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살면서 이런 만남을 가져본 건 처음 있는 일이기에 묘한 설렘을 느꼈다.
그가 처음 내 블로그를 알게 된 것은 블로그에 연재했던 ‘피하고 싶었던 트레이너의 삶’이라는 칼럼을 읽고서이다. 그는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 두고 본격적인 트레이너의 길을 준비 중인 '트레이너 지망생'이다. 그런데 내가 남긴 글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다양한 트레이너가 써 놓은 글을 읽었지만 마음을 열 수 있는 확실한 구심점을 얻지 못했는데 내 글을 읽으면서 특별한 감흥을 얻었다고 한다. 진정성 있는 글과 솔직한 장문의 댓글이...
그는 내가 일하고 있는 센터로 찾아 왔다.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었고 인터넷이라는 매트릭스 공간의 답답함을 극복하고 다양한 물음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나도 트레이너가 되기 위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준비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는 트레이너라는 직업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어떤 직업인지 확실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그러한 고충을 경험한 나로선 트레이너의 처녀비행을 나서는 그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언제부턴가 트레이너의 길을 가고자 준비하는 후배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찾아오는 횟수가 많아졌다. 다른 직종에서 일을 하다가 운동을 너무 좋아해서 트레이너가 되기로 결심한 후배도 있고 더 좋은 대우를 받고자 준비해야 할 사항들이 무엇인지 자문을 얻기 위한 후배도 있었다. 그럴 땐 공자가 느꼈던 사람에 대한 기쁨을 맛보게 된다.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그래서 덕은 결코 외롭지 않다. 반드시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2년 전부터 토요일 마다 홍제동에 위치한 체육학교에서 ‘운동처방 양성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은 트레이너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체육을 전공한 사람도 있지만 비전공자도 있다. 3년 동안 수업을 하다 보니 내게 거쳐 간 수강생이 제법 많아졌다. 그중에 현장 경험을 시작한 이들도 있다.
가끔씩 문자나 전화로 그들은 근황을 전하곤 한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인다.
“선생님께 배운 내용을 현장에서 많이 써 먹고 있습니다.”
흐뭇했다. 누군가에게 그 무엇이 된다는 것이...
퍼스널 트레이너로서 9년 동안 일을 하면서 나를 어필 할 수 있는 직업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떠한 것이 괜찮을까 골몰하던 중에 내게 수업을 받는 회원님께 자문을 구했다. 그리고 얻게 된 명칭. ‘피트니스 큐레이터’
큐레이터(curator)라는 단어는 요즘 다양한 직업에서 사용하고 있다. 북 큐레이터, 직업 큐레이터, 패션 큐레이터, 음악 큐레이터 등.
처음 큐레이터라는 용어를 쓴 곳은 미술관과 박물관에서 부터이다. 큐레이터라는 뜻은 ‘보살핀다’, ‘관리한다’인데 감독인, 관리자를 지칭한다. 이들의 주 업무는 자료의 수집, 보존, 관리, 전시, 조사, 연구, 홍보 등으로 전문적 사항을 담당 한다.
현재 나는 트레이너 이면서 체육 전문학교에 소속된 강사이다. 그리고 한 달에 네 편 정도의 칼럼을 쓴다. 물론 칼럼을 쓰는 일은 재화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 보다는 지식의 확장과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다.
‘피트니스 큐레이터’라는 명칭을 만들면서 추구하고 자 했던 것은 운동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소견을 바탕으로 피트니스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서다.
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을 설계해 주고 트레이너를 준비하는 지망생에게는 체계적인 경험적 지식과 이론적 지식을 전수하며 그리고 운동의 대중화를 위해 글을 매개로 많은 사람들에게 피트니스에 대한 단상을 나누고 전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직은 여러 가지로 부족한 면이 많지만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일의 방향성을 세움으로 자부심과 더불어 사명자로서의 거룩한 책임감을 갖게 되는 듯하다.
피트니스 큐레이터로서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잘 표현한 글귀가 있다. 목민심서에서 나오는 정약용 선생님의 말씀이다.
“밝은 마음으로 사물을 비추고 착한 마음이 작은 새와 짐승에까지 미치게 된다면 뛰어난 소문이 퍼져 아름다운 명성이 멀리 전해질 것이다.”
피트니스 큐레이터의 아름다운 명성은 많은 사람들에게 운동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는 것이다. 다양한 정보의 바다 속에서 유익한 정보를 만난다는 것은 큰 행운과도 같다.
지금껏 경험하고 가르쳐 왔던 피트니스의 전반적인 지식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뚜렷한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책을 집필하는 가운데 있다.
글을 쓰면서 가상의 독자를 떠올렸다.
먼저 트레이닝을 받고 있는 회원님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회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공감했으면 좋겠고, 두 번째로 트레이너를 준비하는 지망생들이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트레이너의 삶을 계획해야 할 건지에 대한 구체적 사항들을 배웠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