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서는 내게 답을 주지만, 인문서는 내게 질문을 던진다
아래의 글은 내 첫 책이 나오기 전에 썼던 글이다. 돌이켜보면 치열하게 글을 썼던 것 같다. 간절히 원하고, 지속적으로 행하면 이루어진다는 걸 몸소 체험했다. 아래의 글을 쓰고 1년이 지난 후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출판계약을 했다.
모든 위대한 업적은 순간의 깨달음과 찰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졌다. 내 첫 책도 어느 날 우연히 읽게 된 한 줄의 글귀로 부터 시작했다.
그 때를 되돌아보고자 글을 옮겨 본다.
4년간 책과 글쓰기에 미쳐 살았다. 좋아하던 운동도 끊었다. 그래서 매년 조금씩 나오던 배가 지금은 제법 불러 왔다. 체중도 80kg을 찍었다. 트레이너로서의 본성을 거스르기까지 하면서 나는 왜 책을 읽고 치열하게 글을 써야만 했는가? 그것은 우연히 읽게 된 한 문장 때문이다.
전공서는 내게 답을 주지만, 인문서는 내게 질문을 던진다.
어디서 본 내용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글귀는 내 뇌리에 스며들어 행동을 이끌 만큼 강력한 자극으로 찾아왔다.
나는 트레이너의 삶을 위해서 10여 년간 전공에 관련된 책을 읽고 공부해 왔다. 트레이너의 직업은 사람의 몸을 다루는 일이기에 전문적 지식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자칫 사람의 몸을 해칠 수 있다. 그래서 늘 ‘인체 해부학’과 ‘근육학’ 그리고 생리학을 옆에 둔 채 반복하여 들여다보곤 했다. 그러던 중 독학의 한계를 느끼고 운동처방과 재활에 대해서 배우기 위해 대학원 과정을 밟았다.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도 앎에 대한 갈급함으로 국가 공인 자격증인 ‘생활체육 1급(운동처방)’을 취득을 목표로 전공서에 관련된 책을 읽었다. 그 이후로도 체육 관련 아카데미 과정까지 직접 찾아다니면서 전공에 관한 공부에 탐닉해 왔다. 그토록 한 길만을 향해 정신없이 걸었던 내게 어느 날 찾아온 글귀. 한순간에 마음이 동했다. 아무리 전공서를 읽어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갈증을 느끼던 찰나에 날카로운 한 줄의 문장이 내 마음을 난도질한 것이다.
“그래, 여태껏 답을 찾아 헤맸는데 이젠 질문에 대해서 깊이 생각을 해 봐야겠다.”
그 이후로 인문서를 비롯한 역사서, 자기계발서, 소설, 고전, 종교, 성공담 등 닥치는 대로 읽고 또 읽었다. 그런데 읽고 나니 남는 게 없었다. 여태껏 소비를 향한 독서를 해 온 것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글쓰기였다. 글을 쓰니깐 생각의 폭이 넓어지면서 깊이 있는 독서의 세계로 접어들게 되었다. 책 리뷰를 한 내용은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았다.
그렇게 책과 글쓰기를 병행하면서 큰 목표가 생겼다.
‘일생의 한 권의 책을 써 보자’
많은 사람이 글을 쓴다. 직업으로써의 글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틈틈이 취미로 글을 남기는 사람도 있다. 또한,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글을 써 왔다. 한사람 예를 든다면 궁형(성기가 잘리는 형벌)을 당하면서도 사기라는 세기에 남을 작품을 써낸 사마천이 있다. 글쓰기는 참으로 고행과도 같다. 왜냐하면, 생각의 저 깊은 곳으로 파고 들어가 글감을 구해 물 위로 올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심해 깊은 곳까지 들어가 해삼과 멍게를 따고 수면으로 올라오는 해녀의 몸짓과도 같다. 오죽했으면 소설가 조정래 씨는 '황홀한 글 감옥에 갇혔다'라고 표현했을까. 그러한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건 고통의 저편에서 반갑게 손짓하는 성취감이 고단한 글쓰기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조선 중기 선조 왕 때의 학자인 율곡 이이 선생은 자신이 책을 읽는 이유는 본업인 정치를 잘 하기 위해서 독서를 한다고 말했다. 율곡 선생의 글솜씨는 너무도 뛰어났는데 그 당시 선조 왕을 위해서 「성학집요」라는 책을 엮어서 바칠 정도였다. 아마도 그의 필력의 출처는 많은 책을 읽고 사유의 깊이를 넓혔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책과 글을 통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작은 희망을 쏘아 올리고 싶다. 많은 책을 읽고 깊이 생각하여 가까운 이웃들과 소통을 하고 싶다.
요즘은 바쁜 직장인들이지만 모두가 카카오 스토리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공유한다. 나 또한 그곳에서 다양한 친구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내가 쓴 글을 카카오 스토리에 공유하였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그 이후로 주기적으로 카카오 스토리에 독서 노트와 영화평을 연재하게 되었다.
나는 글이 갖는 선한 영향력을 믿는다. 그리고 조각난 글이 모이면 하나의 훌륭한 책이 될 거라 생각한다. 카스나 페이스북을 통하여 친구가 된 모든 사람에게 희망의 글을 달고 싶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일과를 마치고 모두 잠든 새벽에 희망을 적는다.
현재 4년간 쓴 독서 노트가 200편에 이르게 되었다. 짧은 글도 있지만 제법 근사하게 쓴 글도 있다. 내가 쓴 글들은 책에 대한 비평은 없다. 단지 책 속에서 느꼈던 긍정의 한 줄을 찾아서 나의 삶에 녹여 나만의 주석을 달아 재탄생한 글들이다. 그러므로 삶에 지친 사람들이 옷깃을 풀고 목마른 갈증을 해갈할 수 있는 시원한 얼음냉수와 같은 존재로 다가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 줄의 글귀가 책 쓰기로까지 질문을 던지며 내 생각을 이끌었다. 여기까지 온 이상 포기할 수는 없다. 체중이 늘어나는 불편함을 무릅쓰고 열심히 달려왔다.
현재 나를 숨 쉬게 하는 것은 책 쓰기다. 이 과업이 끝나야 다음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에 꽂히면 그것만 생각하는 외골수 같은 성격이 때론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글 쓰는 데는 좋은 것 같다.