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레포츠 퍼스널 트레이너 이야기 3
내가 근무하고 있는 센터에는 마흔이 넘은 트레이너가 세 명 있다. 이중엔 나도 포함된다. 나를 비롯한 두 명의 트레이너들은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에 현재에 이르기까지 온전히 트레이너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다.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빗대어 하는 말인 산전수전을 겪은 이들이라 볼 수 있다. 그들에게 거쳐 간 회원들만 해도 몇 백 명이 넘을 듯하다. 수업을 받은 회원들의 만족도 또한 높은 편이다.
세 명의 트레이너 들은 모두 가정을 이루고 있다. 특히 세 명중 한명은 여성 트레이너이다. 그녀는 올해로 마흔 하나이다.
그녀는 지금 근무 하고 있는 곳이 첫 직장이요 마지막 직장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이곳에서 일을 했다. 트레이너의 레전드라 할 수 있다.
처음 근무 할 때는 직원으로 일을 했다. 퍼스널 트레이너인 프리랜서로 일을 한 시기는 결혼(남편 분은 이곳 직원이었던, 지금은 같은 계열사 그룹 장으로 근무 중)을 하고 나서부터다. 10년은 직원으로 10년은 프리랜서로 말이다.
10년간 직원으로서 일을 한 그녀는 호텔의 서비스 마인드가 완전히 몸에 베였다. 상냥한 미소와 공손한 태도가 일품이다.
그녀에게 수업을 받고 있는 회원은 80%가 5년 이상 된 장기 고객이다. 중학교 때 수업 받았던 회원이 결혼해서까지도 여전히 수업을 받고 있을 정도다.
훌륭하고 능력 있는 트레이너는 과연 누가 평가 할 수 있는가?
옆에 있는 동료들이 평가할 수 있을까. 아니면 트레이너를 교육하는 마스터 트레이너가 평가 할 수 있는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자신에게 수업을 받고 있는 회원이 인정하는 트레이너가 진정 훌륭하고 능력 있는 트레이너라 할 수 있다.
회원의 성향을 잘 파악하여 안전하고 재미있고 목적에 맞는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또한 회원의 컨디션은 그날그날 다르기 때문에 트레이너가 계획한대로 단독으로 수업을 진행해서도 안 된다. 이론과 실기가 따로 분리된 트레이닝을 하는 것도 곤란하다.
그녀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치 흐르는 물과 같다.
막힘없이 부드럽다. 한 시간의 수업내용이 머릿속에 정립이 되어 지루할 틈 없이 자연스럽게 동작들이 연결된다. 운동 동작은 그리 어려운 것은 없다. 하지만 회원의 특성에 맞게 잘 녹여서 필요한 움직임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트레이닝은 기존에 나와 있는 책을 봐서는 터득하기 힘들 것이다. 세월의 흔적인 1만 시간 이상의 수업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체득할 수 있는 기술이다.
회원의 가려운 곳이 어디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어서 서비스 마인드가 빼어난 그녀는 아직도 주부 트레이너로서 전문가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요즘 센터에서도 여성 트레이너를 찾는 회원들이 많아졌다. 여성의 특유의 섬세함과 깔끔한 외모는 수업을 받는 회원을 편안하게 해 준다.
여성 트레이너들이 능력을 인정받고 롱런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전문성을 갖출 수 있기 위해서는 결혼을 해서도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잘 감당하는 트레이너들이 많아져야 할 것이다. 그녀처럼...
또 한명의 불혹을 소개 하고자 한다.
그의 나이는 올해 마흔이다.
처음 시작한 일은 수영 강사였다. 그런데 지금은 수영을 제일 못한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는 전형적인 수영 선수의 몸을 지니고 있다. 넓은 어깨와 긴 허리.
어깨가 넓어서 상체 운동을 하면 금세 근육이 부풀어 오른다. 그러나 긴 몸통으로 인해 복근과 허리 운동을 가장 힘들어 한다.
하지만 신체적 불리함을 극복하고 꾸준한 자기 관리로 몸의 핸디캡을 이겨 냈고 더 나아가 자신만의 몸통 운동법을 체계화 하여 회원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지도하고 있다.
언젠가 내가 물은 적이 있다.
“선생님은 왜 수영 그만두고 피티(퍼스널 트레이너) 하세요?”
그는 1초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답을 했다.
“빤스 그만 입고 싶어서요.”
수영이 그에겐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도 있겠지만 나이 들어서 더 안정적인 직장에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으리라 여겨진다. 그렇다고 수영 강사의 일이 불안정한 직업은 아니지만 그 당시 그에겐 그렇게 다가 왔었나 보다.
그렇게 수영 강사를 그만 두고 그는 퍼스널 트레이너가 되기 전에 병원에서 재활에 관련된 일과 공부를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분야이기에 뼈를 깎는 노력을 했을 거라 짐작하는 것은 무리는 아닐 듯하다.
병원에서의 경험을 쌓고 그는 더 자유로운 곳에서 다양한 운동 재활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대형 스포츠 센터였다.
지금은 이곳에서 제일 잘 나가가는 퍼스널 트레이너로 정평이 났다. 회원의 반응도 뜨겁다. 그와 트레이닝을 받은 회원이 자신의 식구들과 지인들을 데리고 와서 함께 수업을 받을 정도다.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되고 뿌듯한 것은 자신이 수업한 회원이 다른 사람을 소개하는 경우다.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에서 말하는 구전 마케팅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주 좋은 것 그 이상의 리마커블(remarkable)한 제품을 만들어서 소수계층을 공락함으로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퍼져서 결국에는 광범위한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이다.”
요즘 잘나가는 회사도 TV광고 보다는 리마커블한 제품을 창조하고 충성된 소수 고객을 통해 효율적으로 전해지는 구전 광고를 더 선호 한다. 마치 작은 것을 쓰러뜨린 것을 시작으로 큰 힘을 얻어 나중엔 처음 쓰러뜨린 것보다 100배 이상의 큰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도미노 효과’처럼 말이다.
그는 병원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리마커블한 트레이닝 방법을 고안해 냈다.
그 방법은 BMT(Body Movement Training)로써 스쿼트, 런지, 데드 리프트 등의 운동 동작을 통해 바른 움직임 패턴을 설명해 주고 이러한 운동을 원활하게 수행 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프로그램화 시켰다.
그의 운동 방법인 BMT는 하나의 스토리다. 소설처럼 기승전결이 있다. 분명 처음과 끝의 몸의 변화는 확연히 드러난다. 회원들은 “그 다음의 수업 내용은 무엇일까?” 기대하면서 수업을 기다릴 정도다.(직접 알아본 것은 아니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다.)
현재, 그는 자신의 운동 방법인 BMT를 트레이너 지망생들에게 강의를 통해 전하고 있다. 차후에 그의 수업을 들은 지망생들이 센터에서 수업을 진행하면서 BMT를 활용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