소설가가 말한 ‘황홀한 글 감옥’ 말이다.


본업을 하면서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나는 개인 사업자로서 퍼스널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회사에 소속된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완전한 개인 사업자는 아니다. 하는 일은 일대일 운동과외이다.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이기에 하루에 다섯 타임만 하면 녹초가 된다. 요즘은 여덟 타임 아홉 타임씩 한다. 그런 날엔, 퇴근하고 집에 도착하면 책이고 글쓰기고 뭐고 만사가 귀찮아진다. ‘정신일도 하사 불성’은 몸이 피곤하면 말짱 꽝이다. 센터 쉬는 날 온종일 앉아서 책 읽고, 글을 써 보니 확실히 정신은 몸의 상태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을 알겠다.

막노동꾼에서 작가로 변신한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의 저자 이은대 씨는 정말 존경할 만한 인물이다. 하루 9시간 이상을 육체노동을 하고 책상에 앉아 새벽까지 글을 쓰는 일을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니... 또 이은대 작가의 경우를 따져보니 육체를 넘어서는 것이 정신인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내게 해야만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역전 현상은 이루어질까? 그러려면 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현재 수입과 일치하거나 그 이상이 되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책의 시장을 보면 그리 녹록지는 않다.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고작 수입이 연봉 300만 원인 작가가 부지기수라고 들었다.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작가라는 명칭은 글을 꽤 잘 쓰는 사람들에게 불리는 수식어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내가 글을 쓰고 책을 내어 작가가 되고자 몸부림을 쳤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나는 염원하던 첫 책을 냈다. 그것도 공동 저자가 아닌 혼자의 힘으로 글을 썼다. 그런데 스스로 묻곤 한다. 그래서 나는 진정 작가인가?

작가(作家)라는 단어의 뜻은 문학 작품, 사진, 그림, 조각 따위의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네이버 국어사전)이라고 적혀 있다.

또한, 푸코는「저자란 무엇인가?」에서 저자(작가)는 ‘한 문화 안에서 중요한 담론을 생산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즉 글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소통을 할 수 있으면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깐 작가라는 명칭은 문학에 관한 글을 쓰는 사람과 자기계발을 비롯한 비문학에 관한 글을 다루는 사람을 총칭하는 의미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나 스스로 말할 수 있는 작가의 범위는 다소 엄격하다.

그 범주는 인문학에 관한 책을 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소설이나 시 그리고 수필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은 힘들 듯하다.

정여울 작가나 고미숙 작가 같은 부류가 내 롤 모델이라 말할 수 있다.




제가 쓴 책입니다,

http://naver.me/x18FVQ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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