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글쓰기

2017년 11월 4일 토요일 새벽 0:35

긴 하루가 끝난 후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집에 나선 시각은 새벽 5시 50분. 무려 16시간을 깨어 있었다. 돈벌이하는 수업과 돈벌이를 위한 수업으로 하루가 끝났다.

허무하다.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돈 버는 일이 하루 전부라니….

다른 날도 비슷하다. 일과 아이들 교육 그리고 취침.


책을 내고 나니 더욱 책을 읽고 싶고, 글을 쓰고 싶다. 그런데 그럴 시간이 없다. 그래서 조바심과 함께 마음이 무거워진다.

‘탁월성은 지속성이다’라고 플라톤이 말했듯이, 읽고 쓰기를 거르게 되면 탁월함은 둘째 치고 병아리 눈물만 한 재능도 사라져 버릴 것이다.

중국 송나라 때의 시인, 황산 곡도 이런 말을 했다.

“선비가 사흘 동안 책을 읽지 않으면 그 입에서 나오는 말에 아무런 의미가 없고, 거울에 비친 얼굴을 바라보기가 가증스럽다.”

나 또한, 책을 읽지 않으니 입에서 나오는 말이 천박하고, 거울을 쳐다보기가 싫어진다.


자투리 시간을 더욱 짜내야겠다. 출근길은 기도와 묵상의 시간이라 제외하고, 공강 시간과 퇴근 시간에 딴짓 하지 말고 집중해서 책을 읽자. 프로야구도 끝나지 않았는가.

그렇게 모은 시간이 3시간 정도면 한 달이 지나고 1년이 지나면 엄청난 독서량과 글들이 쌓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양의 축적은 질적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요즘 또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서 초고를 쓰고 있다. 첫 책을 낸 경험을 토대로 책 쓰기의 노하우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 하지만 초고가 쌓일 때마다 자신감이 없어진다. 책 제목에 대한 확신도 없고, 다른 책들과의 차별성도 없는 듯하다. 이런 와중에 책 쓰기에 대한 원고 쓰는 것이 맞는 일인가 하고 망설이게 된다.


힘이 빠진다. 더는 글을 쓰지를 못하겠다. 중단해야 하나. 매일 조금씩 쓰려고 했던 원고도 일이 많아서 녹초가 되어 글감조차 생각할 수 없을 지경이다. 정신 상태가 글러 먹은 것인가. 9시간 막노동을 하면서 새벽과 밤에 글을 쓴 이은대 작가가 너무도 존경스럽다. 무슨 정신력으로 글을 썼을까. 간절함의 차이일까.


아무튼, 현재의 원고 작업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닥치고 써야 하는가, 아니면 다른 콘텐츠를 찾아야 하는가. 그것이 문제로다.


조금만 더 고민하자. 이제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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